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미국, 극과 극의 문화가 만났을 때 '아웃소스드(Outsourced)' TV이야기

지난 주말에 인도에 다녀왔습니다. 물론 눈으로만요. '아웃소스드'라는 미드를 이틀 내내 보고 나니, 마치 인도에 갔다온 듯한 착각이 들 지경입니다. 꽤 유쾌하고 즐거운 여행이었기에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들었을 겁니다. 미국의 유명 회사의 콜센터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현지가 아닌 인도, 필리핀 등 언어가 통하는 다른 나라에 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웃소스드'는 그것을 소재로 한 독특한 드라마입니다.

엽기상품을 카달로그와 전화주문으로 판매하는 회사 Mid America Novelties(중미 엽기 쇼핑몰) 최고의 영업사원으로 일하다가 콜센터 관리자 교육을 받고 출근한 토드 뎀시는 상사로부터 자신이 담당할 콜센터 전부가 인도로 아웃소스드 되었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학자금 대출 등에 눈물을 머금고 인도로 날아가게 된 토드, 그는 거기서 개성이 강하지만 어딘지 좀 모자른듯 한, 하지만 가족같이 사랑스러운 직원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지요.

인도와 미국은 문화적 차이가 큰 나라입니다. 일단 회사에서의 분위기도 그렇지요. 자유스러움을 강조하는 토드와 카스트 제도를 바탕으로 상하구조가 확실한 부매니저의 충돌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아마도 같은 아시아 권으로 인도식 회사구조에 더 익숙한 우리에게 토드의 접근방식은 꽤 신선합니다. 훈남에 직원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상사, 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죠. 흐흐..

또한 판매 상품들도 재미를 줍니다. 토사물처럼 보이는 모형, 피 모형 등 타인을 골리기 위한 물건들부터 각종 야한 섹스용 기구들,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등 축제를 재미있게 만들 아이디어 상품들을 판매합니다. 직원들은 사람들이 왜 이런 물건들을 구입하는지 이해를 못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야한 상품들을 보며 몸둘바를 몰라하기도 합니다. 문화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지요.

물론 토드의 인도 생활기 또한 재미있습니다. 직원들이 현지 사정을 모르는 토드를 공휴일이라며 속여넘기는 장면들, 현지 음식에 적응하느라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일들, 인도식 기차를 처음 타보는 일 등.. 또한 직원들 역시 토드 때문에 처음으로 총각파티를 해보거나 축구 경기를 보게 되는 문화적 교류도 이루어지지요.

벤 라파포트는 이 드라마에서 처음 본 배우인데 제 스타일은 아니지만 꽤 호감형 배우입니다. 착하게 잘생겼다고 해야하겠지요? 상사로써 카리스마는 약하지만 이런 상사 있었으면.. 하는 판타지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배우입니다.

저는 드라마를 볼 때 매력적인 여자배우들이 있는 드라마가 좋습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도 여배우들 모두 매력적입니다. 마두리 역의 눈이 동그란 여배우는 귀엽고, 아샤역의 키 큰 배우는 섹시합니다. 낯선 얼굴들이지만 매우 끌려요. 인도에 미인이 많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이 코믹 캐릭터들도 개성적입니다. 인도에서도 끝까지 미국식 생활을 고수하려는 거친 사냥꾼, 아마도 어느 나라에 가든 현지 문화를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은 꼭 있더라구요. 그런 사람들에 대해 희화화를 시켰습니다. 또 어디나 하나쯤 있는 수다쟁이 민폐남 굽타. 가끔은 답답하지만,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에요.

여자를 엄청 밝혀 미국의 자유러운 성문화를 동경하는 맨미트,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일이 아닐까요?

미국에서 만든 인도 드라마라 어느 정도 인도 문화가 비하 또는 왜곡된 부분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드라마는 미국 스스로도 희화화를 시켜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시트콤으로 만들었지요. 일단 드라마를 본 저에게 인도에 대한 호감이 더 생겨난 편이니 인종문제를 운운할만큼 심각한 드라마는 아닌게 분명합니다. 또 우리가 제 3자의 시선으로 보기 때문에 더 관대해질 수도 있고요.

약간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런식의 드라마가 한국을 배경으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부분이 희화하 되고 어떻게 문화가 표현이 될까? 언젠가는 한국이 배경이 되는 미국 드라마도 나오길 희망해 봅니다.

이국적인데다가 꽤 재미도 있고 편당 러닝 타임이 20분여 정도여서 가볍게 보기에 딱 좋은 드라마입니다. 아쉬운 것은 시즌 2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부분들이 곳곳에서 보이는데, 시즌2가 제작되지 못하게 됐다는 거지요. ㅠㅠ 독특한 미드를 찾으시는 분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