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연인'을 통해 본 사랑의 권력관계 연애이야기

그리 큰 화제가 되지 못하고 있는 스타의 연인은 참 독특한 드라마다. 최고의 한류스타 이마리와 평범한 대학강사의 사랑 이야기라는 허구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 속에서 이야기되는 사랑은 지극히도 현실적이다. 그 지극히 현실적으로 그려낸 사랑이, 시청자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랑은 가까이에 있기에, TV를 통해서는 뭔가 다른 사랑을 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스타의 연인은 곰곰히 내 자신의 사랑에 대해서 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스타의 연인에는 재벌 2세가 없다. 재벌 2세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조연 정도의 위치이고, 다른 드라마의 재벌 2세와는 느낌조차 사뭇 다르다. 주인공은 대 스타이지만, 스타의 삶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다. 스타의 삶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스타의 감정, 생각, 사생활을 보여줌으로써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인간처럼 느껴지게 만들어버렸다. 남자 주인공이 벌이는 화려한 이벤트나, 불같이 타오르는 사랑, 혹은 뭔가 사랑을 포장할만한 화려한 볼거리도 없다. 남는 것은, '사랑과 그에 따르는 고민', 그것 뿐이다.

나는 어제 스타의 연인을 보면서 사랑의 권력관계에 대해 또 한번 생각하게 됐다. 일반적인 커플에게는 늘 권력 관계가 존재한다. 물론, 두 사람이 50대 50이면 좋겠지만 칼로 잰듯 그렇게 맞아 떨어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어서, 약간은 기울기 마련이다. 혹자는 이야기한다. 커플 사이에서 더 사랑하는 사람이 지는 거라고. 과연 그럴까? 아래의 커플을 들여다보자.

타입1. 김철수

이성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컴플렉스를 한 가지 이상 갖고 있다 / 사람을 잘 믿지 않는다 / 표현을 잘 못한다는 말을 듣는다 / 상처받는 것이 두렵다 /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까칠하게 대한다 / 고지식한 면이 많다 / 자기 주장이 강하고 이성이 내 신념과 다르게 행동할 때 잔소리를 하게 된다

타입2. 이마리

마음에 둔 말을 솔직히 표현한다 / 잘해주는 이성에게 쉽게 흔들린다 / 과거에 연연한다 / 좋아하는 사람의 뜻에 따르는 일이 많다 /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 미안하다는 말을 잘 한다 / 상처받는 것이 두렵다 / 타인과 어울릴 때 특별히 모났다는 이야기는 듣지 않는다

타입1, 2의 사람이 있을 때 그 커플의 권력관계는 어떻게 될까? 드라마를 보지 않는 사람도 저 프로필만 보면 당연히 김철수가 더 많은 권력을 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사실, 드라마 내내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주도하는 것은 이마리이다. 단지 두 사람이 만나고 있을 때, 작은 일들을 결정해나갈 상황에서는 주장이 강한 김철수가 주도를 하게 되는 것 뿐이다. 왜냐면, 자존심이 강하고 표현력이 없는 김철수는 아무리 사랑하더라도 그 표현을 못할 것이고, 그에 비해 솔직한 이마리는 그것을 다 표현할 것이기 때문이다.

각자 자신의 연애에서의 관계를 곰곰히 떠올려 보길... 나만 해도 그렇다. 나는 지금의 연애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김철수처럼 못되게 구는 편이다. 내멋대로 하는 일도 많고 상대방을 컨트롤하려고 잔소리도 많이 한다. 그렇지만 상대방이 항상 져주고, 본인의 잘못도 아닌데 미안하다고 먼저 손을 내밀면 표현은 못하지만 더 미안해져버린다. 그래서 뭔가 중요한 결정이나 상대방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결국은 다 들어주게 된다. 결국은 진짜 숨은 권력자는 '그놈'인 셈이다. :)  

그래서 이 드라마는 재미있다. 마치 현실의 커플을 보는 듯 하다. 두 사람은 스타와 일반인이라는 현실을 극복해나가야 하는 미션이 있지만, 그것은 우리가 누군가를 만날 때 집의 거리가 멀다던가, 사내 커플이라 비밀리에 해야한다든가, 양쪽집의 환경이 너무 다르거나 부모님의 반대가 있다던가, 두 사람의 취미가 극과 극이라는.. 어떤 커플도 가질 수 있는 한 가지 이상의 문제 정도일 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사람의 프로필의 유일한 공통점인 '상처받는 것이 두렵다'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이다. 물론 그 감정에 대처하는 자세는 다르다. 누군가는 더 적극적으로 상처를 받으려 하며 극복하거나, 누군가는 사람을 믿지 않거나, 누군가는 아예 이성을 만날 엄두도 못낸다거나... 그렇지만 상처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드라마의 이마리와 김철수도 그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서로 사랑을 하더라도 마음껏 풀어내지 못했던 방황의 시간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됐건 이 흥미로운 드라마는 오늘로 끝을 맺는다. 드라마를 드문드문 보았지만, 사람의 감정이나 대사들을 풀어나가는 방식, 사랑에 대한 고뇌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 드라마였는데... 게다가 영상미도 탁월했고.

ps: 아, 꽃보다 남자가 이정도의 영상미에 이정도의 디테일이 있었다면, 더 몰입할 수 있었을텐데..-a-;


덧글

  • exdes 2009/02/12 15:19 # 삭제

    하지만 월드스타가 인피니티타는건 좀...
  • exdes 2009/02/12 15:20 # 삭제

    물론 g37s가 좋긴하지만... 좀...
  • 미친공주 2009/02/12 18:33 #

    ..여자에게 차는 큰차 작은차 이쁜차 라는 말...ㅋㅋ
  • che vuoi 2009/02/12 15:52 #

    하필 여성역이 대스타인가에 대해선 여러모로 생각이 들게 되죠-
  • 미친공주 2009/02/12 18:33 #

    그냥 여기서는 두 사람의 사랑의 장애물로써의 대스타 설정일 뿐인듯 했는데요. 제가 느끼기엔... 뭐, 뭔가 이슈거리를 만들고 싶었을 수도 있고.. 처음엔 이 드라마 보고 픽웃었거든요. 어설픈 한류스타 흉내 때문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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