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의 이선균, 악마같은 주방장 될 수 있을까? TV이야기

선덕여왕이 끝나고 월화 드라마는 한치 앞을 내다 볼수 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예정이었다. 새로 시작하는 제중원, 공부의 신, 파스타... 그 중 1회 방송의 승자는 시청률만 따지고 보면 미세한 차이로 제중원이었다. 나는 안타깝게도 가장 시청률이 낮은 파스타를 선택했다. 매일 MBC를 틀어놓던 관성의 법칙이기도 하고, 머리 아픈 드라마보다는 조금 가벼운 드라마를 시청하고 싶기 때문이었다. 제2의 김삼순을 꿈꾼다는 드라마 파스타, 뚜껑을 열어보니 어땠냐고?

괜찮았다, 일단은. 내용 전개도 빠르고, 맛있는 음식들로 눈을 즐겁게 하고.. 몇가지 진부한 클리셰만 빼면 말이다. 뭐, 이런거. 주방장으로 올 사람을 주방보조로 착각한다든지 하는... 그러나 드라마들의 포맷상 어디서 본듯한 설정은 늘 반복되는 것이기에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관건이 될 듯 하다. 어짜피 뭔가 가로막는 장애물을 헤치고 주인공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될게 아니겠는가?

** 연기자들의 연기는?

일단 주방의 막내 공효진은 특별히 연기 논란에 휩싸여 본 적이 없는 여배우 중 하나이다. 대신 또 대박 시청률을 보장하지 못하는 여배우이기도 하다. 웬지 공효진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작품성은 좋으나 상업적으로 흥행하지 못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일까? 파스타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 쎄~한 느낌도 살짝 들기도 하고. 그렇다 하더라도 공효진은 파스타의 주인공으로 크게 부족함이 없다. 비록 1회만 봤지만, 제몫은 다 하고 있다는 생각.

이선균은 커피프린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느라 무던히도 고생하는 중인듯 하다. 그의 얼굴 생김은 그다지 부드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고유의 말투나 목소리에서 나오는 부드러움 때문에 악역을 소화하는데 매번 고생을 하고 있다. 예전에 그가 로맨틱 아일랜드에서 냉정한 사장이 사랑에 빠지는 역할을 부드럽게 소화해내지 못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물론 그간의 몇편의 작품으로 변화를 시도했겠지만 조금 더 독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알렉스는... 아! 등장하는지조차 모르다가 등장해서 깜짝 놀랬다. 사실, 그의 역할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연장선인 바람둥이(?) 컨셉이라 그렇게 어려운 연기는 아닌 듯 하지만, 흐름상 알렉스의 등장에서 웬지 어색한 공기가 감도는 것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이하늬는 비교적 괜찮은 신고식을 치른 듯 하다. 세련된 느낌의 스타급 요리사. 잠깐 비추는 화면에서 눈이 즐거웠고 공효진이 가지지 못한 단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해 낼 듯 싶었다.

** 파스타가 성공하려면?
 

변태라고 말해도 좋다. 파스타의 60분 중 내가 가장 재미있게 느꼈던 부분은 이선균과 공효진의 달콤한 연애 기류가 아니었다. 폭발하는 주방이었다. 이선균이 본색을 드러내며 요리사들에게 음식을 집어던지고 접시를 깨고, 부조리장이 랍스터를 들고 뛰쳐나가고, 얼음이 기름으로 쏟아져 폭발하는 부분!

나는 평소 리얼리티 쇼 헬스키친의 왕팬이다. 고든램지라는 요리사는 주방에서 온갖 욕설을 뱉으며 소리를 질러대지만, 그의 음식은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그의 과격한 면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다. 물론 그 안에서 주방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꿈을 이뤄내는 경쟁 구도도 재미있지만, 반복되는 시즌을 계속 보게되는 건 어찌됐건 고든램지의 매력 때문인 것이다.

파스타가 성공하는 관건은 이선균이 얼마나 나쁜놈이냐에 달렸다. 더욱 악독한 주방장이 되어야 하고, 더욱 냉정해야 하지만, 가끔 사탕을 던져주어 순진한 여주인공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나쁜 남자여야 한다. 불안한 것은 이선균과 공효진의 로맨스가 부각되면서 그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악독한 주방장의 모습이 빨리 사그라들 것 같다는 것이다. 나쁜 남자가 여주인공을 만나서 착한 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에 희열을 느끼게 하려면, 나쁜 남자는 진짜 나빠야 한다. 대표적인 로맨티스트 이선균이 그 역할을 어떻게 소화해나가냐에 따라 이 드라마의 성패는 갈린다. 이선균이 과연 이 드라마로 그간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한커풀 진화할 수 있을까?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 여심을 뒤흔들 수 있을까?

알렉스와 이선균. 두 사람만 봐도 이 드라마가 노리는 타겟층은 분명해진다. 30~40대의 여성층을 공략하겠다는 소리다. 상대적으로 여주인공이 인기면에서 빈약한 것을 봐도 그렇다. 사실, 선덕여왕 같은 드라마도 끝내 놓지 못하는 부분이 그 여성층을 위한 '로맨스'였다. 수많은 남성들의 툴툴거리는 불만에도 전투씬과 액션씬은 대강 넘어가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못했던 부분이 '로맨스'였다. 대개의 드라마의 기본 시청률을 보장해 주는 건 그 연령대의 여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성공하는 드라마는 20대와 남성들까지도 끌어 안아야 한다. 그런면에서 파스타는 대박 드라마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신에 확실한 타겟팅으로 여심이라도 꽉 잡아낸다면 중박 정도의 성공은 이뤄내지 않을까 싶다. 물론 대진운도 따라야겠지만...^^


덧글

  • 샤린로즈 2010/01/05 22:56 #

    알렉스 이선균... 이 둘만으로도 여심 잡기는 충분해 보인다 ;;
    시청률 어느정도 먹고 들어가는 느낌 ;;
  • 미친공주 2010/01/05 23:14 #

    ㅋㅋㅋㅋㅋ
  • 만고 2010/01/14 10:21 #

    아까 드라마 파스타 관련 어떤 글을 보고 주 타겟층이 30대라는 말을 듣고
    20대인 저는 좌절하고 있었는데요....내 눈은 벌써 30대 인건가 하고.............
    미친공주님이 쓰신 글을 보고 이유를 알았네요ㅎㅎ 저는 알렉스와 이선균을 보기위해 드라마를 보는 게 아니었습니다.ㅋ
    파스타와 공효진과 이하늬를 보기위해 드라마를 보고 있었거든요ㅋ;;
    (남자는 아니지만;; 딱히 알렉스와 이선균이 제 취향도 아닌 여성이랄까요ㅋ 꿈은 클수록 좋으니까요!)
  • 미친공주 2010/01/14 11:05 #

    ㅋㅋㅋㅋㅋ 오홍.. 20대라서 부럽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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