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의 하룻밤, 선택은 팬퍼시픽 호텔 바다 갈증

필리핀 여행 중 총 5박 7일의 일정을 짜면서 계산해보니 마닐라 숙박은 단 하루였다. 어짜피 저렴한 예산으로는 섬에 가서 좋은 리조트는 물건너간 일, 선택의 여지가 풍부한 마닐라에서의 하루를 좀 더 사치스럽게 보내는 것이 어떨까 싶어서 괜찮은 호텔을 물색했다. 뭐 그렇다고 해도 하룻밤 자고 조식 부페를 먹는데 15만원 이상의 호텔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고...

놀거리가 많은 말라테 지역의 15~20만원대 호텔로는 팬퍼시픽 호텔(Pan Pacific)다이아몬드 호텔이 있다. 상대적으로 다이아몬드 호텔이 비슷한 시설에 보다 저렴해 점찍어 놨는데, 카드 회사에서 제공하는 팬퍼시픽 호텔 할인가를 찾았더니 다이아몬드 호텔 가격으로 숙박이 가능하다고 해 망설임 없이 숙소를 정했다.

저녁 8시 반 비행기를 타고 마닐라에 도착하니 현지 시각으로 11시. 공항을 나서서 왼편으로 가자 택시 승강장이 나왔다. 쿠폰 택시로 팬퍼시픽 호텔까지는 250(약 7,000원)페소라고 했다. 일반 택시에 미터를 누르고 가면 150페소 정도면 가겠지만, 늦은 저녁이기에 사서 고생할 필요는 없었다.  

팬 퍼시픽 호텔룸 파헤치기

팬퍼시픽의 룸은 일반 호텔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대신 욕실이 굉장히 넓고 욕조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점이 차이점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도 좋고 목욕제도 별도로 준비되어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는 커플이라면 영화에서나 봤던 것처럼 저녁 무렵 초를 켜놓고 낭만적인 목욕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밖에 카톨릭 교가 대세인 필리핀인 만큼, 서랍속에 성경책이 고이 간직되어 있었다. 오호~ 놀라워라.
창문에서 내려다본 호텔 야외 수영장. 열대지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자쿠지도 마련되어 있다. 이번에는 하나도 이용을 못했지만, 나중에 여유있게 놀러와서 꼭 한번 놀아보리라..큽! 
무엇보다도 올드 마닐라에는 높은 건물이 많지 않은 탓에 그리 아름답지는 않지만 마닐라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점도 좋았고, 가까이의 마닐라 베이도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팬 퍼시픽 조식 부페가 좋았던 점

팬퍼시픽 호텔의 조식은 맨 위층의 스카이 라운지에서 제공된다. 가벼운 부페로 제공이 되는데, 따뜻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바라보는 전망이 기가 막히다. 이곳은 저녁이면 근사한 라이브 연주를 하는 스카이 라운지로 둔갑하는데 아쉬운 것은 11시까지만 운영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용 가능하다면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칵테일이나 맥주 등을 우리나라 호텔이 아닌 일반 바에서 먹는 가격 선으로 먹을 수 있으니까...

조식 부페를 먹는 스카이 라운지에는 조그마한 정원이 별도로 조성이 되어있다. 작은 정원이지만 이곳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거나 음료를 마실 수도 있어, 색다른 운치가 있는 곳이다. 특히 선선한 저녁 가볍게 맥주를 기울이기에는 매력적인 곳이다.

팬 퍼시픽 호텔의 또다른 매력

팬 퍼시픽 호텔과 다른 호텔의 결정적인 차이는 호텔 내부 1층 ~ 4층까지 스시, 야끼니꾸, 한식 등 다양한 식당, 커피숍, 마사지 등의 업소가 있다는 점이다.(마닐라에서 내가 손꼽는 식당 하나도 이곳에 있다. 추후 포스팅 예정)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낯선 도시가 두려운 사람들에게도 굳이 호텔을 멀리 떠나지 않고 여러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호텔 레스토랑이 아니기 때문에 그 가격도 상당히 현실적이다.

또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긴 했지만, 그 주변에서 쉽게 한국 간판이 쓰여진 식당이나 마사지 샵 등을 발견할 수 있고 10분 거리에 마닐라 베이, 로빈손 백화점도 있어서 잠깐 마닐라를 들렀다 가기에는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라 여겨진다.

물론, 마닐라의 올드 시티가 아닌 잘 개발된 지역인 마카티 지역은 더 깨끗하고 더 나은 호텔들도 많이 존재한다. 그래도 촌스럽지만, 난 바다가 지척에 보이고 웬지 조금은 정신없고 정감가는 말라테 지역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