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찜에 해쉬브라운? 퓨전 한정식 '나인웰' 바람이야기

일산에 어머니께서 친구분들과 가끔 찾으시는 퓨전 한정식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지요. 간만의 가족 모임을 그곳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이름 하야 '나인웰' 9가지 웰빙 음식들이 나온다는 퓨전 한정식집입니다.

http://ninewell.co.kr/

일산 풍산역 근처에 꽤 넓은 부지에 세워져 있습니다. 외관이 주는 인상은 깔끔합니다.

내부는 프로방스 풍이라고 하나요? 깔끔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입니다. 대부분의 한정식집처럼 별도의 룸은 없지만 넓은 좌석도 많고 2층에도 별도로 테이블이 있어 가족 모임부터 돌잔치까지 다양한 행사를 한다고 하네요.  

특히 주말에는 예약을 꼭 하고 가야 할 만큼 사람이 붐비는 곳입니다. 9가지 코스가 나온다는 나인웰 정식(22,000원 - 세금포함)을 주문했습니다.  

첫 번째 코스는 흑임자 죽으로 시작합니다. 약간 묽고 간도 좀 있는 느낌이지만, 그럭저럭 나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코스는 누룽지 샐러드입니다. 뭔가 퓨전 느낌을 내려고 한 것 같은데 누룽지는 샐러드와 썩 잘 어울리지는 않았어요. 채소는 싱싱하지만, 드레싱이 너무 흥건한 느낌.. 그래도 검은깨 드레싱의 맛은 괜찮아서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먹었습니다.

세 번째 코스는 탕평채입니다. 치잣물로 노랗게 물을 들여 시각적인 즐거움이 있네요. 전체적으로 요리들이 예쁘게 나오는 편입니다. 맛은 무난합니다.

네 번째 코스는 새우튀김 샐러드입니다. 상큼하게 맛있네요. 샐러드류로 웰빙 코스를 강조하는 모양입니다. 고기류가 주식인 사람들에게는 조금 불만족스러울 수 있겠어요.

다섯 번째 코스는 녹두전입니다. 엥? 평소 알던 녹두전이 아닙니다. 후라이드 치킨 맛이 나는 녹두전이라고 결론을 짓고 고민을 해본 결과, 바깥쪽에 마늘을 둘러 부쳐내서 그런 맛이 난 게 아닌가 추측만 해봅니다. 참, 뭔가 특이하긴 하네요.

요건 사이드로 따라나오는 매생이 국. 너무 묽습니다. 아쉽~

여섯 번째 코스는 낙지볶음 소면입니다. 마음에 드는 메뉴 중 하나였어요. 냠냠.

일곱 번째 코스는 보쌈입니다. 인당 3조각씩 먹게 되어 있더라고요. 고기 맛은 괜찮은데 보쌈 무채가 살짝 아쉽습니다.

여덟 번째 코스는 갈비찜입니다. 처음 갈비찜이 나왔을 때 다들 눈을 의심했습니다. 패스트푸드 점에서나 만날 것 같은 해쉬브라운들이 퐁당 빠져있더라고요. 갈비찜에 감자인 셈이니 경악할 만큼 안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잘 부스러지는데다 갈비찜 국물이 많이 흡수되어 균형이 맞지는 않았습니다. 갈비찜 자체도 좀 달았고요.

마지막 9번째 코스는 깐풍 생선(?) 정도의 이름이면 어울릴 것 같네요. 흰 살 생선을 튀겨서 깐풍 소스처럼 양념에 무친 건데 간이 좀 있어서 그냥 먹기에는 약간 짠 느낌이었습니다. 밥반찬 삼아서는 괜찮겠어요.

된장찌개와 밥이 나왔습니다. 밥은 솥에 해서 나오고 누룽지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찌개나 나물 맛도 괜찮았습니다. 부드러운 취나물에 매콤한 조개 젓갈 때문에 밥도 꽤 많이 먹게 되었어요. 오히려 코스 요리보다는 식사가 나은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후식을 먹을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합니다. 매실차와 커피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간단한 과일도 함께 주시더라고요. 식사와 후식이 분리되다 보니, 테이블 전환이 좀 더 빠르고 오래 있을 사람들은 오래 있다 갈 수도 있고 여러모로 좋은 것 같습니다.

총평입니다. 전체적으로 음식 맛이 훌륭하거나 감탄이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무난하고 깔끔하고 예쁩니다. 괜히 '퓨전'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독특한 시도들을 해보는 모양인데, 퓨전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기존의 각자 음식보다 더 훌륭한 음식이 탄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퓨전을 위한 퓨전 같은 느낌이 아쉬웠습니다. 주말 점심이라 사람이 몰려서 인지 음식 나오는 속도가 체할 정도로 빠르다가 중간부터는 엄청나게 느려지더라고요. 이렇게 몇 가지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다른 외부 요인들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나 여자분들끼리의 모임으로는 괜찮겠네요.

 031.903.6110 /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1152


덧글

  • 2012/04/04 16:5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하로 2012/04/04 17:04 #

    일산 파주지역의 이런 한정식집들이 미묘하지요.. -_-;
    조금 유명하던 곳이 몇군데 있었는데 몇년 안가는 사이 전부 프로방스풍의 알록달록한
    모양새가 되어버린 것도 그렇고 음식들도 개성없이 고만고만해졌더군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한정식집이 아니라 아주머니들의 계모임, 내지는 마실장소의
    성격이 굉장히 강해졌더군요.
  • 미친공주 2012/04/09 16:18 #

    맞아요. 딱 그런 느낌.. 쩝;
  • 쩩피 2012/04/05 01:47 #

    저희어머니가 추천해서 가족외식으로 갔던 파주의 한 음식점도 딱 이런식이었어요 !! ..T 거긴 맛보다도 위생상태가 너무안좋더라구요 ... 어머니들이 이런분위기를 좋아하시는듯 T ..
  • 미친공주 2012/04/09 16:19 #

    윽.. 위생이 안좋은건 진짜 좀 ㅜ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