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으로 장가계와 몰디브를 한번에.. 코론 호핑 투어 바다 갈증

드디어 코론에서 호핑투어를 체험하는 날입니다. 호핑투어를 신청하는 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호핑투어를 나가고 싶은 날 하루나 이틀 전에 여행사를 찾으면 됩니다.

코론 타운을 돌아다니다가 호핑이라는 글자가 씌여있는 어떤 곳이든 가능합니다. 대개 최저 가격은 650페소(약 18,000원)부터 시작합니다. 가격이 올라갈수록 퀄리티도 올라가고 음식도 좋아지고 그러겠지요? 그런데 650페소 패키지에도 가고 싶은 섬들이 대거 포진해 있으니 그냥 저렴하게 즐기기로 합니다. 이런 패키지를 선택하면 필리핀 현지 관광객들과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투어를 하게 됩니다. 사람 구경, 그것도 일종의 재미기도 하죠. 물론 그런 번거로움이 싫은 분들은 항구에서 직접 배를 렌탈하실 수 있으며 배값, 입장료, 식사 등이 2인 기준으로 2000페소(6만원) 정도 하나 봅니다. 원하는 섬도 지정해서 협상이 가능하지요.  

그렇지만 협상이니, 섬 지정이니 복잡한 게 싫으신 분들은 패키지가 딱입니다. 저 패키지 가격에는 배와 각종 섬 입장료, 점심식사가 포함되어 있지만 스노클 장비는 따로 렌탈을 해야 합니다. 마스크가 150페소(약 4천원), 오리발도 150페소(약 4천원)입니다. 수영에 자신있고 체력이 남아도시는 분들을 제외하고는 오리발을 꼭 빌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 8시 반, 다같이 모여서 출발합니다. 처음에는 일행이 누군지도 모르고 서먹서먹 하죠. 와~ 진짜 조그마한 배에 꾸역꾸역 10명이나 태웁니다. 한 외국인 커플과 3쌍의 필리핀 커플, 우리만 여자 둘이네요.. 흑흑. 배는 약 3~40분 정도 달리고 또 달립니다. 그리고 서서히 절경이 드러나기 시작하죠.

누군가가 팔라완을 장가계와 몰디브를 합쳐놓은 듯 하다고 표현한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팔라완에 갈 때 마다 느끼지만 검은색의 기암괴석과 환상적인 물빛은 정말 그 표현이 딱이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처음 도착한 코스는 까양안 레이크(kayangan lake)입니다. 각종 암벽으로 둘러싸여 호수처럼 잔잔한 바닷가에 배를 정박하고 내립니다. 까양안 레이크는 석회암으로 인해서 바다 한가운데 민물 호수가 형성된 곳이라는데 바닷물이 약 30%정도 섞여있는 독특한 호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호수로 가는 길이 만만치 않네요.  

까양안 레이크로 가는 입구입니다. 가파른 계단 보이시죠? 급경사인 계단으로 15분 정도 올라가는데, 구명조끼와 스노클 장비들을 너덜너덜 들고 올라가는 게 영 어렵습니다. 물론 문제는 제 운동부족이었지요. 이 코스를 다녀와서 한동안 다리가 후덜거렸다는..;; 까양안 레이크의 필수품은 다른 무엇도 아닌 모기 오프 스프레이였습니다! 코론 어디에서도 그렇게 물려본 적이 없었지요. 흑흑..

15분간 헥헥 거리며 오른 정상의 뷰 포인트에서 본 풍경입니다. 우와~ 더위와 힘든 것도 잊고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래요, 제가 처음 코론에 오게 된 것은 바로 이 사진을 보고서였습니다. 사진에서 봤던 경치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내가 이곳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지요. 하지만 감탄은 잠시, 또 다시 15분간 산을 내려갑니다. 내려가면서 투덜거리죠. "여기를 또 오르내리며 돌아가야 하는구나..."

하지만 산 아래 펼쳐진 까양안 레이크의 모습은 정말 또 한번의 감탄을 불러일으킵니다. 까만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옥빛의 아름다운 호수..   

