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구석에 고봉산은 이제 막 개발이 되어 부모님 연배분들이 등산로로 많이들 다니시는 산이다. 그리고 그 뒷쪽으로 맛집들이 즐비하게 모여있다. 편하게 식사하기에는 정통 보리밥집도 맛있고, 격식있는 자리는 산울림 한정식 집도 좋지만, 최근들어 부모님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식당이 바로 저 고봉산 춘천 막국수 집이다.


부모님 설명으로는 언젠가 호수공원에서 요리 대결을 했을때 우승했던 가게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정보인지는 모르겠고, 어쨌든 등산 하시고 종종 식사하러 들르는 곳이라고 했다.


가격들을 보자.. 무난히 착한 가격들이다. 그 중에서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메밀털레기와 엄마와 나만이 즐기는 청국장을 주문하기로 한다.

투박한 주전자에 담긴 따끈한 숭늉이 등장한다. 일반 밥 숭늉이 아닌, 보리차처럼 메밀을 우려낸듯 색이 맑다.


깔끔하고 상큼한 맛의 열무 김치.

다른 데서 만나기 힘든 양배추 김치. 뭔가 달작지근하니 독특한 맛이긴 했다.

봄 기운이 한가득 느껴지는 달래 무침.

요건 웬지 청국장과 비벼 먹으라고 나온듯 보이는 반찬들.

드디어 청국장(1인 8,000원) 등장이다. 2인분 부터 판매를 한다. 가격 대비 양이 조금 적다고 느껴졌는데, 우리콩으로 담근 청국장이라고 주인 아줌마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일단 맛을 본다.

오옷? 청국장 향은 나름 식당에 배어있는데 막상 청국장은 향이 강하지 않다. 맛도 전혀 짜지 않고 매우 부드러운 느낌. 매번 맛있다고 먹은 청국장들이 사나이처럼 걸걸한 느낌이었다면, 이건 아낙네처럼 부드러운 맛이다.

국물과 야채를 한가득 넣어 비벼도 전혀 간이 짜지가 않아 청국장을 밥과 비벼 그대로 다 먹어치워 버렸다. 맛있다!

허걱! 메밀털레기(2인 15,000원) 등장에 깜짝 놀랬다. 사진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웬만한 가게에서 보기 드문 대단히 큰 뚝배기이다. 손으로 안아도 한아름 안길 것 같은... 이게 어떻게 2인분이란 말인지. 셋이 먹어도 될 것 같이 넉넉한 느낌이다.


마른 새우와 조개의 향이 가득 우러나오는 육수도 좋지만, 메밀 맛이 가득한 수제비 면도 좋다. 우리 아빠가 수제비를 평생 너무 좋아하시다가 밀가루를 많이 먹으면 안된다는 말에 눈물을 머금고 끊으셨는데, 그 한을 이곳에서 다 푸시는 모양이다. 그 큰 뚝배기를 바닥까지 싹싹 비워내는 대식가 우리 가족들.
다른 음식들도 전반적으로 평이 좋다. 혹시 고봉산 등반을 하게 되면 내려오는 길에 살짝 들러보시길...





덧글
카이º 2010/03/15 16:15 #
우왕 진짜 실해요 ㅠㅠ 맛있겠는걸요~~~
청국장도 듬뿍듬뿍 콩이 있어서 맛나보여요 ;ㅅ;
미친공주 2010/03/15 16:29 #
맛도 있지만 양이 진짜 많답니다. ㅋㅋ
청국장도 콩 많아서 싹싹 다 먹었어요 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