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테이션 게임의 인기? 아마도 셜록 홈즈의 힘

이미테이션 게임은 영화 내용이나 재미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할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마니아들에게는 환영받을지 모르지만 평범한 관객의 입장에서는 큰 재미나 감동이 있어서 타인에게 추천하기에는 좀 어려운 영화였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생각외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영국 드라마 '셜록 홈즈'의 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실존 인물인 앨런 튜링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24시간 마다 바뀌는 해독불가의 독일 암호 '에니그마' 때문에 연합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된다. 기밀 프로젝트 암호 해독팀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은 그 암호를 해독하는 방법을 찾고, 전쟁을 2년 단축시키고 대략 1,400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현대 컴퓨터 공학에 초석을 놓은 인물이지만 그의 동성애적 성향 때문에 화학적 거세를 선고받고 결국 자살을 했던 비극적인 삶 때문에 뒤늦게야 그의 업적을 인정받았다.
천재 수학자를 연기한 배우는 영국 드라마 셜록 홈즈 역할을 맡았던 '베네딕트 컴버배치'다. 예리한 추리력의 탐정가 '셜록 홈즈'와 괴짜이자 외곬수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은 사회성이 결여되었다는 측면에서는 어딘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 하지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를 정도로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주는데, 어딘지 연민이 가면서도 친근해지기는 어려운 '천재'의 기운을 가감없이 표현해냈다. 사실 이미테이션 게임을 주목할만한 가장 큰 지점이 그의 연기이기도 하다. 
물론 영화 속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장면도 있다. 마치 아무리 고민해도 풀 수 없었던 문제를 풀어내고 났을 때의 쾌감같은 것이 느껴지는 장면. 그러나 그 고지까지 올라가는 길이 너무 길고, 또 그 이후의 상황은 흐지부지 되는 느낌이다. '암호해독'이 이 영화의 핵심이지만, '암호해독'만으로 2시간을 끌어가기에는 큰 사건 사고들이 없어 어딘지 빈약한 감이 없지 않는 것이다.

스토리가 줄곧 흥미로울 수 없는 것은 '실존 인물'을 다루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그의 업적을 보여주는 것까지는 잘 그려내다가 그 후에 길을 잃듯이, 이 영화 속 앨런 튜닝의 업적을 그려내는 것까지는 순조롭지만 그 이후의 그의 삶을 그려내는 것은 망설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위인이나 존경하는 인물을 다룰 때의 조심스러움이 영화를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만들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이 사람이 스파이로 의심을 받았다는 이야기인지, 약혼자와의 관계는 그렇게 흐지부지 된 건지, 동성애로 벌어지는 사건이 얼마나 큰 파장을 주었는지 같은, 어쩌면 흥미거리로 전락할 수 있는 사건들을 두루뭉술하게 처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각본상을 받은 건, 그만큼 실존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여튼 혹자에게는 재미있을수도, 혹자에게는 지루할 수도. 개인적인 평점은 별점 5개 중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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