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홀릭에게 추천하는 델리샵 '유로구르메' 바람이야기

광화문 맛집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찾은 소위 '치즈 집'. 가봐야지, 가봐야지, 벼르고 벼르다가 이제서야 가보게 되었습니다. 경복궁역 근처에 있는 '유로구르메(EURO GOURMET)'입니다.

의외로 경복궁역 뒤쪽 통의동에 단독채의 아기자기한 식당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유로 구르메도 그 중 하나지요. 일단 건물이 아주 예뻐서 마음에 들어요. 한가한 주말 낮에 놀러 오고 싶은 느낌이랄까요? 게다가 건물에 가까워질수록 치즈 냄새가 진동합니다. 없던 식욕도 돌아오게 하는 향기이지요.

실내로 들어서면 정면에 주방 겸 계산대가 있고, 그 옆으로 온갖 종류의 현란한 치즈들이 시선을 잡아끕니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뭐가 뭔지 잘 알 수 없어서 설명을 들으며 사 가야 할 것 같아요. 집에 쟁여놓은 치즈만 아니었어도 뭐 하나 도전해 보는 건데요. 근처 사시는 분들이라면 오가는 길에 하나씩, 아.. 부럽습니다.  

치즈 이외에도 와인이나 드레싱, 발사믹 식초, 올리브 오일 등 다양한 식재료들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하나같이 다 탐나는 것들이에요.

카운터에서 직접 주문을 해야 합니다. 가격대는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샌드위치, 샐러드, 수프류와 간단한 그라탕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유로 구르메를 찾는 손님들을 당황하게 하는 건 셀프 서비스지요. 가게를 들어서도 아무도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고, 그 흔한 물 한잔도 이렇게 따로 비치되어 있어 셀프로 가져가야 합니다. 요즘 워낙 서비스가 좋은 이탈리안 식당들이 많아 그런 곳을 생각하고 온 사람들이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곳은 델리샵입니다. 델리샵의 의미는 미리 준비된 음식을 간단하게 조리해 나오는 것, 요리의 편리성과 시간절약이 모토라고 하지요. 그런 것들을 감안하고 방문하셔야 맘 상하실 일이 적을 것 같습니다. 레스토랑을 기대하기보다 일반 커피 전문점의 서비스를 생각하고 오셔야 하는 거지요. 그렇게 따지면 음식들이 좀 비싸게 느껴지겠지만요.   

식전빵입니다. 버터에 발라서 먹게 나옵니다. 왠지 발사믹 식초가 아니어서 아쉬운 기분이 드는 거 있죠? 나중에 이곳을 방문하면 꼭 토마토 수프를 주문해 빵을 찍어 먹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시행착오란 뭐, 늘 있는 거니까요.

연어 샐러드(12,000원)입니다. 신선한 채소 위에 마치 꽃이 핀 양 연어와 드라이 토마토가 얹어져 있습니다. 새콤한 드레싱이 입맛을 자극하고 부드럽게 녹는 연어와 시큼한 드라이 토마토가 정말 맛있더라고요.   

가격대비 가장 만족스러웠던 메뉴이지요. 다음에 방문하면 또 한번 먹고 싶은 메뉴입니다.

라자냐(15,000원)입니다. 생각보다 맛있는 라자냐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드물어요. 저와 함께 간 지인이 완전히 라자냐 홀릭이라 이것 때문에 유로구르메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라자냐 냄비의 크기는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치즈는 듬~뿍 얹어져 있습니다.

함께 샐러드가 나오는 것도 좋은 점이에요. 별도로 샐러드 메뉴를 주문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지만 연어 샐러드를 포기하긴 힘들 것 같긴 하네요.  

켜켜이 쌓인 라자나를 잘라 포크로 들어보는데 치즈가 한가득 딸려나옵니다. 물론 이 라자냐가 제 인생 최고의 라자냐는 아닙니다만, 그 라자냐가 이 가격의 두 배 이상이라는 걸 감안했을때, 괜찮은 축에 속합니다. 동행한 지인은 정말 맛있게 먹더라고요.

유러피안 피자(13,000원)입니다. 커다란 바게트 빵에 피자 소스와 토핑들, 그리고 치즈를 얹어 구워낸 음식입니다. 접시가 꽤 큰데 접시를 작아 보이게 만드는 크기의 빵입니다.

