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같은 여성 스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TV이야기

최근 제 주변에는 성형붐이 폭발적입니다. 물론 혹자가 나누는 성형과 시술의 경계에서 보면 성형이 아닌 시술 정도일 수도 있겠지요. 쌍꺼풀은 거의 20대 초반에들 많이 하는데 서른이 넘으니 피부관리에 필러, 치아미백, 교정, 모발이식까지 딱히 성형이라고 정의하기 모호한 변화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치열을 교정하는 것은 성형이라고 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시술 중 하나가 교정이더라고요. 최근 교정을 한 한 친구는 얼굴은 V라인이 되었고 콧대는 더 높아 보이며, 덩달아 살까지 빠지는 바람에 미모 폭발이라는 평을 듣고 있지요.

저는 성형을 매우 싫어하고 인위적인 것을 거부하는 사람이지만, 변화된 친구들의 얼굴과 과거 사진을 비교해보면 확연히 다른 건 분명합니다. 제 또래들이 20대에도 안 했던 시술을 이제야 하는 걸 보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수입이 있기 때문인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10년 전과는 달라진 성형 인식 탓이 더 큰 듯해요. 요즘 분위기는 마치 '안 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지경이니까요.

그런 사회적 인식을 만드는 건, 매체의 탓이 가장 클 겁니다. 특히 TV 화면 속 연예인들이요. 연예인들의 고충도 보통이 아닐 듯합니다. 요즘 하도 화질이 좋다 보니 조그마한 주름이나 잡티도 여과 없이 드러나 보이죠. 그에 대한 비판도 더 없이 거셉니다. 최근 들어 해품달 한가인이 최대의 피해자로 보이는데, 그건 한가인이 늙은 탓이 아니라 배역을 잘못 택했거나 연기력이 부족한 탓일 겁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늙었다고 비난을 하는데, 자기 나이에 비해 이렇게 동안인 연예인마저도 도마 위에 오르니 어떤 연예인들이 겁을 먹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러니 저마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 얼굴에 뭐라도 집어 넣어야 할 것 같고 더 어려 보이도록 시술을 받아야 할 것 같고.. 특히 여배우들은 항상 그런 위기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겁니다.  

어느 순간 저도 연예인들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사람처럼 인식되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효리의 최근 발언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지요. 하나는 뱃살 논란에 대한 그녀의 대처였습니다. 한 프로그램에서 의자에 앉아있던 그녀의 옷 위로 뱃살이 튀어나온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지요. 많은 사람이 이효리 뱃살 굴욕이라며 비난하려 들었지만, 그녀는 쿨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나이 들면 당연한 걸 뭘 그리 놀라나~"라고요. 정말 당연한 말이지만, 여배우가 그렇게 대처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히려 그녀의 대범함을 칭찬했지요. 저도 그 얘길 듣고 백배 공감하며 이효리 참 쿨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해피 투게더 재방송에서 오랜만에 이효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이야기들은 그저 흘려들었는데, 갑자기 이효리의 말이 귀에 꽂히더라고요. 이효리는 얼굴에 간단한 시술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면 연예인이니까 내 또래 여자들이 이렇게 생겼다는 걸 보여줄 책임이 있다는 거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왜냐면 저도 주변 사람들과 이효리 주름 자글하다며 뒷말을 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효리가 저와 비슷한 나이인데, 저도 웃으면 눈가에 주름이 많이 집니다. 그 주름에 대해 당당 하려 하면서도 왜 이효리를 비난했을까 미안한 마음마저 들더라고요.

그녀의 말이 맞습니다. 실제로 연예인들이 늘 젊은 모습만을 보여주려 하기 때문에 그것이 정상처럼 느껴지고, 그렇지 못한 나는 비정상처럼 인식되곤 하지요. 물론 예쁜 연예인들을 보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덕분에 우리는 천편일률적으로 젊고 예뻐야 한다고 강요받게 됩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 나이 듦에 대한 자연스러운 미학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 우리 사회가 원하는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일지 두렵기까지 하네요. 그래서 이효리 같은 스타들이 많아졌으면 싶습니다. 자연스러움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줄 롤 모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덧글

  • zahira 2012/03/12 15:59 #

    원래 웃을 때 잘 보이는 눈가 주름은 복주름이져. 있으면 더 호감 붙는 인상이 되고
    남자의 경우엔 여자 맘 홀리는 바람기 주름..ㅋㅋㅋㅋ..그러니 지울 게 아님다....
    보통 그리들 생각하지 않슴?.. 눈사이 팔자주름은 찌푸리는 주름이지만 눈가 주름은 웃는 주름이라고..
  • 미친공주 2012/03/12 17:01 #

    웃는 주름인데도 자글자글 하다고 서로 비난해요
    제가 아는 사람들은 ㅠㅠ 저도 비난 받아봄 ㅋㅋㅋ
  • 니케 2012/03/12 17:08 #

    이효리의 발언은 정말 멋있었지요^^
    하지만 이효리 자체가 또래 여자들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미친공주 2012/03/13 09:57 #

    ㅋㅋ 그래도 다른 팽팽한 연예인 만큼은 아니에요 ㅋㅋ
  • Ha-1 2012/03/12 17:26 #

    '내 또래 여자들이 이렇게 생겼다는 걸 보여줄 책임이 있다' <- 이거 리즈위더스푼도 (아마 먼저) 했던 걸로 기억을...
  • Skinny Fit 2012/03/12 18:26 #

    저도 리즈위더스푼 생각났었는데 ㅎㅎ
  • Skinny Fit 2012/03/12 18:27 #

    아무튼 세월의 흔적을 억지로 감추지 않는 여자 연예인들이 늘어난다면 좋겠네요.
  • 미친공주 2012/03/13 09:57 #

    넵.. 동감합니다 ㅋ
  • PennyLane 2012/03/12 21:24 #

    효리언니 저도 좋아해요.
    그치만 이십대인 저보다 삼십대인 효리언니 얼굴이 훨씬 핫하죠........또래 여자들 중에 그런사람 없음요ㅠㅠ
  • 미친공주 2012/03/13 09:58 #

    운동 열심히 하고 피부 잘 가꾸고 ㅎㅎ 요즘 좀만 관리 열심히 하는 분들 보면 나이보다 어려보여요 ㅋ
  • 리에르 2012/03/13 13:32 #

    해피투게더 그 전편에서는 신동엽이 효리가 마돈나처럼 막 결혼하고 헤어지고 했으면 좋겠다고, 한국 여성들이 다 바라고 있다고 그러고, 옥주현은 언니가 결혼 안하고 언제나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그랬었지요. 저도 따라 웃으면서 효리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솔직히는 확실히 저도 효리같은 연예인이 있는 걸로 이유없이 힘이 되긴 해요. 혜수언니도. :)
  • 미친공주 2012/03/13 16:43 #

    ㅋㅋ 에이 정말 많이들 바라시네요 ㅋㅋ
  • 이요 2012/03/13 16:28 #

    저도 효리가 그 말할 때 넘넘 마음에 들었어요.
  • 미친공주 2012/03/13 16:44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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