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시즌2의 앞길을 막는 2가지 TV이야기

'나는 가수다 시즌2'가 시작되었습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방문해주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나가수 팬이었습니다. 초반의 인기가 없어지고 점점 시청률이 떨어져 갈 때에도 꿋꿋이 나가수를 지키고 좋은 음원들을 구매했었지요. 그래서 시즌2를 기다리기도 했고요. 기다리면서도 여러 가지 불안감은 있었습니다. 한풀 꺾인 나가수 열풍을 재현해내기는 영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작진도 그런 고민을 많이 했었던 모양이고요.

새로 돌아온 나가수2의 경연방식의 변화는 여러모로 마음에 듭니다. 일단 나가수 첫 시즌 내내 스포일러가 가장 골머리를 썩였는데요, 아예 생방송으로 전환해버렸습니다. 물론 생방송이다 보니 가수들의 심적 부담이나 제작진의 부담은 더 커지겠지만, 스포일러로 인한 논란은 없어지겠지요.

생방송으로 매주 경연을 할 경우, 가수들이 느낄 피로가 염려됐는데 두 팀으로 나눠서 경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고 하네요. 6명의 예선전을 통해 상위 3명 하위 3명의 가수가 선정되고, 추후 상위 가수들끼리의 대결로 이달의 가수를 선정하지요. 하위 가수들끼리는 그중에서도 최하위를 겨루는 대결을 펼치고 꼴찌는 이달의 가수와 함께 무대를 떠나게 됩니다. 토너먼트 방식이 주는 재미와 더불어 1등을 해도 떠나야 한다는 반전 요소까지 있어서 어떻게 될까 더 궁금하긴 합니다.

투표방식도 바뀌었어요. 현장에서 듣는 음악과 브라운관을 통해 듣는 음악의 차이 때문에 매번 1위로 선정된 가수에 대해 논란도 생기고 청중평가단이 막귀라며 욕하는 사람도 많았었지요. 1인 3표로 인기투표 논란도 있었고요. 그래서 1인 1표로 하되, 현장 투표단과 재택 문자 투표를 합산한 결과로 어느 정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점수집계 방식을 택했고요.

그렇게 지난주 A조의 경연이 있었습니다. 상위 가수로는 이수영, 이은미, JK김동욱이 선택되었고 백두산, 이영현, 박미경은 하위 가수로 선택이 되었지요. 그 결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편입니다.

일단 이은미는 사회를 보면서도 흔들림 없는 관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은미가 위탄 등등의 타 방송으로 이미지가 좀 안 좋아졌긴 합니다만.. 무대를 보니 역시 가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JK김동욱의 무대는 신선했습니다. 정말 나가수 아니었다면 절대 어디에서도 못 들어봤을 '명태'라는 노래를 선곡한 대담함이 느껴졌지요. 소화하기도 꽤 어려운 노래더라고요. 이수영의 1위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 그녀의 감성을 느꼈고, 1위까진 몰라도 상위 가수에 선정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고 생각했답니다.

백두산은.. 뭐랄까요. 그동안 방송에서 너무 코믹 이미지로 잡혀 있어서 왠지 노래를 들으면서 손발이 오글오글 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이미지를 벗어내려면 좀 시간이 걸릴 것 같더라고요. 이영현은 지난주 기대 가수 1위였던 그 기대치에 비해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고요. 박미경은... 많이 흔들리더라고요. 스스로도 아마 무척 후회되는 무대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러나 전 생방에서 흔들리는 가수들의 모습이 나가수의 앞길을 막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가수의 앞길을 막는 한 가지는 바로 사회를 보는 '박명수'였어요. 예전 나가수를 볼 때도 박명수 때문에 눈살을 찌푸린 적이 많았습니다. 자꾸 MC를 보려고 나서서 기존 가수MC와 마찰이 종종 느껴졌었죠. 그런데 이번에도 기용을 한 걸 보니 나가수 제작진은 박명수에게 빚이라도 졌던 걸까요? 계약 문제 때문에 그런 걸까요?

