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겪게 되는 '복불복' 상황들 바다 갈증

오랜만에 국적기인 타이 항공을 타고 5시간 반이나 날아가다보니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기더군요. 타이 항공을 다시 타본 것은 적어도 7~8년만일 겁니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많이 실망스럽더라고요. 예전에는 타이항공 스튜어디스 언니들은 전세계 항공사 미모 순위에서 빠지지 않을만큼 예뻤었는데.. 이제는 좀 연령대도 높아지고 좀 그랬더랬지요. 

사실, 같은 여자의 눈으로 미모 운운하는게 썩 옳은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환한 미소와 좋은 서비스를 못받았기 때문에 더더욱 느껴졌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에어 아시아나 그 밖의 저가 항공이 기내식을 안주더라도 스튜어디스들이 훨씬 친절했던 것 같은.. 뭐,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내린 결론인지라 확실하진 않지만 어쨌거나 좋은 기억들이 아쉬운 기억으로 바뀌는 건 좀 슬픈 일이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가다보면 피치못할 복불복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비행기에 아주 관심이 있다면 모를까, 비행기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3-3 좌석인지, 2-3-2 좌석인지, 3-3-3 좌석인지.. 이런 것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좌석도 복불복이지요. 창가쪽이나 복도쪽 정도는 결정할 수 있고 비행기의 앞쪽, 뒷쪽 정도는 좌석배정 받을 때 말해볼 수도 있겠지만 운이 나쁘면 화장실 근처에서 매번 사람들이 드나드는 소리와 냄새를 겪어야 하기도 하죠. 그러나 진정한 복불복은 그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앞-뒤-옆에 어떤 사람들이 앉느냐 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복불복인 셈이지요. 저희 일행은 세사람이 나란히 쭉 앉아 가게 되니 옆 사람 걱정할 일은 없었지만 앞, 뒷 사람이 문제였습니다.

저희 앞에 나란히 앉았던 세 사람의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1번에 비해 2번 사람, 그리고 3번 사람의 의자 각도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저는 1번 뒤에 앉았기 때문에 아주 편하게 갔지만, 2번 3번 뒤에 앉았던 친구들은 몸을 가누지 못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오죽하면 "I hate you!"라고 하면 될까 고민까지 하더라고요. 큭큭..

사실 내 좌석 내가 편하게 앉겠다는 건 나쁘다기 보다는 이기적인 행동 정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러나 좌석을 앉을 때도 에티켓은 있습니다. 특히 식사 시간에는 의자를 바르게 해서 뒷 사람이 식사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를 해줘야 합니다. 식사 시간이 되었을 때도 앞 좌석이 저렇게 뒤로 심하게 젖혀있다면 굳이 직접 이야기를 해서 시비거리를 만들지 말고 식사를 나눠주는 스튜어디스에게 손짓과 눈짓을 하면 대신 이야기를 해줍니다. 물론 서비스 정신이 좋은 스튜어디스는 알아서 눈치껏 미리 이야기를 해주기도 합니다.

식사가 끝난 후 밤 비행기이거나 비행시간이 많이 남으면 기내에 불을 소등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의자를 젖히고 잠을 청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있는 부모님들은 아이가 의자에서 발을 차거나 몸을 가누는 것에 신경을 좀 써주세요. 뒷좌석에서 발을 차는 것도 몹시 신경이 쓰이지만 앞좌석에서 의자를 자꾸 움직이면 뒷좌석에서 식사를 하거나 물을 마실 때 쏟게 됩니다. 이런 경우도 반드시 의자는 바르게 해주시는 것이 기본 에티켓입니다.  

이런 복불복 상황에 시달리면서도 우리를 즐겁게 만드는 건 기내식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내식도 엄밀히 말하면 복불복이지요. 치킨? 포크? 비프? 이런 몇 가지 선택에서 맛있는 메뉴가 있고 맛없는 메뉴도 있기 마련이니까요.

가는 비행기에서 맛봤던 치킨 커리입니다. 코코넛 향이 살짝 나는 태국식 옐로 커리입니다. 입맛에는 잘 맞는 편입니다. 오히려 정작 태국에 가서는 커리를 맛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내에서 현지의 음식을 미리 맛볼 수 있는 것도 꽤 즐거운 일이긴 합니다. 한국에서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인지라 김치도 나왔는데, 아.. 정말 맛이 없더군요.   

