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와 냉면, 추억을 함께 먹는 '용문갈비' 바람이야기

어린시절, 큰 맘 먹고 외식을 한다고 하면 저희 식구들은 돼지갈비집을 찾았었던 것 같아요. 외식이 일상화되고 또 외식 메뉴가 너무 많아 오히려 선택이 어려워진 지금과 비교하면 굉장히 생소한 풍경이기도 할 겁니다. 그런데 어느덧 돼지갈비집이 점차 자취를 감추더라고요. 아니면 돼지갈비집 대신 다른 맛집들이 우후죽순 늘어난 탓에 눈에 안띄게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고요.

저도 성인이 된 이후 돼지갈비 보다는 삼겹살이나 갈매기살 같은 다른 고기를 더 많이 찾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갈비가 손도 많이 가기 때문인지 갈비를 조금 맛있게 한다 치면 가격이 많이 비싸더라고요. 그러던 와중에 작년에 한 친구가 데려간 시장통의 갈비집에 홀딱 반해 몇년치 먹을 돼지갈비를 지속적으로 섭취 중에 있습니다. 바로 용산 용문시장에 있는 '용문갈비'입니다.

용문시장은 용산 전자상가 근처에 있는 작은 시장입니다. 저는 극장 때문에 전자상가를 자주 가게 되는데, 근처에 시장이 있는 줄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답니다. 여튼 '용문갈비'는 이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다 알만한 맛집일 겁니다.
실내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그리 쾌적한 환경도 아니고요. 안쪽에 방도 있긴 하더라고요. 메뉴는 단촐합니다. 그래서 더 신뢰가 가는지도 모르겠어요.
1973년부터라고 하니.. 무려 40년이 된 가게인건가요?!? 그렇게 생각하면 가게가 생각보다는 허름하지 않은 편인 것 같기도 하고요.

살얼음이 가득한 동치미 국물, 그리고 돼지갈비를 찍어 먹게 되어 있는 특제 소스.  

파절이도 싱싱하고 야채 상태들도 좋은 편입니다. 요새는 야채가 금채라고 시들한 야채를 내오는 곳도 많거든요.

돼지갈비(14,000원) 2인분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작년에는 13,000원이었던 것 같은데 새해를 맞아 가격을 올렸나 봅니다. 그렇지만 가격에 대한 서운함은 먹으면서 사라진다는..

불판에 쫘아악~ 펼쳐 봅니다. 얇고 부드럽고 간이 잘 배어있는 질 좋은 고기.

별도로 마늘 굽는 판이 있는 것도 좋고요. 뒤집습니다. 노릇노릇.. 뼈 부분을 제외하곤 금새 익어요.

조각조각 잘라서 조금 더 구워주고..  

취향대로 쌈을 싸서 먹으면 그만입니다. 뭐, 다들 고기 드셔보셨잖아요? 흐흐..

"아~~ 한 입 드세요!" 사진을 올리면서 다시 침을 줄줄 흘리고 있는 저.

용문갈비의 좋은 점은 조그마한 냉면이 함께 딸려 나온다는 겁니다. 고기를 먹는 중간에 "냉면 주세요~" 주문하면 귀여운 그릇에 담긴 시원한 물냉면이 등장하지요.  

별거 없습니다. 동치미 국물에 얼음 몇 개 띄우고 묵은지를 얹은 것 뿐인데.. 갈비와 함께 먹으면 시원하니 좋습니다. 한 입 거리라 크게 부담이 되지도 않고요. 언젠가부터 고기와 냉면을 함께 먹는 버릇이 들어서는.. ㅎㅎ 

고기와 냉면 만으로는 약간 아쉽다 싶을 때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주십니다. 흑미로 담근 식혜.  

시원하면서도 단맛이 적고 개운해서 갈비를 먹은 후 입가심으로는 그만입니다. 고기 다 먹었다고 서둘러 일어나시지 말고 식혜까지 꼭꼭 챙겨서 드세요~~ 

보시다시피 평범한 갈비집입니다. 근처 들를 일이 있을 때 편하게 와서 드실만한 곳입니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위치가 엄하다는 것? 용산역에서도 효창공원역에서도 가깝지 않습니다. 버스 노선으로는 용문시장 앞에서 내리시면 되고요. 그래서 일부러 발품 팔아 찾으시라고 하긴 좀..

저에게는 이따금 생각이 나서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고요. 이 건너편에는 제가 몹시 좋아하는 소세지 집도 있는데... 용문시장 근처에 은근히 맛집들이 숨어있기는 한가 봅니다.

02.712.3900 / 서울 용산구 용문동 18-19

덧글

  • 펍플 2013/01/11 16:36 #

    아...................ㅜㅜ 사진이 너무 맛있게 ...................현기증나요ㅜㅜ
  • 미친공주 2013/01/11 18:19 #

    ㅋㅋㅋㅋㅋ 죄송..
    저도 스스로를 테러..
  • Reclusive_Mars 2013/01/11 21:25 #

    와 냉면 대박이네요
    소고기 왕창 먹고 냉면 후루룩 아..

    아..
  • 에라이 2013/01/11 23:32 #

    아...이런 외식 해본지 몇년인지...그립네요 이런 느낌이
  • 구필삼도 2013/01/13 16:10 #

    아 이런 식혜에 냉면까지ㅣㅣㅣㅣㅣㅣ
    저 이런 느낌의 고깃집 진짜 사랑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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