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극진하게 사랑하는 남자가 멋있어 보이는 이유는, 대다수의 많은 남자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를 사랑하더라도 티를 내면 팔불출이요, 아내 아닌 다른 애인 자랑을 하면 멋있다고 추켜세우는 요상한 문화가 알게 모르게 형성되어 있는 한국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아내 사랑이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역도 경기에서 한 사나이의 순애보가 내 마음을 울렸듯이 이번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정치가의 순애보가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이번 재보선에 대해서도 대충 분위기만 어떻구나 정도의 관심밖에 없고, 더더구나 특별한 정치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던 나도 지나쳐갈 수 없었던 사연. 그 사연의 주인공은 수원에서 한나라당의 박찬숙 대표를 물리치고 당선된 민주당의 이찬열 의원이다. 그 사연은 이렇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반장이었던 이찬열 의원은 부반장인 여학생을 좋아했다. 그 여학생도 같은 감정이어서, 여학생이 서울로 전학을 갔지만 계속 연락을 하며 만남을 가져왔다. 그러던 어느 날, 여학생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무릎이 파열 되어 장애의 몸으로 대학진학도 포기한 채 고향으로 내려왔다. 첫사랑 그녀와 결혼을 결심한 이찬열 의원. 당사자인 그녀도, 그의 부모님도 모두 만류했지만 그는 끝내 고집을 꺾지 않고 결국 그녀와 웨딩마치를 올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이찬열 의원의 든든한 반려자가 되어 3녀 1남을 낳았고, 3년 전 막내 아들이 대학을 입학하자 그제서야 다리 수술을 해 목발을 짚지 않고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정말 드라마 같은 사연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런 그의 순애보가 정치가로써의 그의 자질을 대변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가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사람의 됨됨이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 결국 그는 강한 상대인 박찬숙 후보를 누를만한 표심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진정성의 승리였다.
그것을 보면서 어쩔수 없는 여자인 나도 은근히 남친에게 한 마디 묻는다.
"뭉이는 내가 장애를 입고 팔다리를 못쓰게 되거나 그래도 나 좋다고 그럴꺼야?"
"당근이지~ 그걸 말이라고 해~!"
물론 립서비스일지라도 그 말에 기분이 좋아지는 단순한 여자.
그러나 만일 정말 그런 상황이 눈앞에 닥쳤을 때, 어떠한 선택이든 선택이라는 것은 분명 어려울 것이 틀림없다. 장애를 입은 당사자로써는 사랑하는 사람의 미래를 걱정하게 될 것이요, 장애를 입은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는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도 편할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려운 난관을 뚫고 첫사랑 그녀와 수더분한 사랑을 이어온 그가 유난히 빛나 보이는 것일 것이다.





덧글
Niveus 2009/11/04 14:37 # 답글
기본적으로 안에서 잘하는 사람이 밖에서도 잘할거라는 믿음을 주죠....아니 기본적으로 어디 한군데 잘한 전례가 잇는 사람이야말로 믿음이 가니까요.
미친공주 2009/11/04 14:57 #
^_^ 그말이 맞습니다 ㅋㅋwidow7 2009/11/04 17:06 # 삭제 답글
만약에 배우자가 혹은 애인이 반신불수가 되어 내가 온통 수발들어야 한다면 난 할 수 있는가....를 자문해 본다면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 그렇게 할 수 있겠죠. 역으로, 반신불수의 상대를 버린다고 욕할 수만은 없다고 봅니다. 치매 할머니 보름 수발하고 몸살 나 누워본 적이 있는 사람으로선 말이죠.미친공주 2009/11/04 17:32 #
그건 당연히 그렇습니다. 사실 그런 상황에서는 요양원에 보내는 것이 서로에게 나은 선택이라고도 합니다.단지, 결혼 후가 아닌 결혼 전에 인생의 나머지를 함께할 배우자에 대한 결정을 할때 망설여질 수밖에 없는 사유는 되지 않는가 싶습니다. ㅎ
리드 2009/11/04 17:52 # 답글
이찬열 후보에 한 표를 던진 수원 장안구민으로서 훈훈함이 느껴지는 글이네요.^^;미친공주 2009/11/04 18:22 #
^_^ 앗! 그러셨군요 ㅎㅎ소피아 세라노 2009/11/04 18:34 # 답글
아름답습니다. 정치인 중에도 저런 분이 계신다는 것이 희망을 주네요:)미친공주 2009/11/04 18:45 #
^_^은백희 2009/11/04 20:28 # 답글
우와.. 요즘 세상에도 저런 남자가 있군요!!게다가 첫사랑!
게다가 요즘 사람들이 기대도 안 거는 정치인!!
요즘 같은 세상에도 저런 테레비동화행벅한세상 에 나올 법한 이야기가 있다니.. 정말 감동적인 사연이네요
좋은 이야기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친공주 2009/11/05 10:07 #
^-^ 그죠?친절어린이 2009/11/05 10:36 # 답글
수원 사는 사람으로서 기분은 좋네요. ㅎ 근데 저런 극한 상황에 대처했을때 어떻게 할꺼야? 라고 물었을 때 하는 대답은 전부 다 거짓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생각해요. 실제 정답은 그 상황이 아니면 모릅니다......미친공주 2009/11/05 11:42 #
그러믄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