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워터파크, 그리고 펜션 바베큐 바람이야기

워터파크. 대개는 여름철에 가야한다고 믿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여름철에 가는 경우, 특히나 주말에는 목욕탕이 따로 없을 정도로 붐빌 수 밖에 없지요. 게다가 슬라이드 하나 탈라고 쳐도 한 시간 이상씩 줄을 서는 일도 예사죠. 단 30초의 즐거움을 위해 땡볕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려고 하면, 그게 놀러온 건지 사서 고생하러 온 건지 모를 지경입니다.

워터파크를 겨울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워터파크에서는 실내 뿐 아니라 야외 스파가 준비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춥거나 힘들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이용할 수 있는 어트렉션이 거의 없다는 것이 단점이죠. 적당히 추워서 스파도 이용하면서 어트렉션들도 즐길 수 있는 시기.. 쌀쌀한 가을 어느 날, 뭐 정확히 말하면 추석 당일에 도피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네요 ㅋ

오션월드. 적당한 거리에 위치하면서도 적절히 놀이기구들이 있는 곳입니다. 물론 귀성길 행렬에 가는데만 4시간여가 걸렸지만, 이 또한 예정에 있었습니다. 대신 돌아오는 날에는 일산까지 오는데도 1시간 반 정도밖에 안 걸렸다는... 또 근처에 펜션을 예약했기 때문에 오션월드 할인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1인당 15,000원으로 입장이 가능하죠.   

역시 예상대로 오션월드는 텅텅 비어있다시피 합니다. 추석 전날 이런 곳에 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개 저희처럼 도피성 여행을 온다던지, 가족들이 해외에 있어서 자유의 몸이라던지, 혹은 온 가족을 대동하고서 왔다던지 하는 경우밖에는 없을 게 아니겠습니까. 아, 그러고보니 외국인들도 많더군요. 어쨌거나 어트렉션을 타는데 걸리는 대기 시간은 10분 이내. 탔던 거 또 타고, 또 타고. 2시간 내내 온 오션월드의 슬라이드를 죄다 섭렵하고는 지쳐 나가떨어졌더랬지요.

물론 몸이 젖어 있으니 가을바람에 춥긴 춥습니다. 그래서 어트렉션 사이를 이동하는 동안 노천 스파에 몸을 담궈야 하죠. 그러나 추위보다 더 힘든 것이 계단 오르기였습니다. 슬라이드를 타기 위해서는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고, 길게 줄을 설때는 천천히 올랐던 계단을 추위와 급한 마음에 막 뛰어오르다보니 종아리에 알이 배길 지경이더라고요. 

그래서 쉴 겸 해서 찾은 곳이 유수풀이었는데.. 부디 실내 유수풀만 이용하세요. 실외 유수풀에 몸을 담그는 순간, 이빨까지 덜덜덜 떨리더라고요. 그럼에도 꾸역꾸역 한바퀴 다 돌았다는.. 독하디 독한 아이들. 뭐 어쨌거나 신나게 놀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http://www.nixpension.com/ 

오션월드를 120배 즐기고 이동한 곳은 미리 예약해둔 펜션입니다. (사실, 이건 비밀인데요... 주 목적이 오션월드가 아닌 펜션 바베큐였던 여행이었습니다.) 요즘 펜션을 고르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펜션 자체가 너무 많아지기도 했고요. 또 커플 전용으로 스파시설까지 겸해서 가격대가 엄청나게 비싸진 곳이 많거든요.  

닉스 펜션을 선택했던 건, 일단 비슷한 가격대의 펜션 중에서 가장 홈페이지 사진이 예뻤기 때문인 게 큽니다. 또, 우리가 원하는 조건이 맞는 곳도 드물었죠. 더블 침대가 두 개가 있는 패밀리룸이면서 가격까지 저렴하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저희는 성인 세명에 11만원에 숙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카드결제가 되는 것도 큰 매리트였고요. 싸게 예약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하니 펜션의 외관은 또 약간 실망스럽더라고요. 정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컨테이너(?) 막 이런 느낌도 들고.

