내 남친은
햄버거 마니아이다. 패스트 푸드부터 수제버거까지 삼시 세끼를 먹으라고 해도 즐겁게 먹을 사람이라고나 할까. 그런 그를 위해 색다를 장소를 물색 하던 중 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었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삼청동의
'쿡앤 하임'. 벼르고 벼르던 끝에 방문을 하게 되었다.
삼청동 길을 올라가면서 오른 편을 바라보고 가다보면 인상적인 빨간색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Cook'n Heim. 언덕배기 쪽에 있으니 참고할 것. 그런데 입구를 들어서니 독특한 공간에 깜짝 놀라게 된다. 기와집을 개조해서 ㄷ자 모양으로 가운데가 뻥뚫린 형태의 식당이었기 때문이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밖을 내다보니
날씨 좋은 날엔 바깥 뜰로 난 자리에 앉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금 화창한 볕을 받으며 야외에서 식사를 하고 싶을 날, 다시 한번 들러보고 싶어졌다.
음식을 기다리면서 보니, 입구 바로 옆쪽으로 주방도 눈에 들어온다.
실내도 테이블도 아주 깔끔하다. 포크의 모양을 자세히 보니 독특했는데, 왜 저런 모양이어야 했는지 햄버거가 나오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식전에는 절인 토마토와 마늘빵이 나온다. 마늘빵은 무난했는데, 이 식전 토마토가 유독 마음에 쏙 든다. 색감이나, 새콤하게 입맛을 자극하는 맛까지.. 자칫하면 더 주세요~ 할 뻔 했다.
어니언 치킨 샐러드(11,000원). 가득한 양파에 토마토와 구운 닭고기를 얹어서 나온다. 소스는 머스터드 소스. 일반 샐러드와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고기에 환장(?)한 남친은 닭고기에, 양파를 너무 좋아하는 나는 양파에 만족한다. 물론 머스터드 소스도 좋아한다. 닭고기를 구운 향도 좋았고, 살도 연해서 맛있었다. 대신 일반 샐러드보다는 단백질이 많아 배가 부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원래 햄버거는 베이직한 것을 좋아하는데, 그래도 이 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햄버거를 먹어봐야지 하는 마음에
포르마지오 버거(16,000원)를 시켰다. 그런데! 샐러드와 함께 등장한 버거를 보라! 이건 당췌 버거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요리였다.
패티 위에 치즈 소스, 토마토와 구운 양파를 산처럼 얹었다. 이걸 해체해서 먹다보면 너저분해지지만, 그 맛만큼은 다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개성이 넘친다. 양도 많고 ㅋㅋㅋ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만족스러울 만한 맛이고, 구운 양파도 참 좋다만.. 나는 대체적으로 만족했는데, 남친은 너무 요리같은 버거라 좀 아쉽다고 평한다. 다음에는 기본 버거들을 시켜 먹어봐야겠다.
오일 파스타를 좋아한다. 마늘 듬뿍 들어간 심플한
알리오 올리오(14,000원) 파스타를 주문했다. 면도 탱글한데 다른 이탈리엔 레스토랑에서 주먹만큼 나왔던 양에 비해 상당히 양이 많았다. 아마 배가 작은 사람이라면 저 버거에 스파게티, 샐러드까지는 못 먹지 않을까 싶었다.
담백한 맛에 좋아하는 마늘을 산처럼 먹고 나니 만족감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가격 대비 상당히 괜찮은 곳이다. 분위기나 맛이나 여러모로.. 하긴, 이럴 땐 맛집이 괜히 맛집이겠냐 싶다.
어떤 메뉴든 기본 이상은 한다고 한다. 스테이크나 함박스테이크 류를 좋아하는 추천하는 사람들도 많다. 날씨 좋은 날, 삼청동에 들르면 한번 떠올려 봄직 하다. 02-73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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