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맛보는 북경 오리구이 '베이징 코야' 바람이야기

처음 중국에 갔을 때, 북경 오리구이를 난생 처음 맛보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었지요. 요즘은 오리고기를 취급하는 집이 꽤 많아졌지만 10년 전만해도 오리고기 자체를 취급하는 집도 많지 않았던데다, 오리고기 맛에 대한 선입견 같은 것이 있었거든요. 그렇지만 직접 맛본 북경 오리구이는 담백하고 고소하고.. 딱 제 스타일이더군요.

베이징 카오야 - 북경오리의 잘구어져 카라멜화된 겉껍대기는 바삭바삭하며 고소한 기름맛이 좋다. 북경오리는 얇게 썰어서 소스를 찍어 오이채와 같은 야채와 함께 바오빙이라는 얇은 밀전병에 싸서 먹는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괜찮아 식당이 많이 생길 줄 알았는데, 가격 때문인지 조리 과정 때문인지 아직도 베이징 덕을 취급하는 식당이 그리 흔치는 않습니다. 제가 가봤던 곳은 종로의 '베이징 코야'와 압구정 현대백화점 대각선의 '베이징 덕'이라는 가게입니다. 또 크리스탈 제이드 팰리스에서도 판매가 된다고 알고 있어요. 베이징 덕에서는 반마리에 3만 얼마인가 하고, 베이징 코야는 한 마리에 6만원, 크리스탈 제이트 팰리스는 훨씬 더 비쌌던 걸로 기억합니다. 두 분이서 드시기엔 반 마리 정도가 적당하니 베이징 덕이 나을 거 같고, 3명 이상이면 더 저렴한 베이징 코야가 낫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원하시면 인터콘티넨탈 호텔의 크리스탈 제이드 팰리스를 가시면 되겠죠?

작정하고 북경 오리구이만 먹자며 오랫만에 베이징 코야에 가게 되었습니다. 종로에 있는 베이징 코야입니다. 북경 오리구이는 조리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반 마리가 안되는 것이 조금 아쉽네요. 한 마리는 적어도 세명이 먹는게 적당해 보입니다.

베이징 코야는 아주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닙니다. 북경 오리구이를 제외하고 다른 중국 요리들이 일반 중국집과 가격이 많이 차이가 나지 않아 일반 중국요리를 먹으러 오는 분들도 꽤 있다고 해요. 특히 평일 점심 직장인이 몰리는 시간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룸이 따로 있어 모임같은 걸 하실 때 좋긴 하더라구요. 일하시는 직원 분들이 불친절하게는 안느껴 지지만 그렇다고 알아서 챙겨주시는 스타일은 아니니 참고하시구요. 왜냐면 비싼 북경오리를 먹는데 그만큼의 대접(?)을 못받는다고 느끼실 수 있어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반찬 또한 단촐하기 짝이 없죠. 하지만 베이징 카오야 하나로 모든 것이 다 용서가 되니까요, 전;;;

드디어 미리 예약해 놓은 오리가 등장합니다. 주방에서 카트를 끌고 나와서 테이블 옆에서 분해를 해주세요.

오리를 분해하는 과정을 보면서 입맛을 다십니다. 쩝쩝;;

짜잔~ 오리 한 마리가 수북한 접시에 쌓여 등장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한 마리는 두 사람에게 조금 과한 편입니다. 남자분 둘이서 먹을 양이라고 해야할까요? 세 사람이 나눠 먹으면서 식사 하나 시켜 먹고.. 이 정도가 딱일 것 같지만.. 어쨌든 남자 2인이 충분히 먹고 남을 양을 우리는 아주 조금 남기고 다 해치웠답니다. 

북경 오리구이의 백미는 껍질입니다. 기름이 쪽 빠진 저 껍데기가 아주 고소해요. 껍데기 먼저 소스에 찍어서 먹습니다. 사진을 보는 제 입에 다시 그 껍질맛이 감도는 기분이네요 ㅠㅠ

북경 오리구이와 함께 먹는 것이 바로 저 밀전병입니다. 어떻게 먹는지 한 번 보실까요?

밀전병 위에 파채와 소스를 찍은 오리를 올리세요.

요렇게 돌돌 말아서 한 입에 쏙 넣습니다. 오리고기의 담백함과 파채의 아삭함, 소스와 밀전병이 어우러져 북경 오리구이만의 개성적인 맛을 냅니다. 특히 밀전병과 파채를 좋아해서 추가로 달라고 요청해서 먹었습니다. 정말 목구멍에 차오를 때까지 먹었습니다.

닭다리와 달리 북경 오리구이에서 가장 먹을 게 없는(?) 부위라고 할 수 있는 오리 다리입니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껍질을 억지로 뜯어서 먹어버리는 저란 사람..;;

식사가 거의 끝나갈 때쯤, 오리 뼈로 끓인 육수를 갖다 줍니다. 기존에 먹어봤던 고기 육수나 닭 육수와는 또 다른 고소한 맛이 납니다. 육수를 낼 때 견과류가 들어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고소함이었어요.

맛있게 먹었지만, 오랫만에 들러서 그런지 어쩐지 예전에 기억했던 맛만 못하다는 생각이 살짝 들긴했습니다. 혹은 예전에는 아쉽게 몇 조각 먹었었는데 둘이서 한 마리를 다먹으려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구요. 과유불급이죠;;;

 http://www.베이징코야.kr/

6만원이라는 가격대가 워낙 후덜덜 해서 평소 자주 접할 수 있는 메뉴는 아니지만, 이따금 특별한 날 독특한 메뉴를 맛보고 싶을 때 찾을만한 곳입니다. 자세한 메뉴와 위치는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길 바라며..


덧글

  • 호떡님 2011/08/19 17:11 #

    으악 역시 베이징덕은 밀전병에 말아서 먹어야 ㅠㅠㅠ
  • 미친공주 2011/08/19 18:31 #

    냠냠냠냠 -ㅠ-
  • 카이º 2011/08/19 19:41 #

    우리나라에 카오야 파는곳이 별로 없었나봐요?
    흠.. 그러고보니 꽤나 전문적으로 다뤄야 하니까 그런가요
  • 미친공주 2011/08/22 09:33 #

    그런것 같기두요..^^;;
  • Warfare Archaeology 2011/08/20 01:46 #

    ㅋㅋ 북경오리는 한국에서 너무 비싸서...중국 갈 때만 먹는 음식인지라.

    확실히 국내 식당에서는 깔끔하고 더 맛깔스럽게 세팅을 해주긴 하는 듯. ^^
  • 미친공주 2011/08/22 09:33 #

    ㅠㅠ 저도 중국 자주가는 몸이라면 그러겠어요. ㅋ 원체 비싸서 ㅠㅠ
  • Warfare Archaeology 2011/08/22 10:07 #

    ㅋㅋ 그렇긴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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