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중국식 샤브샤브와 사천음식들 '마라샹궈' 미분류

'훠궈'는 예전에 중국에 있는 친구에게 놀러갔다가 그 친구 덕에 알게된 음식입니다. 소위 중국식 샤브샤브인데 한국에 와서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런데 그 음식을 파는 식당도 썩 많지 않고, 훠궈를 좋아하는 사람도 찾기 어렵고.. 그래저래 못먹고 있다가 통인동에 훠궈를 판다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게 되었습니다. 이름이 좀 어렵지요. '마라샹궈'라는 사천음식 전문점입니다.

마라샹궈는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하염없이 올라오다 보면 거대한 성처럼 생긴 우리은행 건물 바로 옆 골목에 있습니다. 꽃집이 있는 아주 좁은 골목인데 저 독특한 간판이 은행 앞에서 바로 보여요.

한옥을 개조한 듯한 가게의 규모는 생각보다 작은 편입니다. 테이블은 7~8개 남짓, 조용하고 깨끗하고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상상했던 중국 요리집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랄까요? 가정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 제가 참 좋아하는 분위기에요.

'마라샹궈'는 오픈 시간이 따로 있네요. 런치 타임 12시~3시, 디너 타임 5시 반에서 10시까지 입니다. 시간을 모르고 갔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라고요.

메뉴판입니다. 가게의 이름이 된 요리 '마라샹궈'와 '훠궈'가 보입니다. 마라샹궈는 하나에 2~3인분 한다고 해요. 4명이서 마라샹궈와 훠궈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이 밖에도 꿔바로우(찹쌀 옷을 입힌 탕수육 비슷한 요리) 등 몇가지 요리도 있고 계란 볶음밥 등도 맛있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껍질째 볶은 땅콩과 함께 쨔샤이가 등장합니다. 대개는 고추기름에 버무린 쨔샤인데 여기는 고춧가루와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한 것 같네요. 맛은 짠 편이었습니다.

훠궈 소스입니다. 노란 것은 마장이라고 하는데, 훠궈에 아주 잘 어울리는 소스입니다. 오른쪽의 간장 소스는 거의 먹지도 않았답니다. ^^;;

마늘과 파 다진 것을 마장에 넣어먹기도 하는데, 저는 마장 그대로가 좋아 그냥 먹었습니다. 취향대로 드세요. 왼쪽은 잘 아시는 고수 입니다. 이것도 좋아하는 친구가 따로 요청해 받았어요.

짜잔~ 훠궈(16,500원/1인분)용 홍백탕이 등장합니다. 백탕은 버섯탕이라고 하고요, 홍탕은 고춧기름과 각종 자극적인 향신료를 넣은 탕입니다. 일행 중에 매운 것을 못먹는 친구는 백탕을 위주로, 매운 것을 아주 좋아하는 친구는 홍탕 위주로 먹습니다. 전 홍탕에 한표!

훠궈에 딸려나오는 버섯과 야채, 숙주들입니다. 종류별로 버섯을 야채보다 더 많이 주시네요. 2인분을 주문한 상태니 2인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감자와 연근, 호박, 만두.. 뒤쪽으로 보이는 낯선 애들은 두부 튀김 등 두부로 만든 재료라고 합니다.

면도 있어요. 이건 우리가 알던 면들과 달리 뜨거운 물에서 매우 빨리 익는 면입니다. 맨 나중에 익혀 먹습니다.

양고기입니다. 훠궈에는 원래 양고기가 잘 어울려요. 정말 맛있었습니다.

소고기입니다. 양고기를 두려워 하는 친구들 때문에 하나씩 달라고 했는데, 나중에는 이구동성으로 양고기가 훨씬 낫다고 합니다. 가능한 양고기를 드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자, 이렇게 재료를 계속 넣어 익혀서 마장에 찍어 먹습니다.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마라샹궈가 등장하네요.

마라샹궈(28,000원)입니다. 들어가는 재료는 훠궈랑 비슷합니다. 면과 버섯, 각종 야채들 그리고 오뎅류와 새우 등을 매운 고추를 넣어 볶은 요리입니다. 훠궈랑 재료가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마라샹궈와 훠궈를 같이 드시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큰 대접 하나에 2~3인 분인데, 딱 마라샹궈 하나에 고기류를 추가 주문하면 3명이서도 충분히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음식 자체에는 씹히는 고기류가 없어 고기 마니아들은 별로 안좋아할 것 같아요. 또 다른 단점을 꼽자면 동글동글한 향신료들을 골라가며 먹어야 하는게 좀 귀찮다는 점이 있겠네요.   

매운 고추로 볶았다고는 하나 아주 매운 맛이 안느껴졌는데, 아마 훠궈의 홍탕 때문일 것 같기도 하구요. 역시 훠궈랑 따로따로 먹어야 제맛을 느낄 것 같았습니다.

이건 마라샹궈를 거의 다 먹고 났을 때의 사진입니다. 정말 고추밖에 안보이죠? 흐흐흐..

처음으로 하얼빈 맥주를 먹어봤습니다. 깔끔한 편이네요. 비스듬히 기울어진 컵이 인상적입니다. 이 가게의 모든 그릇들이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장님이 센스가 있으신 분 같았어요.

음식을 다 먹었을 때 후식으로 주신 오미자 차입니다. 잔도 너무 예뻤구요, 상큼하게 입가심 하기에도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마음에 드네요.

나중에는 훠궈와 함께 다른 요리를 먹어보고 싶고요, 마라샹궈만 먹을 경우에는 고기류를 추가해서 훠궈 없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깔끔하고.. 흠잡을 데가 없는 가게였습니다. 강추!

02.723.8653 /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인동 147-15

덧글

  • Allie 2011/10/27 23:13 #

    한국에도 핫팟을 파는곳이 있군요. 여긴 시드니인데 중국 슈퍼에서 핫팟 소스를 파는데가 있어서 가끔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고 좋더라구요. 아직 향신료 맛이 익숙하진 않지만요~
  • 미친공주 2011/10/28 09:37 #

    오.. 소스가 따로 있군요? 소스만 있다면 집에서도 해먹고 싶어요 ㅋ
  • 조나단시걸 2011/10/28 22:54 #

    음양반이라고 하는데 하나는 맵고 하나는 구수한 국물이죠. 건두부와 양고기 아주 맛있는 조합인데... 사천에서 먹었던 기억이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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