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떠나 보내는 내 블로그 총결산편!! 잡담

원래 과거를 정리하는 일은 새해가 오기 전에 했어야 하는 법인데요, 해 넘기기 전에 세부 여행기를 마무리 짓자는 결심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졌습니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2010년 내 블로그 총결산'을 하고 나면, 새해를 맞이하는 기분이 조금은 들지 않을까요?

제 블로그를 자주 찾아 주셨던 분들이라면 위의 글까지 읽었을 때 뭔가 이상한 감을 느끼셨을 겁니다. '원래 미친공주의 말투가 저렇던가...?' 하고 말이죠. 그렇게 느끼셨던 분이라면 새해 복 정~~~말 많이 받으실 겁니다. ㅋ

처음에는 블로그를 내 스스로 나에게 하는 이야기, 혹은 나만의 기록처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기사체인 '뭐뭐 했다, 뭐뭐한다'는 식의 끝맺음을 했던 것 같구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타인에게 하는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 말투를 언제 어떻게 바꿔야 할지가 난감한 겁니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면서 그 반말 같은 말투가 미친공주의 개성처럼 굳어져버리고 만 거죠. 덕분에 제가 드리는 정보에 대해서는 더 신뢰를 느끼셨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건방지다거나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사람처럼 느껴져버린 것 같습니다. 물론 이웃관리 잘 못하는 성격탓도 있구요. 그래서 2011년 기념으로 말투 한 번 바꿔보려구요. 설마.. 이것도 작심삼일 될까요?

블로그를 시작한지 벌써 2년 반이 넘었습니다. 사실 쉽지 않은 기간이었죠. 처음 1년은 할 말도 참 많았고, 정말 신나게 써내려갔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갖고 있던 생각들이나 추억을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전 고작 1년용 추억과 생각이 다인, 내공이 한참 떨어지는 사람이었던 거죠. 그래서 그 후로는 더욱 열심히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먹으러 다니고 여행도 다니면서 자꾸만 경험을 쌓으려고 노력을 했답니다. 그렇게 1년을 또 간신히 보냈는데 그 마저도 반복되는 패턴이 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지는 기분이 들더군요.

가끔 그런 일을 겪는 블로거들은 문을 닫고 바람을 쐬고 어디 멀리도 오래오래 갔다오시던데 묶인 몸에 매일 남기는 기록이라곤 블로그가 다인 제가 그마저도 문을 닫는다면 아무 의미없는 하루하루를 보낼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블로그를 쓰기 전까지 썩 부지런한 편은 아니었던 저니까요.

그러고 보니 꽤 오랜시간 블로그 운영을 하면서 결산은 딱 한 번 했네요. 오랫만에 찾아 읽어보니 재밌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당시만 해도 의욕 충만하던 시절이라는 티가 글에서 팍팍 드러나더군요. 그래서 좀 더 활기찬 2011년을 맞이 하기 위해서는 타임캡슐처럼 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우와.. 사설이 엄청나게 길었네요.

두구두구두구.. 그럼 이제 저만의 어워드를 발표합니다. 물론 저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인 어워드죠. (모든 기준은2010년에 작성된 글에 한해서입니다)

*** 내가 꼽은 최고의 여행지

필리핀!!!

아.. 맥빠지시죠? 그럴 수 밖에요. 저 올해 바다를 4번 갔는데 그 중 3번이 필리핀이었거든요. 그러니 필리핀이 최고의 여행지가 될 수 밖에요. 나머지 한 곳은 제주도였는데.. 날씨가 협조를 안해주더군요;; 바다 위의 최고의 여행지로 모알보알을, 바다 속 최고의 여행지로 두마게떼 아포섬을 꼽겠습니다. 참고 포스트는 아래쪽에...

모알보알 : 마지막 휴양지가 있다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두마게떼 아포섬 : 바다의 꽃 '산호' 식물일까요? 동물일까요? 

*** 내가 꼽은 최고의 맛집

이건 국내와 국외로 나눠야겠네요.

먼저 국내의 맛집입니다. 올 한해 정말 열심히 먹으러 다녀서 하나만 꼽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가격 대비 맛 대비 방문횟수까지.. 이곳을 이길 가게가 없네요. 홍대의 '버거B'입니다.

홍대의 수제버거 강자로 떠오르는 '버거B'

해외의 맛집입니다. 올해는 새로운 맛집을 몇개 개척을 했습니다만.. 구관이 명관입니다. 족발 튀김 앞에서는 알리망고 씨푸드도 무릎을 꿇고 마는 군요. 

사실.. 저.. 족발튀김 먹으러 세부 가는 여자에요~ 

*** 내가 꼽은 최고의 영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닌데 올해 좋은 영화들이 너무 많았어요. 허트로커, 500일의 썸머, 드래곤 길들이기, 바스터즈, 인셉션, 악마를 보았다, 시라노 연애조작단, 부당거래.. 괜찮다는 소문이 난 영화만 골라봤거든요. 정말 힘들게 고민했는데 선택은 '바스터즈'입니다. 왜냐면 기대치 대비 가장 참신했고, 뒷끝이 통쾌했고, 위의 영화 중 다시 한번 보라고 한다면 바스터즈를 선택할 것 같거든요.