돌아오는 비행기는 경유 비행기였기 때문에 기내식을 두 번 먹을 수 있었습니다. 경유행이라 불편하다는 생각보다 잠시 쉴 수도 있고 기내식도 두 번 먹는다는 것에 더 들떴던 긍정적인 친구들.

태국에서 홍콩으로 가는 길에 선택했던 치킨입니다. 사실 저는 포크, 즉 돼지고기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신나게 껍질을 벗기고 입에 넣었는데 "어라? 이건 돼지고기가 아닌데..."하는 생각에 옆 친구를 보니..  

네. 제가 선택했던 돼지고기는 이렇게 생긴 메뉴였습니다. 스튜어디스가 기내식을 잘못 준 거죠. 이미 먹은 거 어쩔 수 없이 먹긴 했는데.. 저를 더 슬프게 만든 건 이 포크가 훨씬 맛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약간 탕수육 느낌의 소스에 볶음밥이 어우러져서 꽤 맛있더라고요. 이런 복불복이 또 있답니까! 아직도 속상함이 남아있습니다. 타이 항공! 널 잊지 않겠어!! 

홍콩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먹는 기내식입니다. 누들과 포크에요. 아까 못먹은 돼지고기의 한을 풀어봅니다. 비주얼은 썩 예쁘지 않지만 정말 맛있게 먹었던 메뉴입니다. 기름지긴해도 고기와 야채가 살살 녹고 누들의 식감도 괜찮았어요. 먹었는데도 배가 고프다는 것이 함정?

그렇지만 이렇게 복불복으로 운이 나쁜 상황에 처하더라도 여행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좋으면 언제든 여행은 즐거운 법입니다. 모든 것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면서요. 와인을 홀짝홀짝 마시며 키득키득 웃으면서 기분좋게 시작해서 기분좋게 끝냈던 여행이었습니다. 


덧글

  • 폴라리스 2012/10/30 21:45 #

    미국가는 유나이티드보단 나은데요 뭐....
  • 고냉이래요 2012/10/30 22:27 #

    유럽항공사들은......(쩜쩜쩜) 그저 침묵하렵니다 ㅠㅠㅠㅠ
  • 미친공주 2012/10/31 09:21 #

    ㅎㅎㅎ 아직 유럽항공을 못타봤네요 ㅋㅋ
  • chemica 2012/10/30 22:32 #

    멀리 다니면 .. 힘들어요 .. ^^
    즐거운 여행 하시구요 .
  • 미친공주 2012/10/31 09:22 #

    감사합니다 ^^
  • 루필淚苾 2012/10/31 06:55 #

    저는 푸켓 갈 때 타이항공을 이용했는데(인천 <-> 푸켓 취항 기념이기도 했죠. ^^;),
    깔끔하고 좋은 인상을 받은 기억이 납니다. ^^;
    다만, 기내식 양이 너무 적어서, 아이들이 먹는 키즈밀(햄버거 스테이크에 바나나...)이 더 푸짐해보일 정도였습니다. -_-;
  • 미친공주 2012/10/31 09:24 #

    이번 비행기만 그랬나..
    스튜어디스 만나는 것도 복불복인가봅니다 헐헐
  • 라미♡ 2012/10/31 08:16 #

    저는 기내에서 기내식 그리 많이 먹는 스타일은 아닌데 지난달에 일본에서 한국올땐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내식을 다먹은 정도를 지나 핥아먹었습니다.
    당시 태풍때문에 비행기 시간이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굉장히 급하게 비행기에 탑승했거든요.
    밥이며, 빵이며 샐러드 할 거 없이 둘다 싹 먹어치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비행기에서 주변사람 잘못만나면 정말 피곤하죠ㅜㅜ전 다른건 다 참겠는데 애기가 뺵빽거리고 우는건 정말 못참겠어요ㅠㅠ
    그거야 어쩔수없는거지만 정말 하이톤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정말 피곤이 한번에 몰려와요.
  • 미친공주 2012/10/31 09:25 #

    ㅠㅠ 피치못할 사정이 아닌다음에야 너무 어린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를 타는건
    아이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못할짓인듯 합니다 ㅠ
  • 데니스 2012/10/31 10:17 #

    오세아니아 항공사 처럼 좌석간 통로보다 엉덩이 사이즈가 더 크신 스튜어디스분들이 돌아댕기는 것보단 보기 좋잔아여~ ㅡ,,ㅡ
  • 미친공주 2012/10/31 10:39 #

