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부부, 동성친구에게만 허락된 야한(?) 곳 바람이야기

솔직하게 성(性)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돌부처 같은 인간이 몇이나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또 그것을 당당하게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뻔뻔한 사람도 몇 안되는 것이 사실이다. 다들 은밀한 곳(?)에서 자기만의 호기심을 충족하고는 있으나 막상 돗자리를 깔아 주면 누가 그랬냐는 듯 외면하는 것이 한국 사회가 아닐까. 그런면에서 대놓고 성에 대한 담론을 이야기 하겠다는 박물관들은 꽤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제주도에는 성에 대한 담론으로 유명한 두 곳이 있다. 하나는 러브랜드고 또 다른 하나는 건강과 성 박물관인데, 러브랜드가 외부에 볼 것들이 많아 더 유명해진 모양이다. 내가 갔던 날은 비가 꽤 왔고, 또 서귀포쪽 방향이었기 때문에 가까운 건강과 성 박물관을 찾았다.

들어가는 입구며 정원의 분위기 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주차장만 들러도 코믹하기도 하고 야하기도 한 여러 조각들에 눈둘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역시나 그런 것들이 호기심을 자아내서인지 비오는 월요일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드나들고 있었다.

여체의 모양을 응용해 만든 야외 의자
드러내놓은 여체보다는 코믹함이 담긴 이 의자를 소유하고 싶은 욕심이 더 생겼다

대충 분위기만 보아도 느껴질 것이다. 왜 연인과 부부, 동성친구에게만 허락된 곳인지.. 하다 못해 만난지 얼마 안된 연인끼리도 어색해질 여지가 있는 곳이다. 편한 사이의 이성친구끼리도 어딘지 쑥스럽고... 가족끼리는 더더구나 어색한 기류가 흐를 수 있는 곳. 그냥 오래된 연인이나 부부가 편하게 관람하거나 동성친구들끼리 시시덕거리며 보는 것이 맘 편할만한 곳. 그래서인지 박물관 주변에서는 연인과 부부, 동성친구들끼리의 모습이 주로 눈에 띄었다는^^;

주차장 한 구석의 적나라한 동상
직접 걸어보진 못하고 멀리서 구경만 했던 남근 길;;;
적나라한 동상들이 눈길을 끌지만 정작 예뻐 보이는 건 이런 동상들^^; 

실컷 야외 조각상들을 음미했으면 실내로 들어가본다. 입장료는 1인당 9,000원. 랜터카와 제휴 쿠폰들로 할인을 받을 수가 있다. 보통 저녁 8시까지지만 성수기엔 10시까지도 한다고 하니 알아보고 가면 좋을 것 같다(064-792-5700). 물론 미성년자는 출입이 되지 않는다. 유아와 동반한 부부라면 어린이 휴게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박물관에 들어서면 처음엔 성교육 전시관이 등장한다. 이름은 고리타분해 보이지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어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입구에 있는 첫날밤 훔쳐보기. 시작부터 창호지 구멍에 눈을 댔다가 헉!하고 물러선다. 그 안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다. 크크..

청각을 통한 성적 자극이라는 말에 혹해 남친과 내가 각각 다른 전화기를 들었다가 식겁했다는... 둘다 아무 생각없이 텔레폰 위의 남녀 확인을 하지 않고 수화기를 들었더니... 내 전화기에서는 여자의 신음소리가, 남친의 전화기에선 헉헉대는 남자의 신음소리가 나와서 남친이 질색팔색을 하는 통에 박장대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이밖에도 서로간의 심리나 성욕구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커플끼리 O, X를 눌러보는 코너가 꽤 재밌었다. 커플이나 부부라면 한번쯤 해보며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파악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밖에 교육적인 코너도 많다. 흔히 말하는 '변태'라 불리는 성향의 성 '노출증, 관음증' 등이 어떤 증상(?)인지를 설명해주는 코너, 남녀 성기 구조와 기능, 다양한 성 체위 등등.. 뭐.. 궁금하면 직접 가보시길;;

성교육 전시관 다음에는 성문화 전시관이 있다. 일본의 다양한 춘화와 체위 인형모양의 네츠케, 페루의 에로틱 도자기들, 유럽의 성문화를 보여주는 그림들, 한국과 중국의 춘화들, 그 유명한 인도의 카마수트라와 에로틱 조각들... 이 이상의 은밀한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박물관이 아닌 집에서 포르노를 다운받아 보면 그만이다 싶을만큼 꽤 수위가 높은 그림, 조각, 영상들이 집약적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눈둘 곳이 없는 전 세계의 성문화 속에 둘러싸여 있다보면 새삼 성에 대해 조금은 열린 마음이 되곤 한다. 모든 인간들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끝없는 성에 대한 관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그것을 드러내놓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온갖 성범죄들이 난무한 요즘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박물관을 나와 2층으로 가면 대한민국 에로티시즘 미술대전 수상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야릇하고 오묘한 남녀의 성을 신진 작가들이 다양한 형태로 표현해낸 작품들까지 보고 나면 성(性)에 관한 풀 패키지 코스를 완료하는 셈이다.