바스터즈, 이렇게 통쾌한 전쟁 영화는 처음 

*** 내가 꼽은 최고의 드라마

하반기로 갈수록 씨가 마르고 있지만 나름 올해 저를 미치게 하는 드라마도 많았어요. '파스타'로 시작해서 '검사 프린세스'를 지나 '성균관 스캔들'을 거쳐 '시크릿 가든'으로 마무리. 이 네 드라마는 우열을 가리기가 힘드네요. 끙끙.. 포스팅 갯수로 보니 파스타와 성균관 스캔들이 동률을 이룹니다. 일단 명장면 명대사가 정리되어 있는 드라마니까요. 공동수상, 참 별로인데 말이죠. ^^

내가 꼽은 파스타의 최고 명장면, 명대사

성균관 스캔들, 내가 뽑은 명장면 명대사

*** 내가 꼽은 최고의 책

거의 책을 보는 기준도 잡식성(?)인지라 어떤 책이 좋았다고 꼽기가 더 힘드네요. 비슷한 종류의 책이라면 우열을 가리기가 참 쉬울텐데 말이죠. 그렇지만 굳이 꼽자면, 뒷북치며 읽은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이 최고의 책이 됐네요. 저 소설 참 안 읽는 사람인데요, 읽은 것에 감사한 책이었거든요. 나름 첫사랑이라는 단어에 민감한 탓이기도 하고, 읽은 곳이 환상적인 바닷가여서일 수도 있겠지만요 ^^

80 평생을 지배한 첫사랑의 기억 '살인자의 건강법'

*** 내가 꼽은 최고의 연애담

연애글도 심심치 않게 올렸었는데 최근에는 소재가 썩 없네요. 연애 3년 하면 더 이상 얘깃거리가 없는 걸까요?...는 아닐테고. 아마도 주변의 친구들을 팔 만큼 팔았기 때문일 거에요. 이제 연애담이 거의 끝나가고 다들 결혼 모드인데 부부간의 이야기는 연애담처럼 시시콜콜하게 듣기는 쉽지 않고. 그나마도 가장 마음 속 얘기를 많이 꺼내놓았던 연애담입니다.
나의 연애 인생을 바꾼 친구의 한 마디  

이렇게 한 해의 포스팅을 정리하면서 2010년 제게 일어난 중대한 두 가지 변화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하나는 수중 카메라가 생긴 겁니다. 수중카메라 덕에 그동안 찍지 못했던 물고기 사진들을 찍으면서 새로운 취미에 흠뻑 빠지게 되었지요. 또 그 카메라는 음식 사진을 기가 막히게 잘 찍어내는 녀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의 사진들의 퀄리티가 급상승 했다고나 할까요? 또 하나의 변화는 스마트폰입니다. 기계치인 제가 추천 어플을 논하게 될꺼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헐~

그렇지만 카메라로 찍는 맛 때문에 사진 위주의 포스팅이 많아지고,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 때문에 상대적으로 생각할 시간도 부족해 진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작년보다는 깊이가 없는 글들이 많아진 느낌도 들구요. 이런 흐름이 씁쓸하긴 하지만 2010년의 대세였던 건 확실한 듯 합니다.

늘 사람이 같은 자리에 머무르지 않듯이, 블로그도 늘 똑같은 모습은 아닙니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변하죠. 변해야 하구요. 내 자신을 반영하는 거울이자 그림자같은 존재이니, 블로그가 변하지 않는다는 건 내가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2011년에는 또 어떤 변화가 다가올지 사뭇 기대가 되는 거랍니다.

연초부터 지루한 포스트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덧글

  • TokaNG 2011/01/03 18:36 #

    오~ 블로그 결산이라고 해서 이글루스 결산처럼 그래프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스스로 블로그를 다시 한번 돌아보신 거군요.
    항상 재밌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 )
    올해에도 공감 가는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 미친공주 2011/01/03 18:58 #

    ^_^ 항상 읽어주시고 댓글도 열심히 달아주셔서 참 큰 힘이 됩니다. ^^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대건 2011/01/03 20:41 #

    버거비가 최고의 식당이셨군요.
    전 소개시켜준 식당중에 아지센라멘에 오늘 점심때 다녀왔지요.
    내일쯤 사진 정리해서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
    버거B도 좋지요.

    곧 회사 사무실이 이전한다고 하니, 이사하기 전에 홍대 맛집을 좀 더 많이 다녀야 겠어요. 지갑은 얇아지겠지만... ^^
  • 미친공주 2011/01/04 10:17 #

    날씨가 추우니 아지센도 생각나네요.
    홍대 근처에 근무하시나봐요. 아우 복받으신 분.. ^^ 그러고 보면 참 요즘 홍대에 맛집들이 정말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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