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 이후로, 이렇게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드라마는 처음이다. 남들이 막장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정신나간 사람처럼 히죽히죽 웃고, 코끝이 찡하기도 하는 걸 보면 나도 여자는 여자인가보다. 그렇다. 지금 내 주변의 여자들은 난리가 났다. 메신저 아이디들은 죄다 꽃남 아니면 준표, 뉴칼레도니아 타령이다. 상대적으로 남자들은 이해가 안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뭐,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슴 뛰는 남자란, 핏속에 자기도 모르는 여성성이 숨어있는 남자일지도... 그런데 여자들, 왜 이 드라마에 환장하는 걸까?

1~30대 여성의 감성을 흔든다.
요즘 일컫는 막장이라는 드라마들은 4~50대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불륜이 훌륭한 소재가 된다. 아줌마들이 죄다 불륜을 꿈꿔서가 아니다. 본인이 현실을 살더라도 남편이나 자식들이 속을 뒤집어놓을 때 가끔 꾸어볼 수 있는 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알다시피, 여자는 대개 남자에 비해 감정이 많고 또 감성적이게끔 키워져왔다. 남자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하이틴 로맨스들이 그렇다. 대개 그 소설의 내용은 강인한 성격에 자신의 여성적 매력을 못느꼈던 평범한 여자가 계약결혼이나 뭐, 기타 상황적인 이유로 환상적으로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학창시절 하이틴 소설을 최소 50여권이상 읽었을 나도, 매번 똑같은 패턴에 똑같은 내용인 걸 알면서도 볼 때마다 아흐~하면서 녹아내렸으니까.
그 하이틴 소설의 연장선이 순정 만화들이고 그 순정 만화 중 하나가 '꽃보다 남자'였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다. 만화를 안본 사람은 또 모르겠지만, 만화를 봤던 나로써는 드라마 속에서 만화의 흔적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 이 만화 이런 내용이었어. 맞아, 저런 장면이 있었지! 뭐, 이러면서.
커플의 알콩달콩 사랑 싸움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것이 여자다. 우결이 처음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그것이었다. 감정적인 공감대를 쉽게 형성하는 여성이기 때문에, 드라마 속의 감성을 그대로 받아들여 기분이 좋아지기도 나빠지기도 하는 것이다. 특히나 이 드라마는 한동안 메말랐던 1~30대 여성들의 감성을 뒤흔들고 있다.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구준표라는 캐릭터
많은 여성들이 꽃남보다도 특별히 구준표라는 캐릭터에 빠져들고 있다. 구준표에게 어흐~하고 녹아내리면 남자들은 저래서 여자들의 눈이 높아진다고 툴툴댄다. 구준표라는 캐릭터가 잔디에게 베풀어주는 것들이 말도 안된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렇다, 말도 안된다. 대한민국의 어떤 사람이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백화점에서 사람을 몰아내고, 전용기로 뉴칼레도니아로 여행을 시켜주겠는가? 특히나 잘생기고 어린 고등학생이 말이다. 이 모든 설정은 처음부터 말이 안되고 여자들도 그런 사치를 바라는 게 아니다. 여자들이 바라는 것은 구준표라는 인간의 마음이다.
구준표, 독특한 캐릭터다. 겉모습은 전형적인 나쁜 남자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한(이거.. 마음의 소리에서 봤던 대사인데--;) 사람이다. 게다가 오리가 알에서 깨어나 처음 본 것을 엄마라고 맹목적으로 따르듯이, 나쁜 남자의 마음의 벽을 깨트린 잔디를 맹목적으로 좋아한다. 그 마음은 마치 어린애 같이 순수해서, 서툴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줄려고 노력한다. 여자를 여러번 사귀어본 선수라서 그런 게 아니다. 그냥 마음가는대로 하는게 바로 그런 것이다.
"진짜 남자란, 자기 여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거야."
자신만만하게 자신이 바라보는 사람을 향해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마음. 그런 사랑을 받고 싶다고 꿈꿔보지 않은 여자가 얼마나 될까. 그런 마음이 있기에, 그의 미소도 더 없이 멋있어 보이는 것이 아닐까. 게다가 그렇게 사랑을 받는 여자가 잔디라는 나같이 평범한 여자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물론 구혜선 같은 미모의 탤런트가 어떻게 평범한 여자일 수 있겠냐마는.. 드라마에서의 그런 설정은 5세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여자라면 다 통한다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니 어쩌겠는가. 이런 심리는 왜 스타의 연인이 흥행을 하지 못하는가와도 연결이 된다. 스타의 연인은 여성의 감성을 흔들어야할 전형적인 멜로 드라마임에도 남자 주인공의 설정이 너무 안멋있고, 여자 주인공은 나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천하의 유지태라도 그런 별볼일 없는 캐릭터에선 속수 무책이고, 누가 말했듯이 꽃보다 남자 구준표 역할엔 누구를 갖다 놓더라도 사랑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또 사실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이민호라 너무 다행이었다는 말씀)
제발, 꽃남 그냥 좋아하게 해주세요
꽃남이 이슈이긴 이슈인가 보다. 원래 팬이 많으면 안티가 많은 것처럼 만만치 않은 안티를 가지고 있는 것이 꽃남이다. 타겟층 이외의 어른이나 남자들에게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문제의 드라마다. 맞다. 고교생이 운전을 하고, 술을 먹고, 호텔을 드나들고.. 뭐 무슨 설정하나가 말이 되는 것이 없으니. 그런데 말이다. 이 드라마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리얼이라는 것을 전혀 배재하고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게 혼동을 주지 않는다. 이건, 만화야. 이건, 만화라구. 이런 생각으로 가볍게 보면 된다. 간만에 꿈 좀 꾸어볼 수 있는 드라마가 생겼는데 말야, 그냥 좋아하면 안되냐구.(윽... 드라마 비평에 까칠하려고 했던 나도 정말 여자가 맞다. 꽃남 앞에서는 객관적일수 없다.) 앞으로도 일일히 그렇게 꼬집기조차 힘들만큼 말 안되는 내용이 속속 등장할텐데 말이다.




덧글
exdes 2009/01/21 16:23 # 삭제
미친공주 2009/01/21 17:40 #
젼이 2009/01/22 23:21 #
미친공주 2009/01/23 09:32 #
지랄염병이구만 2009/02/19 22:26 # 삭제
여자나 남자나 외모를 좋아 하는건 마찬가지 둘째는 돈 좀 알고 쳐 적 어라 때려 패뿔람
자고로 사랑엔 진실된 마음보단 기술이 필요 하단다
좋아하삼.. 다만. 2009/03/01 09:07 # 삭제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을 지워버리면. 문제가 될뿐.
꽃남 2009/03/05 03:16 # 삭제
ㄱㅎ 2011/02/09 20:02 # 삭제
이민호 2011/02/09 20:06 #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