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 먹어본 그리스 음식에 반해 '산토리니' 바람이야기

특별한 날, 어떤 음식을 드세요? 한식, 일식, 중식, 그리고 이탈리안.. 하지만 최근에는 점점 많은 나라의 독특한 음식들이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죠. 베트남 음식이나 인도, 타이 음식부터 독일이며 프랑스, 스페인 음식까지 이젠 굳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먹고 싶은 음식을 모두 먹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물론 현지보다는 맛이 살짝 떨어지거나 가격이 비싸긴 하겠지만요.

어지간한 레스토랑을 섭렵했다는 제가 못 먹어봤던 음식 중 하나가 그리스 음식이었어요. 딱히 모여서 "그리스 음식을 먹자!"고 할 계기가 없어서 몇 번을 벼르다 실패했었는데요, 드디어 소원성취하게 됐습니다. 바로 이태원의 '산토리니'에서요.

산토리니는 이태원 1번 출구 뒤편, 세계의 음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거리에 있어요. 왜 그런지 1층에 있을 것만 같았는데 2층에 있더라고요. 입구가 왠지 휑~해서 망설이며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실내 전반의 인테리어는 산토리니의 분위기를 아주 많이 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흰색과 푸른색이 테마이긴 하지만, 저녁이어서인지 약간 어두웠어요. 생각보다는 꽤 넓었고요.  

메뉴판과 물컵 색깔, 코발트블루라고 하나요? 제가 참 좋아하는 파란색입니다.

메뉴를 봅니다. 처음 보는 음식 이름들이라 생소하고 낯설지만, 친절하게 사진과 설명이 곁들여져 있습니다. 설명을 읽으면서 왠지 맛있을 법한 음식들을 골라봅니다. 단, 저희에게는 추가 옵션이 더 있었어요. 함께 간 동행인이 딱딱한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상태! 그래서 부드러운 음식이 기준이 되었습니다.  

주문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샐러드. 별도로 샐러드를 주문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안 하길 잘했죠. 적은 양이지만 신선한 채소와 레몬 향이 살짝 나는 올리브유 드레싱으로 입맛을 돋우는데 좋았습니다.  

이건 치킨 수프(6,000원)입니다. 혹시라도 주문한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할 수도 있는 불상사를 대비해 시킨 보험 음식이죠. 마치 백숙 국물에 밥 말아 먹는 듯(?)한 친근감이 드는 음식이었습니다.

닭고기가 듬뿍 들어있긴 했는데, 밥알이 왠지 언발란스 한 것도 같고.. 국물은 추운 겨울에 먹기에 뜨끈하고 맛도 괜찮기는 했어요. 꼭 시켜서 먹어봐야 할 메뉴로는 꼽지 않겠습니다.  

기로스와 삐따 브레드(19,000원)입니다. 삐따 브레드는 중동 지역에서 흔히 먹는 구운 빵으로 주로 음식을 싸서 먹는 빵입니다. 예전에 이스라엘, 이집트 지역을 여행할 때 즐겨 먹었던 빵이라 반가웠어요. 하얀색의 소스는 요구르트로 만든 그리스의 전통 소스인 '차지키'라고 합니다. 요거트 치즈 같다고나 할까요? 여하튼 맛있습니다. 기름기를 쫙 뺀 고기와 생양파, 절인 채소와 튀긴 감자가 수북이 함께 나와요.

삐따 브레드를 열어 차지키를 바르고 고기와 채소를 넣어 먹습니다. 이 고기의 정체가 소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는 합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ㅋㅋ 바싹하게 구워내 정말 맛있었어요.

이건 문제의 감자! 두껍게 썰어내어 튀긴 건데 감자튀김하고는 다른 부드러운 식감입니다. 전 워낙 부드러운 감자를 좋아해서 맛있게 먹었어요. 잘 씹지 못하는 친구도 아주 편하게 먹었어요. 그런데 이거 그냥 기름에 튀겨내는 걸까요? 칼로리가 낮을 거로 생각했던 그리스 식단에 의외의 등장 인물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크크.

그리스 전통음식 무사카(19,000원)입니다. 다진 고기와 채소를 올리브유에 볶은 후 화이트소스를 얹어서 오븐에 구운 요리라고 합니다. 듣기에도 몹시 부드러울 것 같아서 주문해봤지요.

