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 제갈량과 주유의 제법 짜릿한 만남 조조할인

전쟁영화를 즐기거나, 특별히 오우삼을 감독을 좋아하진 않았다. 적벽대전이라는 제목을 얼핏 들었을 때는 그 어마어마한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나갈려고...라는 생각에 또 망하는 영화가 아닌가 했다. 그래서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관련하여 어떤 뉴스거리가 있었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이 백지상태로 보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계획에는 없었다. 우연히 쇼핑몰에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그리고 정확히 그 시간에 했던 영화가 이것이었기에 본 것 뿐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마지막에 대 반전이 있기는 했다.

적벽대전이 언제 시작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영화는 끝나고 2부에서 계속...이라고 하니.

그것조차 모르고 갔던 나로써는 황당할 밖에. 지들이 무슨 반지의 제왕이냐고 궁시렁 거리고 나왔지만,

나는 2부를 보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도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은 안다. 그러나 주유라는 이름은 아마 반반?

내가 고우영의 삼국지를 그나마 읽었지만, 거기서도 주유는 제갈량에게 농락당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 정도였기 때문에 별로 기억에 담아두지 않았던 이름이었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와 다시 삼국지를 펼쳐들고 주유가 어떤 사람인지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주유라는 인물을 맡은 것이 바로 양조위였기 때문이다.

나는 양조위를 참 좋아한다. 물론 누군가의 광팬이 될만한 성격은 아니어서 그가 나오는 영화마다 챙겨보는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설 때 자꾸만 그의 눈빛이 마음에 남아 며칠을 설레이곤 했다.

어쩔 땐 냉혹한 듯하고 무심한 듯 보이는 얼굴이지만 그의 눈빛에는 많은 사연이 담겨있다.

이 영화의 유일한 로맨스는 절세 가인으로 명성이 자자한 그의 부인 소교와 그의 정사신 뿐이다.
 

(아마도 소교는 2부에서 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조조가 소교를 흠모하고 있다는 설정으로 영화의 재미요소를 부여하고 있었다.)

어찌됐건 정말 다행이었다. 그곳에 등장한 다른 어떤 사람도 로맨스의 주인공으로써 이렇게 적합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

 

적벽대전 1부는 '제갈량과 주유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라고 정의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제갈량을 맡은 배우 역시 의외의 사람으로 아마도 캐스팅의 논란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성무였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제갈공명은 보다 여성스럽고 폐병을 앓고 있던 터라 창백한 얼굴에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완전 다를 밖에.

그러나 평소 금성무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새로운 금성무를 발견하게 된 기분이 들어

개인적으로는 내심 즐거웠다. 빙긋이 웃는 표정이나 뼈있는 말을 지나가는 말처럼 구렁이 담넘듯 해버리는 그의 캐릭터는 충분히 제갈량을 매력적인 사람으로 느끼게 만들었다.

 

이들 외에도 조조, 유비, 관우, 장비(정말 너무너무 귀엽다ㅋ 온극장 사람들이 장비가 나올때마다 웃음을 터트릴정도), 조자룡, 손권의 캐릭터를 분명하게 그려주었던 점, 그리고 역사를 모르는 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스토리를 단순화 했다는 점 등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싸움 장면 역시 잔인하기만 하지 않고 좀더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피범벅을 싫어하는 나같은 사람도, 크게 불편하지 않게 영화에 빠지게 했다.

(만약 피범벅을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실망스러울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평소 오우삼의 스타일을 좋아해서 이번에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드는 중간에 있었던 한국인 비하 발언 등에 분노하고 있는 이가 아니라면...;;;

볼만한 영화가 크게 없는 요즘, 그리 돈아깝다 생각지 않았던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1부로 인한 기대치만큼의 2부가 안나온다면 정말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난.

(2부는 대체 언제나온다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