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매력적인 그녀, 백여치 '정려원' TV이야기

제가 요즘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 중 하나가 바로 '샐러리맨 초한지'라는 드라마입니다. 계속 이 드라마에 대해서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미뤄왔었네요. 다행히 2회 연장 방송이 결정되면서 이 드라마를 즐길 날이 며칠 더 늘어났어요. 더 늦기 전에 끄적끄적 소개해 봅니다.

원래 이 드라마가 시작되었을 때 제목 때문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특히 삼국지, 초한지 같은 무협지에 아주 취약해 삼국지도 만화로 간신히 뗀 저에게 '초한지'라는 이름은 가까이 할래야 할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이 드라마, 뭔가 묘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진시황 이후 천하 제패를 두고 싸우는 유방과 항우 등 초한지의 등장인물과 스토리를 현대의 천하그룹이라는 기업에 빗대어 재탄생시켰지요. 코믹 버젼으로요.

게다가 항우의 부인이었던 우희, 유방의 부인이었던 여치를 함께 등장시켜 러브라인까지 꼼꼼하게 챙겼습니다. 또 매회가 끝날 때 에필로그로 짧은 영상이 나가는데,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라면 빵- 터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어요. 여러모로 꼼꼼함과 완성도가 느껴지는 드라마입니다. 물론 초한지와 현대의 기업을 접목하다 보니 약간의 억지스러움이나 논리적 비약이 없잖아 있지만, 그 정도는 드라마가 가진 매력으로 충분히 커버가 되지요.

능글맞으면서도 정의로운 유방(이범수)도, 엘리트이면서 저돌적이지만 순수한 면이 있는 항우(정겨운)도, 속물적이지만 솔직한 내숭이 매력인 우희(홍수현)까지 주인공 중 누구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 그렇지만 가장 제 마음을 끄는 건 욕설 작렬 백여치(정려원)입니다.

처음 등장부터 충격적이었어요. 진시황의 외손녀로 세상 물정 모르는 건방진 재벌녀인 백여치는 삐-삐- 거리는 음 소거가 필수인 안하무인 욕설 여왕이었지요. 그러던 백여치가 유방을 만나고, 세상의 어두운 단면들을 보면서 조금씩 철이 들어갑니다. 욕설과 도도함으로 포장되어 있던 겉껍질을 벗기자 여리고 순수한 면이 그대로 드러나지요. 유방에 대한 마음도 그렇고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도 그렇고.. 할아버지인 진시황의 죽음으로 또 한 번 성장하는 백여치를 보면서 저도 유방처럼 뿌듯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백여치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변화가 큰 인물 중 하나입니다. 극과 극의 변화라고나 할까요? 욕설과 삿대질을 하는 건방진 모습부터 걸인이 되어 남이 먹다 남긴 짜장면을 먹는 굴욕까지.. 안하무인으로 회사를 휘젓고 다니던 모습에서 알콜 중독인 척 위장하고 회사의 기밀서류들을 빼돌리는 모습까지.. 그런데 그런 극과 극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만들고, 또 사랑스럽게까지 보이게 만드는 건 순전히 정려원의 연기 때문입니다. 정려원은 이 드라마에서 정말 제대로 맞는 옷을 입었어요.

샤크라 그룹 출신의 정려원이 연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운 좋게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인기 드라마를 만나 어느 정도 인지도를 높이긴 했지만, 여전히 그녀를 배우라고 의식하지는 못해왔습니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연기의 길로 들어선 이후부터 거의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더라고요. 드라마와 영화 모두 열심히 해왔지만 크게 주목을 받은 작품은 없었습니다. 김씨 표류기 정도랄까요.

그래서 홍수현과 정려원, 두 배우가 초한지의 여주인공으로 낙점되었을 때 소위 티켓파워가 있는 여배우가 아니라는 평을 받았어요. 그나마도 홍수현은 지난해 '공주의 남자'라는 드라마로 주목을 받긴 했었지만, 저 역시도 정려원이라는 배우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었다고 봐야 할 거에요.

그런 저의 선입견을 정려원은 보란 듯이 날려 버렸습니다. 백여치라는 캐릭터가 워낙 독특하기도 하지만, 그 독특함을 이렇게 생생하게 살려내는 데는 정려원의 연기력은 필수였지요. 그동안 쌓아왔던 연기 내공, 노력이 좋은 캐릭터를 만나 200% 발휘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결국 저는 백여치를 보는 재미로 초한지를 즐겨보게 되었습니다. 정려원이 아닌 다른 이가 연기하는 백여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지요.

이제 남은 4회는 백여치가 어떤 방법으로 천하그룹을 되찾느냐가 주 내용이 될 겁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항우와 유방의 대결로 그려지겠지요. 백여치와 유방의 톡톡 튀는 로맨스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궁금하고요. 이 드라마 덕분에 초한지를 -만화책으로;;- 읽게 됐네요.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과 매치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나중에 기회 되면 한 번 더 포스팅을 해야겠어요.  


덧글

  • SiroTan。◕‿‿◕。 2012/03/01 10:06 #

    좀 어이없지만 재밌는거 같아요. ㅋ
  • 미친공주 2012/03/02 10:50 #

    재미는 확실히 있죠 ㅋㅋ
  • 오엠지 2012/03/01 10:41 #

    개인적으로 정려원하면 비호감일정도로 싫어했지만 이번에 완전 변했더군요 연기에 매력에...ㅎㄷㄷ

    제대로 물오른거 같음*^_^*
  • 미친공주 2012/03/02 10:51 #

    저도 새로 봤습니다. 매력적이에요 ㅋㅋ 넘 말라서 아쉽지만..;
  • 키팅 2012/03/01 12:49 #

    저도 재미있게 보고 있고 포스팅 한번 해야지 하고 있는데 계속 미루고 있네요.

    주인공 4명이 모두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것 같아요.
  • 미친공주 2012/03/02 10:51 #

    4명 다 마음에 듭니다. 캐릭터를 확실히 잘 잡은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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