두툼한 빵에 토핑이 얹어져 있어서 맛도 있고 배도 부를 수 있는 메뉴에 속합니다.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재료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혹은 일반 빵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생각들이 살짝 든다는 거지요.  

두 명이 함께 먹기에 충분히 든든한 양이었습니다. 어느새 해가 저물었네요.

총평을 하자면, 뭔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을 파는 맛집은 아닙니다. (물론 토마토 수프를 따로 파는 집이 많지 않아서 저는 저것을 먹으려고 다시 찾을 것 같긴 합니다) 재료는 신선하고 치즈가 맛있는 건 분명하지만 먼 걸음 해서까지 꼭 맛을 봐야 하는 곳은 아니라는 거지요. 그렇지만 근처에 계신다거나, 혹은 주말 낮에 브런치 삼아 간단히 식사하고 싶을 때 들를만한 곳입니다. 물론 치즈에 홀릭하신 분들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악! 그런데 일요일은 문을 열지 않나 봐요?!?!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23 / 02.739.7711

경복궁 역 3번 출구에서 직진하다 보면 맞은 편에 거대한 궁전같은 우리은행 건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직후 오른쪽 골목 안에 바로 유로 구르메 건물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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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aley 2012/05/22 18:59 #

    우리나라도 이제 어느정도 치즈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게 된것 같아요 ㅎㅎ (세분화된 종류는 여전히 구하기 어렵지만요) 예전에 치즈에 빠져서 종류별로 사다모으던 때가 있었는데 (파산 직전이었돈 ㅋㅋ) 이 가게를 알았더라면 발품은 덜 팔았겠네요 흑 ㅠ
  • 미친공주 2012/05/23 10:25 #

    치즈도 홀릭되면 헤어나오기가 힘들죠 ㅋㅋㅋ
  • JinAqua 2012/05/22 19:59 #

    오 =ㅁ= 파르미지아노 사고 싶은데 근처 갈 일 있으면 들러서 사가야겠어요
  • 미친공주 2012/05/23 10:25 #

    ㅎㅎㅎㅎㅎ
  • 카이º 2012/05/22 20:14 #

    아, 여기 봐두긴 했는데 섣불리 못가던 곳이예요..
    푸아그라.............. 넘 땡겨요 ㅠㅠ
  • 미친공주 2012/05/23 10:25 #

    푸와그라.. 과연 맛있을까 모르겠어요? ㅋㅋㅋ
  • spodery 2012/05/22 21:01 #

    그저께 갔는데 사람이 꽉차서 못먹었네요..
    라자냐가 유명하다던데 먹어보고싶어요~
  • 미친공주 2012/05/23 10:26 #

    헉.. 전 며칠전에 갔는데 여유좀 있었는데;;
  • smilejd 2012/05/22 21:17 #

    이야 보기만해도 쫀득쫀득하고 고소한 향이
    나는 듯용 ㅎㅎ
  • 미친공주 2012/05/23 10:26 #

    일단 냄새가~~~ -.,-
  • JyuRing 2012/05/22 22:29 #

    요기 운영하는 회사가 치즈들을 수입하는 회사라 그런지 수입하는 치즈들도 팔겸 이렇게 델리를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납품하는 회사니 여기 파는 치즈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가면 있는 종류랑 비슷하더라구요 ㅎㅎ 근처 백화점에도 있으니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ㅎㅎ
  • 미친공주 2012/05/23 10:26 #

    제가 듣기로는 백화점 납품가 보단 약~~~간 싸다고 합니다 ㅋㅋ 뭐, 확실한 정보는 아닙니다 ㅋ
  • JyuRing 2012/05/23 14:23 #

    조금 더 싸군요! ㅋㅋ 근데 위치가 좀 -.- 어렵긴해요. 아주 시내 한복판은 아니니까 또..
  • 미친공주 2012/05/23 15:36 #

    그쵸 차비들여 올 바엔 백화점이나 비슷할지도 ㅋㅋ 근처 사시는 분들이라면 좋겠어요
  • 미우 2012/05/26 06:45 #

    제가 제일 좋아하는 라쟈냐가 있어서 꼭 가보려구요! :)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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