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핵폭탄은 시청에서 터진다 TV이야기

몇 회전부터 아이리스에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대사가 있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핵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대사이다. 그것이 지겨울 정도로 계속되는 것을 보면 그 장면이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말이 도심 한복판이지, 정말 도심 한복판에서 핵폭탄이 터지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도심'이라는 곳은 누가봐도 서울을 상징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서울 시내 어디도 시청만큼 세계에 알려진 곳은 없을 것이다. 지난 월드컵때 시청을 꽉 메운 붉은 물결이 전 세계로 방영되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제작시부터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었으나, 여태까지 촬영분에서는 서울을 상징할만한 뚜렷한 배경은 등장하지 않았다. 정작 해외 로케로 해외의 관광지로만 인파가 몰리게끔 만들어줬을 뿐이다. (요즘 여행사마다 일본 아키타 현 관광상품이 늘어나고 그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하니, 웬지 씁쓸하기도 하다) 

뭐, 이런 거 저런 거를 떠나서 오늘 출근길에 재미있는 것을 보았다.

"KBS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으로 29일(일요일) 03:00시~19:00시까지 버스 노선을 우회합니다"

얼핏 소문으로 광화문을 통제한다더라는 말을 들은듯 싶었는데, 실제로 눈으로 확인하니 기분이 참 묘하기 짝이 없다. 광화문 일대는 툭하면 교통 통제의 대란(?)을 겪는 곳이다. 그런데 내 기억으로는 여태까지 드라마 촬영 때문에 통제가 된 적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매번 무슨 마라톤이나 집회 등으로 그랬을 뿐... 그래서 버스 안의 그 공지가 매우 낯설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아마 아이리스를 보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드라마를 찍기에 하루종일 교통 통제를 해가며 촬영한단 말인가. 사실, 아이리스는 그렇게 대단한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여러모로 헛점이 많은 드라마이긴 하다. 시청률 면에서도 전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촬영에 대해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역시 문화 컨텐츠로 인한 부가가치 때문일 것이다. 또, 드라마의 다양성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리스를 시작으로 이런 분야의 좋은 드라마들이 계속 만들어진다면 바람직 할테니까.  

시청 광장은 지난 날 매우 유명했었지만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그러나 만일 이 드라마를 본 외국인들이 드라마 촬영지로 기억하고 방문하고 싶은 한국이 된다면, 하루의 교통통제로 인한 불편은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드라마 촬영을 위한 서울시의 협조나 공권력(?)의 협조가 한편으로는 우습게 느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 컨텐츠의 힘이 그렇게 강하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물론 이렇게 알려진 이상, 아이리스 촬영을 구경하기 위해 들르는 시민들도 상당히 많을 듯 하다. 그로 인해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거나 촬영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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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J H Lee 2009/11/26 10:28 # 답글

    다른데 말고 청와대나 날리죠.

    ...
  • 미친공주 2009/11/26 10:50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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