그런데!! 완전히 반했습니다. 채소와 감자, 다진 고기가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과 위에 두툼하게 얹어진 푸딩(?) 느낌의 소스가 정말 맛있었답니다. 잘 씹지 못하는 친구도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지요. 또 먹고 싶어지네요.

그리스 여행지의 엽서가 코팅된 개성 있는 계산서입니다. 음식들이 워낙 맛있어서 먹으러 그리스에 가보고 싶어집니다. 물론 저 아름다운 바다도 저를 매혹하고요.

가격이 착하지는 않습니다. 부가세도 10% 붙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날에 특별한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가볼 만 합니다. 어지간한 음식들이 다 입에 잘 맞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주문한 양은 조금 많은 편이었습니다. 수프를 빼고 두 메뉴만 주문해도 충분할 듯 싶어요.

용산구 이태원동 119-10 / 02.749.4517

지도가 좀 헷갈리게 나왔는데 주황색 표시가 된 부분이 산토리니입니다. 이태원에는 다른 산토리니도 있는 모양이에요. 홍대와 신사역 가로수길에도 그리스 음식점이 있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방문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덧글

  • 콜드 2012/03/13 21:01 #

  • 미친공주 2012/03/14 09:33 #

    앗! 감사 ^^
  • 콜드 2012/03/14 18:15 #

  • 미친공주 2012/03/14 19:10 #

    허억 몰랐어요 ^^;; 감사합니다 ㅋㅋ
  • Angelina♥ 2012/03/13 21:30 #

    저도 여기 정말 좋아해요!!!
    지난 크리스마스에 갔는데.... 감동의 맛이었어요~
    사진 보니까 또 가고싶네요;)
  • 미친공주 2012/03/14 09:34 #

    ㅎㅎ 크리스마스에도 메뉴가 같나요?
  • lian 2012/03/13 23:21 #

    이태원에 이런음식도 파는군요!
    저는 그리스 여행갔을때 저중에 몇가지 먹어봤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었어요.
    시간나면 한번 가봐야겠네요
  • 미친공주 2012/03/14 09:34 #

    그리스 여행... .부럽슴다 OTL
  • minci 2012/03/13 23:22 #

    저도 저기서 동지중해의 명물요리(!)를 먹어봤죠.
    올리브유 샐러드는 저랑 안맞는 듯 했고..
    다진 고기의 무사카는 빈대떡같다고 일행이랑 맛나게 먹엇구요
    호박 파이는 바삭하고 맛있었습니다.

    생소하고 낯설지만 지구인들 입맛이 크게 별나진 않은 거 같더라구요.
    (커플이 두개 시켜놓고 먹기엔 좀 적은 듯한 양이었지만요..;)
  • 미친공주 2012/03/14 09:35 #

    무사카가 빈대떡?!!
  • 조나단시걸 2012/03/13 23:37 #

    지나가만 봤는데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그리스 음식 먹을 기회가 있는 형님께 알려드려야겠네요. ㅎㅎ
  • ranigud 2012/03/14 21:05 #

    아 저도 가봤어요. 근데 미트볼 어쩌구라고 써 있었던 걸 시켰는데... 3분요리 미트볼 같은 것만 생각했던 저에게 햄버그스테이크... 를 가져다준...... 맛있긴 맛있었는데 모양에서 당황한;; 기로스 맛있어요 ㅎㅎ
  • 담배피는남자 2012/03/14 21:16 #

    그리스 음식은 메인디시보다는
    요구르트 소스였던가, 그 짭잘하고 시큼한게 가장 기억에 남더라구요...
  • 담배피는남자 2012/03/14 21:17 #

    아, 저 위에 써있네. 그게 "차지키"였구만...
  • 미친공주 2012/03/15 09:59 #

    네. 그 소스 맛나요 ㅋㅋ 감자 찍어먹어도 맛나고 빵에 발라도 맛나고
  • 텔레파시통신 2012/03/17 13:14 #

    [이외수 曰] 犬(개)는 지가 사람인줄 알고 사람은 지가 犬(개)인줄 안다. 캬~
    http://cafe.daum.net/s0smindcontrol/E6ye/147
  • 퐁퐁포롱 2012/03/19 23:33 #

    코팅한 엽서를 계산서 줄 때 사용하는거, 왠지 기발한데요?
    근데 좀만 더 고퀄리티로 만들었음 좋았을텐데 말이예요 ㅎㅎ
    코팅만 해놓으니 좀 없어보이기도 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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