박명수, 물론 웃기지요. 가끔은 빵빵 터져줍니다. 그러나 전 기본적으로 박명수식의 유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작진은 '나가수'가 '열린 음악회'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 박명수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재미를 위해서 가수들을 자극하고 깐족거리거나 가끔 독설을 뱉어주는 MC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건 박명수가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박명수식 유머는 생각 없이 일단 뱉어놓고 보는 스타일입니다. 말을 뱉어놓고 스스로도 놀라거나 후회하는 기색이 역력하기까지 하지요.   

이번 방송에서도 박명수 때문에 몇 번이나 깜짝 놀랐습니다. 가수에게 반말하거나 말하는데 말을 자르거나 건방진 말투로 말을 해서 가수가 정색하게 하거나.. 또는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가수에게 '잘했다'는 말을 던지는데 어찌나 빈말처럼 건성으로 들리던지.. 가수만큼이나 본인이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에 안쓰럽기까지 하더라고요. 앞으로 나아질 거라고요? 나가수2 방송에서 계속 거슬리는 존재로 남게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또 하나의 악재는 시청자들의 귀가 너무 높아졌다는 겁니다. 높아졌다기보다 비판적이 됐다는 편이 옳겠지요. 범람하는 오디션 프로에서 심사위원들이 평가하는 방식에 길들여진 거죠. 그래서 저조차도 노래를 들으며 "어? 음정 나갔네?" 이런 식의 평가를 하게 되더라고요. 노래를 기술적으로 얼마나 잘하는지를 먼저 듣고서야 감정적인 부분을 받아들이게끔 이상한 훈련이 되어버린 거죠.

이번 경연을 보면서 많은 사람이 "어라? 생각보다 가수들이 잘 못하네? 잘하게 안 들리네?"라는 반응을 보였던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이수영이 1위를 했다는데 수긍하지 않는 많은 부분들이 "음정이 흔들렸다"였어요. 귀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시청자들에게 생방송으로 인한 음향의 부조화와 가수들의 실수들이 자꾸만 귀에 들어오는 것이었지요. 시즌 1의 가수들이 유독 잘해서 시즌2의 가수들이 비교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나는 가수다2' 이제 막 발걸음을 뗐으니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지요. 특히 이번 주에 방송되는 B조에 기대되는 가수들이 더 많거든요. 그럼에도 이 두 가지 악재를 떨구고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약간은 비관적인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덧글

  • Shenzi 2012/05/11 18:42 #

    박명수에 대한 의견에 공감합니다
    무한도전에서 뭘 하든 다 받아주는 사람이 있을 때 하던 버릇을 딴데서도 뻣대는데 그렇게 보기 좋진 않더군요
  • 미친공주 2012/05/11 19:13 #

    박명수식 유머는 확실히 받아서 정리해주는 사람이 있을때만 거북하지 않아요 ㅠㅠ
  • 레이오네 2012/05/11 18:57 #

    솔직히 박명수를 MC로 놓는 건 득보다 실이 너무 많죠;;; 방송을 보진 못했지만 글만 봐도 우려가 되는데요;;;
  • 미친공주 2012/05/11 19:13 #

    .....제작진은 왜!!!
  • 이요 2012/05/11 18:58 #

    저도 나가수1을 끝까지 본방사수한 팬인데, 2시즌은 아직 시작도 못했어요. 언젠가 보려고 앉았다가 박명수가 자꾸만 "생방송"이라는 걸 강조하는 바람에(그게 그렇게 꼴보기 싫더라구요.) 그냥 다른 채널로 돌렸어요.
  • 미친공주 2012/05/11 19:15 #

    확실히 말은 조리없게 하죠. ㅋㅋ MC욕심 안냈음 좋겠어요.
    누구나 1인자가 될 필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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