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 진짜 대~단하다! '아만츄' 활자이야기

남친과 같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억!"하고 소리를 지르는 때가 있다. 깜짝 놀라 왜 그러냐고 물으면, "저 차가 왜 한국에 있지?"라던가 "XX 사의 오토바이를 내 눈으로 보다닛!!!"하면서 감탄에 빠지곤 한다. 차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완전히 허무해지는 순간이다.

그런데 그러던 내가 어느날 갑자기 "억!"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바로 여의도 공원 근처에서 어떤 사람이 입은 반팔티 때문이다. 그 반팔티에는 "말라파스쿠아"라는 지역의 이름과 다이빙 로고가 적혀 있었다. 아는 사람만 아는 필리핀의 상어와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지역, 아니 저 옷을 이런 곳에서 보다니.. 혼자서 감탄을 하고 만다.

스쿠버 다이빙에 빠져들고 나서는 그와 관련된 것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TV에서 바다 장면만 나와도 채널을 멈추게 되고, 다이빙을 한다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면 무조건적인 반가움과 친근감이 든다. 아마도 그건, 다이버들끼리만 통하는 그 묘한 무언가일 것이다. 우리가 경험한 남들이 모르는 세상에 대한 공감대라고나 할까.

그래서 당연했던 것이다. 서점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주제로 한 만화를 보고 발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던 건.

'아만츄' 이름도 특이하다. 아마 남자분들이라면 표지 사진에 혹할지도 모르겠지만(?) 내용은 순수한 고교서클 이야기이다. 많이 봤던 패턴이겠지만, 시골 마을로 전학 온 내성적인 후타바(테코)가 대책없이 긍정적인 스쿠버 다이버 히카리(피카리)를 만나 함께 고교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이빙 서클에 가입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아마 추후에는 보다 자세한 바닷 속 이야기까지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가 되는 만화다.

또한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만큼 귀여운 그림체를 자랑하는 만화이기도 하다. 주인공에 남자 하나 등장하지 않지만 뻔한 스토리의 순정만화 보다는 뭔가 '소재'를 이용한 성장 만화를 재미있어 하기 때문에 마음에 든다. 더구나 그 소재가 이번엔 스쿠버 다이빙이 아니던가!!

1권을 보니 다이빙을 할 때 입는 기본적인 수트에 대한 이야기와 다이빙 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 같은 것들이 그려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 딱딱한 강의용 교육 만화는 아니다. 귀여운 소녀들의 여고시절 이야기에 가깝다. 소재가 다이빙일 뿐.

매번 일본 만화가 대단하다고 느끼게 되는 건, 일본 만화가 정말 다양한 것들을 소재로 삼기 때문이다. 최근에 봤던 자전거 만화 '스피드 도둑'과 '겁쟁이 페달' 역시 놀라웠었다. 자전거에 대해 관심이 없던 나로써는 자전거를 소재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나 싶었는데 자전거로 산악 자전거 대회 등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성장을 해나가는 주인공들을 보며 감동을 받고야 말았다. 순간 울컥해서 자전거를 지를 뻔... ㅋㅋ

뿐만 아니다. 천재 소방관 이야기라던가, 섬마을 의사라던가 하는 각종 직종부터 테니스, 농구 등의 다양한 스포츠들까지.. 일본 만화가 다루지 않는 소재가 없다. 게다가 그 소재를 겉핥기 식으로 다루면서 주 내용이 로맨스, 이런 것이 아니라 그 소재에 대한 빠삭한 상식과 제대로 된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폭발적인 인기를 끈 '신의 물방울'만 봐도 그렇다. 다양한 와인 상식과 맛에 대한 정보 등 사전 지식이 없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장기적인 준비 과정에 대한 투자가 뒷받침 된다는 소리다.  

설마 나오리라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스쿠버 다이빙 만화를 보며 다시금 일본 만화의 저력에 감탄한다. 아마도 이 만화를 보며 스쿠버 다이빙 세상으로 오게 될 사람들도 있겠지? 라는 생각도 하면서...


덧글

  • 라이네 2010/11/05 11:07 #

    그 만큼 구매층이나 시장자체가 크다는 이야기랑 일맥상통하니깐 말이죠.
    부러운 일이지요-_-;
  • 미친공주 2010/11/05 11:43 #

    그러게요..씁;;
  • Rudvica 2010/11/05 11:53 #

    다만 작가분께서 이유있는 휴재에 들어가셔서...
    단행본 발매주기가 1년 정도 늦춰질 것 같은 아쉬운 사정이 생겼습니다...
    (물론 축하해야 할 이유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목 빠져라 3권과 4권을 기다려야 하지요...^^)
  • 미친공주 2010/11/05 13:10 #

    OTL 슬픈 뉴스네요.. 흑흑
  • Rudvica 2010/11/05 13:18 #

    3권은 일본에서도 작업되어 있으니...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4권은 아마도 작가분의 2세 탄생 이후가 되겠거니 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할 듯 싶습니다...^^
    (그런데 한국판 2권의 한정판은 왠지 참 사기 싫어서 결국 일반판으로 구입했었습니다...^^)
  • 후카에리 2010/11/05 17:00 #

    음, 휴재인가요. 젠장, 이건 말도 안 돼...
  • 워커 2010/11/05 11:54 #

    그림체 보고 어..? 아리아? 생각했다가 저자명을 확인해보니 역시나 아마노 코즈에였군요..
    일상치유계려나요 저작품도..
  • 미친공주 2010/11/05 13:10 #

    ^_^ 그런 필이 좀 나긴 했습니다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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