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상상력이야 말로 만화의 힘! 활자이야기

내가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만화의 기발한 상상력과 대사없는 영화처럼 그림 몇 컷으로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의 세계 때문이다. 물론, 만화를 통해 지식을 얻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개는 그 지식조차도 기발한 상상력과 교묘하게 결합이 되었을 때 '아! 이거야!'하는 짜릿한 감동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책 바자회에서 이 만화를 집어들었을 때의 느낌이 그러하였다. 대사 한마디도 없는 9컷 만화. 그리고 쌩뚱맞은 그림들. 그런데 이 만화는 어이없을 만큼 기발해서 나는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모래사장에서 보석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랄까. 도리 미키'먼곳으로 가고파' 이다.   

일단 주인공의 외양이 썩 맘에 든다. 때로는 까칠하게 보이고 때로는 엉뚱하게 보이는 눈매, 투박한 머리 스타일, 통통한 볼따구, 살짝 정신나간 듯한 미소. 정말 단순하고 평범하지만 또 범상치 않게 느껴진다. (수염만 덧칠한다면 영락없는 뭉이;의 행색이다) 대사 한 마디가 없으니, 이 주인공의 이름 또한 모른다.

만화 한 컷을 한번 보기로 하자. 그림을 보는 것은 우측에서 좌측으로(일본 만화기 때문에 반대로 봐야한다) 보면 된다. 처음에 보이는 저것은 알 수 없는 생명체, 혹은 그 비슷한 것이다. 털은 꼭 양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웬 사람이 등장해 쓱쓱 털을 밀면, 그 알 수 없는 생명체는 일순 돌고래로 변해 물로 뛰어든다. 주인공은 단지 제 3자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게 뭐야? 엉뚱해."라고 넘겨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남들이 생각도 못한 신기한 동물을 탄생시켰어, 근데 심지어 날렵한 돌고래가 되다니 대단한데!"라고 감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한 컷의 만화를 보자. 9컷 중, 핵심 2컷이다. 주인공이 쌀쌀한 날씨에 새로나온 컵 제품을 먹으려고 편의점을 찾았다. 내용물은 보여주지 않고 표면에 눈사람 하나가 그려져 있을 뿐이다. 뜨거운 물을 붓고 3분 기다리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런! 눈사람이 녹아있다. 난 이 장면을 보고 기발함에 감탄해 푸하하~ 웃었는데, 까칠하신 분들 또 이게 뭐야~ 할 것이다. 이건 만.화.에요.

얇은 책이어서 10분만에도 스리슬쩍 봐 넘길 수도 있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음미하다보면 몇 번 반복해 보아도 대체 무슨 의미일까 고민하게 될 수도 있다. 만화의 원동력은 상상력에 근거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겐 매우 신선한 만화책이 될 것이고, 만화라는 것의 재미를 모른다는 사람이 접하기엔 지나지게 어이없다. 만화광인 나에겐? 간만에 신선하고 재밌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만화책이었다.  


덧글

  • exdes 2008/12/03 16:29 # 삭제

    뭉이다~♪ 뭉이다~♪ 오동통하고 맛이있는 뭉이다~~♬ 뭉이다~ ♪
  • 미친공주 2008/12/03 17:11 #

    좋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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