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 러브, 불륜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조조할인

다들 '행복'하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마다 꿈꾸는 행복은 다를지 몰라도요. 혹자는 동경하던 여인과 평생을 함께 한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이야기 하고, 혹자는 내 통장에 얼마가 들었는지 모를만큼 부자가 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이야기 할 겁니다. 누구는 자식이 성공을 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할 것 같다고 하고, 누구는 평생 한 번 가보기 어려운 여행지에 발을 디딘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동경하던 여인과 결혼을 하면 행복할까요?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요? 행복을 느끼는 건 단지 성취한 그 순간 뿐일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되뇌이게 되지 않을까요. 난 행복한데, 왜 자꾸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까. 행복이란 것은 완전하지 않아서 늘 결핍과 동행하는 것만 같습니다. 끊임없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원하고 성취하거나, 혹은 결핍된 감정을 무시한 채 "나는 행복해"라는 최면을 걸며 현실을 살거나 해야하나봐요.   

** 스포일러 있습니다.

지난 주말, 저는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림처럼 보이는 한 가족 안에서도 더욱 경직되어 있는 자세로 앉아있는 여인 '엠마'입니다. 러시아에서 밀라노의 상류층 재벌가문인 레키가로 시집 온 그녀는 완벽한 가정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녀의 손끝에서 가족을 위한 완벽한 테이블이 셋팅이 되고, 자녀들과 남편을 너그럽게 돌보고 보듬는 최고의 아내이자 엄마지요. 타인이 보기에는 완벽하게 행복한 가정입니다.

어찌보면 흔한 설정일지도 모릅니다. 완벽한 인생을 사는 여자가 그 인생을 벗어나 망가지고 흐트러진 모습으로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 누가 뭐래도 불륜이며, 남편을 배신하고 자식을 버린 파렴치한 엄마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사랑에 빠지면서 짧아진 머리카락이, 조금씩 변해가는 그녀의 표정이, 비로소 그녀가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그렇다 해도 불륜을 미화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요? 저는 그 때 그녀와 정 반대의 한 여성을 떠올렸습니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라는 영화 속의 '에이프릴'입니다. 에이프릴 역시 남편과 더할나위 없이 행복해 보이는 가정을 꾸려가고 있었지만 권태에 잠식되는 생에 맞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맙니다. 둘 중 누구의 선택이 더 옳고 그른지 판단은 개개인의 몫입니다. 아니, 애초에 이런 선택을 할 만큼 권태롭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쩌면 배부른 투정일 겁니다. 하루하루 생을 치열하게 살아가는데 급급한 사람들이 꿈꾸는 행복이란 오히려 소소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모든 행복을 다 가진듯 해 보이는 사람들이 느끼는 권태가 더 무서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류의 영화며 드라마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거겠지요. 단순히 부부관계가 좋지 않아서가 아닌, 다른 결핍으로 인해 불륜을 저지르게 되는..

저 역시도 그러한 행복감에 젖어 있습니다. 한동안 제 스스로가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지극히도 평온한 하루하루, 원하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 여행을 함께 떠나주는 친구들과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는 애인까지. 누가 봐도 부러워 할만한 인생입니다. 그런데 울컥울컥 삶이 지리멸렬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하나 봅니다. 이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도록요. 그러나 전쟁처럼 아이를 키우고 그들이 스스로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엠마'처럼 그 평온함에 또 다시 권태가 고개를 들지 않을까요? 그 때 혹시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무엇이 '어떤 남자'라면, 불륜의 유혹을 전혀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어느 누구든지 생에서 권태의 순간을 계속 맞이하게 됩니다. 저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겠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저마다 발버둥을 치곤 하겠지요. 물론 그 선택이 굳이 불륜일 이유는 없겠지만, 그래도 저는 엠마가 이해가 갑니다. 자연 속에서 꽃 내음과 풀향기를 맡으며 벌어지는 엠마의 격정적인 정사씬이 어쩌면 부럽기까지 했구요(내가 그 나이에도 불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뭐 그런 부러움입니다. 클클).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면 꽤 울적해지곤 합니다. 그대로 곧 괜찮아지겠지요, 뭔가 또 재미있는 꺼리를 찾아낼테니까요. 으하하. 


덧글

  • 조나단시걸 2011/10/18 17:11 #

    불륜은 장대없이 높은 외줄에서 줄타기하는 것과 비슷하다네요. 스릴도 쾌감도 목적도 있지만 한발 잘못 내딛으면 추락이죠. ㅠㅠ
  • 미친공주 2011/10/18 19:00 #

    그래서 진짜 똑똑한 사람들은 불륜을 안저지른다고.. -- ;
    그런데 어떤 노래에서 보면 바보들만 사랑을 한다지요 헐~
  • 조나단시걸 2011/10/18 22:12 #

    그게요 내가 하면 사랑 남이 하면 불륜이 되기 십상이라...
    진실한 사랑을 알게 된다면 바보가 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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