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중국요리의 편견을 깬 '홀리차우' 바람이야기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종종 중국음식을 시켜먹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냥 뭔가 요리하기도 귀찮고 외식도 귀찮을 때 먹는 요리쯤..이라고 생각이 되지요. 그러니 미국식 중국요리라는 퓨전 장르에 대해서는 썩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지요. 미국식 일본 요리인 캘리포니아롤은 참 맛있게 먹으면서 말이죠.

이태원을 지나가면서 몇 번 간판을 본 적이 있습니다. 왠 팬더의 얼굴이 박혀있는 상표인데요, 해밀턴 호텔 2층에 있는지라 눈에 안띌래야 안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거의 질질 끌려가다시피 갔던 그곳 '홀리차우(ho lee chow)'입니다.  

창문에 박혀있는 팬더를 봤을때는 왠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와 보니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실내는 차분하고 깔끔하며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요. 빛이 많이 들어오는 창가 자리는 모던한 느낌도 듭니다. 누군가를 접대하거나 중요한 모임이 있을 때 오기에도 괜찮은 장소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기본적인 볶음밥 메뉴 가격을 올려봅니다. 스몰 사이즈는 다른 요리와 함께 두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에요. 그 밖에 다른 요리들도 15,000원 전후로 일반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정도 생각하면 됩니다. 

양면이 다른 컵도 너무 예뻐서 탐이 납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짜샤이 접시도 예쁘고요. 나이 들수록 요리도 요리지만 식기류 보는 재미로 밥을 먹게 됩니다. ^^;; 짜샤이를 에피타이저 삼아 요리를 기다립니다. 드디어 등장입니다.

홀리즈 갈릭 베지터블(11,900원)입니다. 다양한 색감이 일단 마음에 들어요.

가지, 호박, 브로컬리, 피망, 마늘쫑, 옥수수 등의 야채를 마늘과 굴소스에 볶은 요리입니다. 재료 자체의 맛과 소스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향이 잘 어우러지는 요리에요. 시작부터 맛있다를 연발하게 됩니다.

홀리즈 하우스 후라이드 라이스(9,500원)입니다. 혼자 먹기엔 좀 많은 양이죠.

닭고기와 새우, 버섯, 숙주 등 부재료가 푸짐하게 들어있고 간이 잘되어 있는 맛있는 볶음밥입니다. 끈적거리는 느낌이 없어서 먹어도 먹어도 느끼함 없이 자꾸 먹히네요. 먹어본 볶음밥 중 손가락에 꼽을 수 있겠습니다.

레몬 치킨(13,900원)입니다. 요즘 많은 중국집에서 레몬닭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퍽 새로운 요리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수북한 양파랄까요?

소스가 흥건하지 않아서 쉬이 눅눅해지지 않고 레몬의 상큼한 맛과 양파 때문에 역시 느끼함 없이 자꾸 손이 가는 메뉴입니다. 그렇지만 흔한 메뉴고, 연희동 이화원에서의 레몬닭이 떠오르기 때문에 다음에는 다른 메뉴에 도전해 봐야지 결심하지요.

무엇보다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메뉴는 스파이스 포크 로인(14,500원)입니다. 보기에는 뭔가 허전하죠? 저도 엥? 그랬답니다. 뭔가 딱히 양념이 되어 있는 것 같지도 않구요. 그런데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돼지고기인데 너무 연해서 닭고기 허벅지살 같았어요. 몇번이나 이거 닭고기 아니냐고 물어봤지요.

우와~ 완전 푸짐하죠?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걸 둘이 가서 주문했다는 거 아닙니까. 남친이 미리 주문해놔서 제어할 수 없었다는...ㅠㅠ 하지만 위대하기로 유명한 저희도 저걸 다 먹을 순 없었답니다. 결국 포장을 해서 나왔어요. 고기요리에 야채도 꽤 나오는 편이라 야채를 안시켜도 될 것 같기는 한데.. 저 야채도 맛있어서 포기하기 싫고. 결국은 다음에 한, 두명 더 데리고 와서 더 주문해서 먹자고 합의를 봤다나요, 뭐라나요. ^^;;

어쨌든 돌아 나와서 자꾸만 가물가물 떠오르는 맛입니다. 미국식 중국요리에 대한 저의 편견이 부끄러워지게 만드는 가게였어요. 이태원 뿐 아니라 체인점이라 가게가 많다고 하니, 기회되시면 새로운 퓨전 요리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


덧글

  • 군중속1인 2011/05/27 17:14 #

    ..밥이 9만5천원인가요 ;ㅂ; ....무섭
  • 미친공주 2011/05/27 18:06 #

    헉... 실수 ㅠㅠ
  • 대건 2011/05/27 17:17 #

    퇴근길 버스 창밖으로 늘 보이는 집이죠. 이태원점은 아니고 다른 체인이지만요. ^^
    늘 그냥 보기만 한 집이었는데, 한번쯤 가봐야 하겠네요.
  • 미친공주 2011/05/27 18:06 #

    넵 ㅋㅋ 저도 늘 보기만 ㅋㅋ
  • nibs17 2011/05/27 19:43 #

    현지에서는 단품 메뉴 하나에 $6만 넘어가도 꺼려지던 메뉴가 물 건너오니 패밀리 레스토랑급이 되어버리는군요(먼산)

    뭐, 물론 인테리어나 인테리어같은 것에는 더 신경을 쓰긴 한것 같습니다만...
  • 카이º 2011/05/27 20:30 #

    어? 보통은 누들이나 볶음밥류가 좀 많을 줄 알았는데
    요리류도 괜찮고 야채볶음 꽤 멋집니다!
  • 안다미로 2011/05/27 21:29 #

    여자친구랑 데이트하기 좋은 곳이였었지요 ^^배부르고 분위기좋구.

    또가고 싶네요^^
  • 도시조 2011/05/27 23:27 #

    미국식 중국요리보단 많이 비싼거 같네요
  • SM6 2011/05/27 23:28 #

    뭐 대신에 레알 미국식 중국요리보단 뭔가 미묘하게 healthy 해 보이니까 썜쌤으로..(?)
  • 티니 2011/05/31 02:13 #

    미국식 중국요리보단 많이 비싼 거 같네요 222222
  • SM6 2011/05/27 23:28 #

    태평양 건너가더니 가격이나 내용물이나 미국식 중국요리라고 하기는 좀 미묘한 물건이 되어버렸군요(...)
  • highenough 2011/05/28 00:30 #

    테이크아웃 해서 놀러 가기도 좋습니다. :)
    전 여기 적립카드도 있는 노예예요ㅠㅠ
  • zoo 2011/05/28 00:42 #

    여기 오렌지치킨 예술
  • pink 2011/05/28 01:07 #

    원래 아메리칸 차이니즈는 엄청 싼 음식이지만 미국에서도 PF Chang's 같은 곳은 가격이 부모님이 없죠.. 그 정도 수준의 가격과 분위기는 되는 듯 합니다. ㅎㅎ 여기 얘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경험삼아 한 번 가볼만 할 듯... 잘 봤습니다.
  • gvw 2011/05/28 06:02 #

    쨔샤이가 나온다는 시점에서 어메리칸 차이니즈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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