    푸하하하하~~~
  • 데니스 2012/10/31 11:14 #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그땐 한덩치 하시는 처자분 세분이 한곳에 서있음 비행기가 그쪽으로 쏠릴까봐 조마조마 했답니다... ㅋ
  • bongbae 2012/10/31 10:44 #

    해당항공편이 2-3-2인지 뭔지는 seatguru가면 다 나와요 담부터 참고하세요
  • Powers 2012/10/31 12:04 #

    그나마 남아있는 바코드를 삭제하고 싶으셨겠어요.
  • 무펜 2012/10/31 12:31 #

    코골면서 해드뱅하는 옆 사람이 최고죠 8시간을 그러더라고요
  • 홍차도둑 2012/10/31 14:01 #

    죄송합니다...T_T
    제가 그런답니다 T_T
  • 무펜 2012/10/31 16:06 #

    헐 홍차님 ㅋㅋㅋㅋㅋ
  • Theruins 2012/10/31 12:53 #

    중국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에서 방콕을 갔었습니다. 기내식이 진정 복불복이더군요
    씨푸드와 치킨 중 하나를 고르라길래 전 그냥 치킨을 고르고 일행은 씨푸드를 골랐습니다. 치킨은 별 문제가 없었는데, 씨푸드란게 어묵이 나오더군요 ㅋㅅㅋ 일행과 저는 벙쪄서 한참 바라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 미친공주 2012/10/31 13:06 #

    크크크 어묵 ㅋㅋㅋ
  • 홍차도둑 2012/10/31 14:01 #

    으잉! 10년이 지난 뒤의 차이가 크긴 크군요.

    축구 보러 유럽에 다녀올 때 타이항공 스튜어디어스들은 식사 나르기 전에 한번 돌면서 '기내식 오니까 의자올려주세요'하고 나르기 전에 한번 돌아다녀주는 서비스를 해 줬었답니다...
    10년사이에 서비스 질이 하락한 건가요 이건...ㄷㄷㄷㄷ

  • 미친공주 2012/10/31 15:45 #

    ㅠㅠ 저도 그시절에 타이항공 너무너무 좋아햇거든요. 친절해서 ㅠ
  • 손사장 2012/10/31 15:06 #

    식사 전에 의자 반듯하게 올려 달라고 얘길 다 하던데, 얘길 하지 않아도 그건 기본 센스 아닐까요?

    저는 비행기 타는 걸 무척 싫어해서 (무서워요, 그리고 차,배 멀미는 안 하는데 비행기 멀미를 해서요.) 장거리 여행을 경제적인 이유에서 보다 더 꺼리는데요, 베트남엘 연말에 가는데 비행기에 애기들 천국이었어요.
    한 아이 우니까 덩달아 울기 시작하는데 4시간 내내 슬픔의 도가니였었어요.
    이해는 하지만.......
  • 미친공주 2012/10/31 15:46 #

    아.... 슬픔의 도가니. 흑
  • A군의 소소한 일상 2012/10/31 15:58 #

    그래서 비행기를 타기전에
    좌석 배열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는 편이죠...

    좌우 3열인 경우.. 가운데 앉는다면
    폐쇠공포증 같은게 있다고 말해서 통로쪽이나. 문쪽으로
    자리를 내달라고 합니다.... (최악의 상황)
    저런 비행기에서 비행시간이 5시간이라니
    대뇌의 전두엽까지 극심한 스트레스가 올라오네요

    그러나 저는 음식덕후라 음식이 맛있으면 다 용서가 되죠 ㅎㅎ
  • 미친공주 2012/11/01 09:36 #

    ㅋㅋㅋ 맛난 기내식과 술이라면야 ㅋ
  • 데니스 2012/11/01 08:10 #

    몇번인가 비지니스 출장때 공짜로 파스투 클라스로 업글시켜줘 타본적이 있는데 이건 사람 귀찮게 수시로 와서 도와줄꺼 없냐 등등~ 무지 귀찮게 굴더군요. 뭐 덕분에 심심한데 스튜어디스랑 농담따먹으며 시간때웠는데 나중에 연락처 알려주겠다고 하는데서 잠시 당황~
    하지만 목적지서 시간 남을때 심심찮아서 다행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타이항공은 아니구요...

    음식은 확실히 괜찮더라구요. 게다가 거의 바틀러수준 서비스... 하지만 무신 와인을 계속 마시라고 주는지... ㅡ,,ㅡ
  • 미친공주 2012/11/01 09:36 #

    ㅋㅋㅋ 뭔가 단단히 작업 당하신거 같은데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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