누구나 가질만한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방문한 곳이고 또 평생 한번쯤은 방문해 볼만한 곳이긴 하지만, 그 안에 특별한 것은 없었다. 왜냐면 성이란,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본능이며 자연스러운 욕구이기 때문에 '특별할 것'이 오히려 없는 셈이다. 그런데 그러한 성에 대한 교육이 오죽 부족했으면 성인이 되어 이런 성문화 전시관을 호기심을 가지고 방문을 하게끔 되는 건지.. 하는 생각에 씁쓸한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건전한 성을 드러내놓는 공간을 통해 은밀해서 더 위험해지고 있는 성의 어두운 단면들이 사라지는 세상이 온다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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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0/07/06 16: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미친공주 2010/07/06 16:17 #

    악 -ㅁ- 바람직한 지적질 완전 감사 -ㅁ- 합니다 ㅋㅋㅋ
  • 미친공주 2010/07/06 16:18 #

    ㅋㅋ 자동차 박물관도 입장료가 8천원.. -- 입장료들이 꽤 비싼 편입죠 ㅜ.ㅡ
  • TokaNG 2010/07/06 16:19 #

    재밌어 보이는 곳이네요.
    제주도에 저런 박물관이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한번도 가보질 못해서.. (제주도 자체를 못 가봤어요.;;)

    이성친구랑 같이 가도 아무렇지 않을 1人..
    제 친구들이라면 부끄러워하기 보다는 되려 저를 놀릴 것 같은데요?;;
  • 미친공주 2010/07/06 16:21 #

    ㅋㅋㅋㅋ 뭐 그정도급의 이성 친구라면야 ㅋㅋㅋ 뭐, 한번쯤 가볼만 합니다.
  • 이브닝 김중기 2010/07/06 16:33 # 삭제

    안녕하세요. 서울에 있는 석간신문 이브닝 편집자입니다. 이글루스와 공동으로 매주 블로그 지면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포스팅을 저희 신문에 싣고 싶어서 덧글을 남깁니다.
    이 포스팅에 <이글루스로보는블로그세상> 태그를 달아주시면 목요일자 이브닝 블로그면에 나갈 수 있습니다.

    글을 제공해주신 분께는 책2권을 드리고 있습니다. 이글루스로보는블로그세상 태그로 검색하시면 EBC에 그동안 게재된 포스팅들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저희 신문사 홈페이지 주소는 www.ieve.kr이고 신문은 서울지역 전철 입구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제 휴대폰 번호는 010-7258-9933입니다.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문자 주세요. (한밤중도 상관 없어요)
  • 2010/07/06 16:3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미친공주 2010/07/06 17:01 #

    ㅋㅋㅋㅋㅋ 아주 바람직한데요? ㅋㅋㅋㅋㅋ
  • 뇌전검황 2010/07/06 17:31 #

    금년에 제주도 여행계획중인데. 한번가봐야겠네요.
  • 미친공주 2010/07/06 18:05 #

    ㅎㅎ 누구랑 가시나요?ㅋ
  • 회색사과 2010/07/06 17:44 #

    잘 보고 갑니다!!!
    조심히 한마디 해 보자면...
    네츠케 는 일본의 쌈지나 담배주머니의 끈에 다는 장신구 내지는 버튼이에요 ㅎㅎㅎ
    "네츠케라는 체위 인형"이라기 보다는...
    체위 인형모양 네츠케가 맞지 않을까 합니다 ㅎㅎ
  • 미친공주 2010/07/06 18:05 #

    아 ㅋㅋ 그렇군요. 제가 네츠케가 뭔지 몰라서;; 이해를 잘못했네요 ㅎㅎ 감사해요^^
  • 배길수 2010/07/06 17:50 #

    1. 소나무도 없는데 웬 버섯들이...

    2. 맨 아래에서 두번째의 의자(?)는 끄트머리에 걸터앉는 습관이 있는 사람에겐 좀 곤란할 듯 하네요. 읰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어떤 이태리 의자도 가운데가 툭 튀어나와 좀 저런 느낌이었는데 이건 본격...)
  • 미친공주 2010/07/06 18:06 #

    버섯(?)이 너무 많아 어느덧 자연스럽게 느끼는 내 자신!!을 발견;;
    의자 좀 최고죠? 차마 앉아보지는 못하고 ㅋㅋㅋ
  • 콜드 2010/07/06 18:08 #

    제 지인분이 애인림과 저기 갔다와서 웃겼었다고 하더군요 ㅋㅋㅋㅋ
  • 미친공주 2010/07/06 18:28 #

    ㅋㅋㅋ 후끈 달아오르셨겠군요 ㅋ
  • 하늘의 승냥이 2010/07/06 19:00 #

    뭐라 할까... 한국에 있다는게 신기하네요?ㅎㅎㅎㅎ
  • 미친공주 2010/07/06 23:38 #

    ㅋㅋ 그...그렇죠?
  • 잉여베이터 2010/07/06 20:02 #

    어머 저곳은 꼭 가봐야 할곳이야!
  • 들꽃향기 2010/07/06 20:11 #

    "이밖에도 서로간의 심리나 성욕구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커플끼리 O, X를 눌러보는 코너"