아마 신관의 룸들이 좀 깨끗하고 예쁘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커플용으로. 높은 곳에 있어서 홍천강을 내려다보는 뷰도 좀 좋을 것 같고요. 하지만 저희는 오른쪽 별관의 프라하게 묵었습니다. 차라리 독채라서 더 편했습니다.

들어서면 바로 주방이 왼편에 있습니다. 왠만한 식기류와 냄비, 집게, 수저 등이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정면에는 식탁이 있고요. 이런.. 3인이 아니었으면 곤란할 뻔 했나요? 별도로 바닥에 펼칠 수 있는 상도 준비되어 있긴 했습니다.  

샴푸와 치약이 준비되어 있는 평범한 화장실.  

거실에는 더블침대가 하나 있습니다. 별도의 방 안에도 더블 침대가 하나 있고요. 4명까지는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별도의 방은 침대로 꽉 차서 여유가 없는 공간이긴 합니다만, 혹시 추울까봐 침대에 전기 장판을 깔아주시더라고요. 거실 바닥에도 전기 장판이 깔려 있고요.

그런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렇게 모던하거나 깔끔하거나 그런 인상은 아닙니다. 기대치를 조금 낮추시고요. 그냥 가족단위로 편하게 방문할만한 곳입니다.  

거실에서 베란다로 향하는 문을 열면 테이블이 있고요, 저 멀리에 홍천강이 살짝 보일락말락 합니다. 뭐.. 뷰가 중요합니까. 밥먹으로 왔는데요. 클클.. 바베큐 세트를 준비하는 새에 금새 해가 지고, 그러니 왠지 없었던 운치가 확 생기는 기분입니다.

뭐.. 숯불 위의 고기는 언제 봐도 아름다운 그림이긴 하죠.  

숯 3인분에 만오천원. 준비한 고기와 버섯, 김치만 있는 단순한 밥상입니다. 하지만 허기짐과 고기 바베큐 그 두가지면 아주 꿀맛같은 식사가 될 것이라는 걸 우린 잘 알고 있었죠.  

장갑을 빌려야 할 정도로 화력이 좋았습니다.  

미처 고기가 익기가 무섭게 허겁지겁 입으로 가져갑니다. 역시 이맛에 놀러오는 게 맞겠지요?

체력적으로 너무 약간 분들만 아니라면 약간 선선한 가을날 워터파크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어트렉션 가동을 멈췄을테니 야외 스파만 즐기실 수 있을 거고요. 내년을 기약하셔야겠네요.  

ps: 오션월드 사우나 안의 노천탕도 꽤 좋더라고요. 그런데 때밀이 아줌마가 없었습니다!! 아산 스파비스랑, 덕산 스파캐슬의 기억 때문에 때밀러 갔는데.. 좌절... OTL 


덧글

  • 폴라리스 2012/10/09 21:26 #

    밖이니 고기는 역시 남자가 구워줘야 제맛이죠...응?
  • 미친공주 2012/10/10 09:30 #

    ㅋㅋ 그러믄요 ㅋㅋ
  • Megane 2012/10/09 22:59 #

    고기는 뭐니뭐니 해도 삼겹살과 꽃등심이!! 으아 침이~ 아 못 말려~ 침 흘렸~
    거기에 버섯이... 아~ 제대로 위꼴사 찍으셨네요. 아 배고파.
    게장 간장에 계란 프라이에 밥 비벼 먹은 게 조금 모자란 듯 하네요. 쩝...
    소화 잘 되는 고기 먹고싶으당~ ㅠㅠ
    그리고 펜션이라는 게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부러버랑~
  • 미친공주 2012/10/10 09:31 #

    아니... 간장게장을 드시고!! 부럽다니 ㅋㅋㅋㅋ
  • Megane 2012/10/10 12:34 #

    그래도 역시 간장게장보다는... 고기가 강합니다!! (어라?)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