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람의 화원을 선택한 이유 TV이야기

나는 요즘 수목 드라마 세 개를 다 본다. 뭐, 이렇게 몰두해서 드라마를 본 적은 역사상 없었던 것 같다. 방송 3사에서 하는 드라마 중 하나 정도야 꽂혀서 볼 수 있겠지만, 재방송까지 챙겨보며 이렇게 세개를 다 보게 된 경우는 처음이다. 아무튼, 그런 상태기 때문에 내가 본방을 본다는 그 당시 그 이야기가 가장 궁금했다는 결과가 된다. 지난 주는 바람의 나라를 봤지만, 이번주 나는 바람의 화원을 선택했다.

일단 바람의 나라는 아무래도 원작의 힘이 강했다. 만화광인 내게 바람의 나라는 너무 오래전이어서 아스라히 기억에 사라졌지만, 안타까운 이야기였다는 기억이 남아 있었다. 그렇기에 드라마가 시작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다시 만화책을 빌려 읽기도 했다. 그렇게 생생한 기억을 가지고 접한 드라마 '바람의 나라'는 원작과는 모티브만 빌려왔을 뿐, 완전히 다른 내용이었다. 원작에서는 유리왕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으며, 해명 태자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고, 연과의 사랑도 거의 몇페이지에 나오지 않았다. 그저 연의 기억을 안고 사는 무휼과 그 아들 호동의 삶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 바람의 나라는 유리왕과 해명 태자의 존재감이 상당히 크고, 연과의 사랑이 거의 스토리 중심을 차지하면서 흘러간다. 다르지만, 나름 어떻게 이 이야기를 끌어갈까.. 비교하는 부분에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람의 나라의 또 한번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주였다. 여러가지 정황상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던 것은, 베토벤 바이러스는 축구로 인해 결방이었고 바람의 화원은 문근영의 부재로 결방이었던 것이었다. 이 때 유리왕이 무휼의 존재를 알게 된다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 방송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의 스토리는 이전과 흡사한 형태를 띌 듯 했다. 무휼은 다시 고생을 하겠고, 연하고는 또 다시 만났기 때문에 주말 재방송까지는 참을 수 있는 스토리였다.

베토벤 바이러스. 이것이 참 그렇다. 세 드라마 중 가장 본방사수를 열심히 했던 드라마였는데, 어느 순간 내게서 차츰 밀려나고 있다. 물론, 아직 재밌긴 하지만 본방을 챙겨볼 만큼 스토리가 궁금하지 않은 것이다. 강마에의 성격은 충분히 알았으며, 두루미와 강건우와의 삼각관계는 계속 될 것이고 단원들은 계속 강마에를 못믿고 툴툴대는 상황이 반복된다. 사실, 두루미와 엮이는 순간부터 강마에의 절대적이었던 매력은 조금씩 떨어지는 느낌이다. 이미 베토벤 바이러스는 나름대로의 하이라이트 고개를 몇번 넘어선 기분이어서 주말 재방송까지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람의 화원. 어제 하나의 하이라이트를 맞이했다. 윤복의 뮤즈였던 기생 정향과의 이별, 그 때 여성인 것을 밝힐 것인가 아닐 것인가. 물론 그 이별 장면은 기대치보다는 허무했지만... 대신 김홍도가 윤복에게 점차 매료되는 부분과, 두 사람의 그림 대결이 팽팽하게 진행되면서 재미를 더해갔다. 사실,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을 이렇게 제대로 본 것은 처음이며 지금 다시봐도 너무나 재미있고 생생한 다채로운 그림이라는 것, 그리고 그 그림 하나하나를 설명해가는 부분이 흥미진진하다. 마치 유럽의 화가들의 그림이 이런 의미가 있고, 저런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배울 때의 재미처럼. 진주 귀걸이 소녀 그림의 뒷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처럼.

드라마라는 것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끊임없이 자아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세 드라마는 모두 충분한 재미요소를 안고 시작했으며, 그 결과 어느 한쪽에 크게 무너지지 않는 팽팽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만큼 아슬아슬한 상태다. 어느 순간 어느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손을 들어줄까. 그것을 바라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나도 이번 주는 바람의 화원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번 주의 이야기에 따라 다음 주에는 다른 것을 보게 될 것이니까.. 나 같은 사람, 또 있나 몰라;;;    


덧글

  • 엔닌 2008/10/23 13:52 #

    베바... 저도 지난주까지만 본방보고 이번주엔 바화봤습니다.
  • 미친공주 2008/10/23 15:03 #

    ^^ 동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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