저마다 물에 뛰어들어 즐기고 있습니다. 호수가 꽤 큽니다. 물 속에는 물고기가 거의 없으니 스노클 기어 없이 그냥 물놀이를 즐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단지 오전인데도 만만치 않은 자외선을 품은 듯한 햇빛만이 걱정될 뿐... 어깨를 드러내놓고 다니다가는 빨갛게 익습니다. 얇은 긴팔옷을 아예 입고 물에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다음 코스는 트윈 라군(Twin Lagoon)이라는 곳입니다. 까양안 레이크를 빠져나와 몇 분 가지 않아 도착을 합니다. 바다에 아주 조그마한 섬이 두 개 솟아있고, 그 위로 얕은 산호초 군락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고대하던 물고기와 산호 구경은 이 곳에서 실컷 합니다. 

일단 마스크와 구명조끼, 핀을 착용하고 물속으로 풍덩!!

물의 깊이를 대강 보시면 알겠지만 그리 깊지 않아 바닥까지 훤히 보입니다. 게다가 오전시간이라 햇볕까지 따라주니 시야도 꽤 만족스럽습니다. 잠시 트윈 라군의 산호를 감상 하시기 바랍니다. 비록 스노클링이라 가까이서 찍을 수 없어서 예쁜 그림이 많지 않지만, 스노클링 지역 치고는 산호와 물고기가 꽤 많은 편입니다.

안타까운 것이..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가 스노클링을 하니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물고기들하고 좀 더 가까이서 노닐고 싶은데.. 산호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고.. 다시 스쿠버 다이빙에 대한 열망이 불끈 솟습니다.

신나게 스노클링을 즐기고 나면 배가 몹시 출출합니다. 이제 밥을 먹는 섬으로 이동합니다. CYC island입니다.

이곳 역시도 그림같습니다. 앞바다가 배가 많아 스노클링을 즐기지는 못했지만요. 섬에는 테이블들이 설치 되어 있고, 밥을 먹고 적당히 시간을 보냅니다. 원숭이 두어 마리가 관광객을 즐겁게 해주는데, 제대로 찍힌 사진이 없네요. 고대하던 런치 타임입니다.

제법 맛있어 보이는 생선과 게입니다. 약간 참치처럼 퍽퍽한 느낌의 생선들과 또 연한 살의 생선들, 야채와 가지나물도 나왔는데 카메라에 담지를 못했네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개인별로 콜라도 주더라고요. 섬에서 물이나 간단한 과자류도 구입이 가능합니다. 

다음 코스는 트윈 피크(Twin Peaks)입니다. 아.. 다음 편으로 이어지냐고요? 그러지를 못합니다. 육지를 찍던 친구는 여유분의 배터리를 가져오지 않았고 바다속을 찍던 저는 점심 시간 내내 카메라를 끄지 않고 버려뒀던 거죠. 트윈 피크의 아름다움을 설명할 수가 없네요. 분위기는 처음의 까양안 레이크와 비슷합니다. 대신 이곳은 호수같은 일반 바다에 따뜻한 온천수가 유입되는 곳이에요. 바닷 속에 물고기 거의 없지만, 물의 흐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한참을 쉬고 다음 섬으로 이동합니다.

다음 섬은.. 기억에 없어요. 배에서 섬까지 한참을 걸어들어가야 하는 얕은 섬이어서 귀찮아서 배에 있었거든요. 일행들이 저마다 모래 사장에서 썬탠을 해대느라 한참 시간을 소비하는 바람에 벌써 시간이 오후 4시쯤 되었던 모양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야할 코스가 코랄가든(coral garden)이었는데 다들 더 이상 놀기엔 무리라는 분위기가 되면서 들르지 않고 바로 들어오게 되었지요. 저희는 다음날 호핑 코스에 코랄가든이 또 있어서 괜찮았구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의 산호와 물고기가 완전 예술이었다는 것 아닙니까. 코랄가든, 꼭 들러야할 코스더라고요.

2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이 아름다운 코스를 하루종일 즐겼습니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요. 굶주렸던 바다 구경을 실컷하는 코스입니다. 못 가본 다른 여러 섬들도 가고 싶어졌습니다. 정말 섬이 많은 복 받은 나라 필리핀 입니다.  

헥헥.. 이제 다음날 호핑으로 이어집니다.


덧글

  • Montcalm 2011/12/02 22:10 #

    그림 같습니다. 정말 좋아보이네요 내년에 필리핀 다시 놀러갈 예정인데 이번엔 팔라완을 가봐야되나 심각하게 고민중입니다. ㅠㅠ
  • julmn 2011/12/03 11:00 #

    작년에 갈까 싶어서 모든 자료 다 알아봤는데 아쉽게 못갔던게 기억나네요
    정말 팔라완 언젠가 꼭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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