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부부는 어떻게 사나? 적나라한 '미워도 다시 한 번' 연애이야기

언젠가부터 좋지 않은 부부 사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방송이건, 드라마건,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일단 부부사이에 미움이 존재한다는 것이 전제가 되고, 그럼에도 다시 한 번 해보려고도 하지 않는 요즘 세태가 느껴지는 말이라고나 할까. 

어느날 동생이 '미워도 다시 한 번'을 보냐며 추천을 했다. 케이블 'E! TV' 그리고 'SBS플러스'에서 매주 금요일 밤 12시에 방송이 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실제 이혼 위기에 있는 4명의 커플에게 2000만원의 상금을 걸고 댄스 스포츠 미션을 수행하게 만드는 리얼 프로그램이다. 단지 댄스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권투 글러브를 끼워주며 싸우게 한다든지, 가상 이혼 법정에 세운다던지, 서로의 이상형으로 외모를 꾸며준다던지.. 여러가지 솔루션을 제공하며 관계 회복을 돕는 방송이다.

친구들끼리 모여 삼삼오오 수다를 떨 때에도 남의 부부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사소하게 지지고 볶고 싸우며 살아가는 이야기에 때론 폭소가 터지기도 하고 때론 고개를 주억거리며 이런저런 공감을 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실제상황을 화면으로 적나라하게 지켜보자니 재미가 없을 수가 있을까? 이런 시청자들이 많았던 탓인지 케이블로써는 대박 시청률인 4%를 훌쩍 넘어섰다고 한다.

처음에 이 방송에 등장한 부부들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진짜 이혼 직전의 부부, 서로에게 정나미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욕설과 폭력, 증오만이 남은 그 부부들의 모습을 보며 여러모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그들이 처음에 결혼하기까지 서로 사랑하며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을텐데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다는 것이 첫째요, 이런 적나라한 부부생활을 화면으로 방송할 결심을 했다는 것이 둘째다.

처음에는 신기했다. 부부가 그토록 서로를 증오할 수 있다는 것이.. 욕설을 퍼붓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심지어 촬영중에 맞아서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그리고 두번째는 놀라웠다. 부부라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댄스 스포츠를 배운다고 서로 손을 맞잡는 일조차,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아주 어색해하더라는 것. 셋째는 감동이었다. 그토록 증오하던 부부들이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매주 지켜본다는 것이..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이혼으로 고민하는 부부들이 이 방송을 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4쌍의 부부를 보면서 또 다시 느끼는 것이 있다. 부부간의 문제는 원인의 경중은 있더라도 부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부부들을 지켜보면 남편이나 아내나 사랑받고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주기에 앞서 먼저 받고자 하는 욕심들은 끝없는 갈등을 야기하고 만다. 그렇지만 그렇게 살아오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서로에게 마음을 터 놓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럴때 부부 공동의 목표가 생기는 일은 꽤 괜찮은 것 같다.

댄스 스포츠 미션을 통해 2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하자는 취지는 두 사람의 손을 맞잡고 눈을 마주치게 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만들며, 공통의 관심사와 취미를 갖게 한다. 물론 그것이 부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제들 - 나이 차이라던지, 경제적 문제라던지 -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단지 그 공동의 목표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적인 교류나 공감대가 꽤 많이 형성되더라는 것이다.

내 생각에 부부란, 서로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나를 완벽하게 이해해줄 사람, 나를 완전히 받아주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지 옆에 있다는 것, 내 편이라는 것,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고 어깨에 기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세상을 헤쳐나가기 보다 쉽게 만들어주는 그 무엇이 아닐까? 그래서 감정적인 교류를 나누는 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솔루션은 꽤 희망적이다.


덧글

  • p a r i s 2011/03/06 11:08 #

    사람 사는 건 다 틀리다고는 하지만 또 똑같은 문제로 싸우고 힘들어하고 그런 것 같더라고요. 요즘은 서로 위해주는거 없이깔아뭉개고 서로의 자존심만 세우려고 해서 더 이혼률도 높아지는 것 같애요.
  • 미친공주 2011/03/07 14:02 #

    조금의 양보가 그렇게 쉽지가 않나봐요 ㅎ
  • 미친공주 2011/03/07 14:03 #

    이번주 방송에서 최면치료 및 심리치료들을 했는데.. 그걸보니 조금 더 이해가 가더라구요.
    상처없는 사람들은 없는데 저마다 자기 상처만 끌어안고 살다보니 그렇게 되는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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