    이 공간은 정말 유익한 공간이겠군요. 다만 솔로가 이런 얘기를 하자니. 시각장애우가 안경 고르는 느낌....OYL
  • 미친공주 2010/07/06 23:39 #

    ㅋㅋㅋㅋ 시각 장애우가 안경 고르는...;
  • 먹보 2010/07/06 21:34 #

    방송에 나왔던 곳이네요..전 보기 좋은데요ㅋㅋ 오히려 이게 더 낫지 않나요?..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사이트만 잘못 들어가도 넘쳐나는 것이 음란물인데 입장료가 영화 관람료와 같네요. 색다른 데이트 코스가 될 수도 있겠네요ㅋ 자극을 받을려나?ㅎㅎ
  • 미친공주 2010/07/06 23:39 #

    페로몬이 상승(?)하는 느낌은 있더이다 ㅋㅋㅋㅋ
  • 2010/07/06 22:26 # 삭제

    돈모아서여자친구랑꼭한번가보고싶은곳이네요ㅎㅎ
    아직고등학생인지라ㅠㅠ
    빨리알바해서놀러다녀서추억많이만들어야지
    곧500일이에요축하해주세요ㅎㅎ
    모두들즐거운하루되세요~!
  • 미친공주 2010/07/06 23:39 #

    추카드립니다 500일! 후아~
  • 나미브 2010/07/06 22:48 #

    ㅋㅎㅎㅎ 전 2년전에 갔다와서 저기 시리즈로 사진을 잔뜩 찍어뒀는데 사진들이 넘 야해서 (...) 감히 포스팅을 못 했.... ;;;
  • 미친공주 2010/07/06 23:39 #

    -ㅁ-;; 야...하죠? ;; 역시 서른 넘으면 대범해 진다니까요 ㅋㅋㅋ
  • 1 2010/07/06 23:05 # 삭제

    성범죄의 대부분은 성적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배욕을 충족하기 위함입니다ㅇㅇ
    그거랑은 상관 없음
  • 호모싸이코스 2010/07/06 23:32 #

    앗 이거 정답.
  • MerLyn 2010/07/06 23:19 #

    혼자 가는건 무리겠죠...OTL
    아악. 저런곳에 같이 갈 연인이 없어...ㅠ_ㅠ
  • 미친공주 2010/07/06 23:40 #

    동...동성 친구들하고 ㅋㅋㅋ
  • 17세 2010/07/06 23:49 #

    17세는 못가겠군요 ^^
  • 동상 2010/07/07 00:30 # 삭제

    예뻐보인다는 동상도 잘 보니 한 사람의 눈이 키스를 하면서 다른 곳을 향해 있네요.
  • 미친공주 2010/07/07 09:47 #

    윽.. 예리하신데요?ㅋ
  • 미스트 2010/07/07 11:00 #

    아래쪽에서 두 번째 사진의 의자는 불편해보여요. ;;;;
  • 미친공주 2010/07/07 14:05 #

    ㅋㅋㅋ 안앉아봐서 모르겠어요 ㅋㅋ
  • sinis 2010/07/07 11:34 #

    옛날 유럽여행중 암스테르담에서 방문했던 성 박물관이 생각납니다~

    같이 들어간 일행(여자 2인)들이 심히 태연하게 "오빠는 저런거 보면 막 흥분되고 그래요?"하고 놀리기에, 아무말 없이 그네들 손을 잡아서는....
    .
    .
    .
    .
    .
    .
    옆에 있는 남성의 성기 모양을 한 나무 장식물(좀 리얼했죠...)에 가져다 대 주었더니 '악' 소리를 내면서 손을 씻더군요.^^;;
  • 미친공주 2010/07/07 14:05 #

    ㅋㅋㅋㅋ 윽 더럽혀졌어 ㅋㅋ
  • ranigud 2010/07/07 15:21 #

    아... 아래에서 두번째꺼... 테이블이 아니라 의자군요 ㅋㅋㅋㅋㅋ
  • 미친공주 2010/07/07 17:13 #

    테...테이블이면 더 민망한거 아닌가요?ㅋㅋ
  • 까롤로 2010/07/07 16:07 #

    저랑 같이 간 게이 친구는 오히려 여성 조각들을 보고 신기해 하더라구요 ㅋㅋㅋ 처음본다면서
  • 미친공주 2010/07/07 17:13 #

    -ㅁ-;;;
  • 민트초코칩 2010/07/17 21:56 #

    남자세명에 여자 저 혼자로 러브랜드를 갔었는데,
    음,, 생각보다 낯이 다들 두꺼워서 볼만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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