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에 걸린 자우림, 행복해 보이는 그녀의 우울한 노래 반가워 100번 리플레이

예상보다 빨리 자우림의 음반이 출시되었다. 음반명 '제목 없는 음반 (Untitled Records)'. EP(Extended Play·싱글에 비해 곡수가 많고 보통의 음반으로 보기에는 곡수가 적은 음반) 형식으로 6곡의 노래만 들어 있다.

사실, 작년에 발매되었던 7집 Ruby Sapphire Diamond는 그다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자우림의 음악은 조울증이 있어 하나의 앨범이 묘하게 밝다면, 그 다음의 앨범은 묘하게 가라앉아 있다. 사람마다 취향이 있겠지만, 나는 우울증 버젼의 음악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번 음악의 타이틀 곡은 '나사'이다. 개개인이 사회 속의 하나의 부품인 '나사' 같다는 의미의 타이틀인데,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사실 1, 2집부터 해서 3집의 미쓰코리아, www.사이버디지탈.com, 5집의 거지, 실리콘밸리 등에서 자우림은 사회의 일면을 꼬집었었는데 그 이후의 앨범은 인간 본연의 고독에 더 치중하던 차였다. 게다가 나사의 가사의 '엄마'라는 부분이 김윤아 본인의 어떤 고민을 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걸음으로 다시 오늘도 / 피곤이 가시지 않은 머리로
어쩔 수 없지 이게 내 인생 / 나는 자리를 향해 출발해

쓰다가 버리는 작은 기계처럼 / 이런게 아니였지 목표는
꿈을 꾸었던 것이 언젠가 / 이제는 기억도 나지 않아
어머니, 당신은 알고 계시나요, 나는 이름도 없는 나사
어머니, 당신은 만족하시나요, 내가 왜 살아있는건지 말해줘요

어머니 당신은 만족하시나요, 내가 아니여도 세상은 돌아갑니다
어떤 행복을 꿈꾸어 나는 /  경쟁하고 경쟁했는데
우리가 그린 미래는 드라마에 불과한 공상입니다.
어머니 당신은 만족하시나요

지난 앨범에서도 그녀는 '엄마'라는 단어가 들어간 노래를 선보였다. 그런데 한 아이의 엄마가 된 그녀이기에 그것은 단순한 가사에 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를 바라보며 어떻게 키워나가야 할지, 고민이 되지 않았을까? 그것이 이런 가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자우림의 멤버들 중 그 누구도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오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glitter'다. 이 노래는 밴드 자우림의 색깔보다는 김윤아 개인의 색깔이 좀 더 반영된 몽환적이면서도 아슬아슬한 위태함이 느껴지는 노래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자우림 앨범이 아닌 김윤아 개인 앨범인 Shadow of Your Smile이 떠올랐으니까. 

Peace turn my heart away
let go off the toy pretends to bright
You have thousands wings to see the glitter
I have place to stay
so please take your heart away

When you look me in the eyes starts swimming in my mind
broken wings can`t be fly through the bridge
when my eyes get up and wide the glitter in your smile
glitters in the air

please turn my heart away
the closer getting a easy
you have thousands games to play the dines

 spinning in ice until you throw me place
so please take your heart away

이 노래는 익숙한 듯한 멜로디지만 엇박으로 뭔가 삐딱한 느낌을 주고, 그녀의 보컬은 노래의 가사처럼 아슬아슬하게 빛나는 듯 느껴진다. 한없이 외롭고 위태로운 기분. 이 노래를 듣다가, 빌트인 광고 속의 행복해 보이는 그녀를 보고 있으면 진짜 이것이 동일인이 표현해내는 감성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인간이든 감정 기복의 높낮이가 있는 법. 행복할 때도, 우울할 때도 있는 것이 사람이다. 그리고 그 감정의 높낮이를 가장 극대화 시켜서 표현해 내는 것이 그녀의 장기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비록 6곡의 음악일지라도 우울버젼의 그녀의 앨범은 마음에 들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다음 정규 앨범도 우울버젼이었으면 좋겠다...ㅜ.ㅡ 


덧글

  • M.T.I 2009/10/13 19:09 #

    자우림의 앨범사를 따지면 마치 한명의 조울증 환자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우울함과 발랄함의 컨셉을 넘나드는게
    마치 옷을 순식간에 갈아입는 듯해요.
    그 어떤것도 자우림의 색깔을 모방하기 힘들지만,
    적어도 우울한 컨셉에서 김윤아라는 보컬의 읊조리는 듯한 음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해요.


    앨범 리뷰 잘봤습니다. :D
    제가 이번달 월급만 탕진하지 않았어도 예약주문하는건데....;ㅅ;
    얼른 사서 들어보고 싶네요.
  • 미친공주 2009/10/13 19:42 #

    핫핫핫.. 저도 월급 없어서 지인에게 빌붙었습니당;;;

    말씀대로 우울할때 그녀의 목소리가 더 빛난다고 생각해요. 짱입니돠~
  • 춉파포포 2009/10/13 19:22 #

    조울증 환자를 보는 느낌일까 정말 조울증 환자일까.. 음냥.
    리뷰 잘 봤어욤 ㅋ
  • 미친공주 2009/10/13 19:41 #

    ㅋㅋ 진짜 맞을지도요 큽
  • 여유사랑 2009/10/13 20:44 #

    그 느낌이 자우림만의 매력이죠.. 감히 아무도 따라하지 못할 ^^ 잘보고 갑니다~
  • 미친공주 2009/10/14 11:30 #

    ^-^ 맞아요. 자우림만의 개성. 그게 좋습니다
  • James 2009/10/13 21:54 #

    이번 앨범을 쉽게 말하기 힘들지만, 전 한단계 나아갔다고 봐요. 아니면 조금은 방향을 전환했다던지.
    그게 꼭 김윤아만의 그늘이 아니길 바랍니다.
  • ㅇㅅㅇ 2009/10/13 22:01 # 삭제

    이렇게 멋진 파란 하늘위로~ 날으는 마법 융단을 타고~

    다음 앨범에는 신나는 노래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 철갑소나무 2009/10/13 22:34 #

    저분은 어쨰 결혼하시더니 더 예뼈지셨나요....
  • . 2009/10/13 22:56 # 삭제

    자우림은 홀수 번째 앨범은 조금 밝은 느낌으로, 짝수 번째 앨범은 좀 어두운 느낌으로 만든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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