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기분? 수밀론섬

어제 아름다운 수밀론 섬의 풍경에 대해 소개를 좀 해드렸었습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생물들이 많은 만큼 무시무시한 생물도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닷속이기도 합니다.

바닷속에서 만난 다양하고 신비로운 물고기들을 좀 소개해 드릴까 해요.

귀엽게 생겼죠? 통통한 몸에 하얀 점이 가득한 복어(white spotted puffer)입니다. 산호 아래에 살짝 숨어있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어디론가 총총히 사라져버리곤 하지요.

색깔도 정말 예쁘고 얼굴 모양도 독특한데 이름은 더욱 독특한 래빗피쉬(onespot rabbitfish)입니다. 래빗피쉬에도 여러 종이 있는데 모두 입모양이 동글동글 갈라진 느낌이에요. 그게 꼭 토끼입 같다고 해서 래빗피쉬라는 이름이 붙은 물고기라고 합니다.

수밀론에서 자주 본 해파리에요. 길게 이어져 있는 모양이 왠지 위협적이라 삭~삭~ 피해다니고 있었는데, 물고기 앞에서는 아무 힘이 없나보더라고요. 사정없이 뜯어 먹히고 있는 모습입니다.  

앗! 모양도 독특하고 색깔도 예뻐서 좋아하는 트럼펫 피쉬를 발견했는데! 그만 나비고기들이 가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물고기들이 하도 많다보니 이런 일이 몇 번 발생을 했는데...

난생 처음 선명하게 보는 유니콘 피쉬를 이렇게 똭! 가려버리는 나쁜 센스.. 흑흑.  

보시다시피 유니콘 피쉬(whitemargin unicornfish)는 머리 앞쪽에 뿔이 나있어요. 마치 유니콘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산호 위에서 "나 찾아봐라~"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앉아있는 물고기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고의 물고기는 스콜피언 피쉬입니다. 찾으셨어요? 보고도 못찾고 지나가기가 일쑤지요. 이 물고기는 건드리면 독을 쏘는 위험 어류 중 하나이니 실수로라도 바다 속의 돌이나 산호를 건드리지 않도록 해야할 겁니다. 운이 나쁘면 스콜피언 피쉬를 만지는 수가...  

릴로안 해변가에서 라이언 피쉬를 만나는 건 동네 강아지 보듯 쉬운 일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이 녀석은 여태까지 봤던 녀석들과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유난히 긴 지느러미(?)하며.. 알고 보니 라이언 피쉬의 어릴 때 모습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녀석 또한 독성이 있어서 어리다고 얕볼 녀석은 아닌게 분명하지요.

ㄲ ㅑ~ 오랜만에 만난 바다뱀입니다. 물론 이 녀석 역시 독성이 강해서 쓸데없이 자극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제가 가장 무서워 하는 녀석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곰치(Giant moray)에요! 특히 이녀석은 정말 머리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큼 큰 녀석이었습니다.

곰치들을 보면 눈을 마주치고 가만히 지켜보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다가 불쑥 튀어나올 것 같아서 멀찍히서 아주 재빨리 사진을 찍곤 합니다. 두근두근두근..  

위에서 본 신기한 물고기들은 수밀론 섬 얕고 아름다운 산호초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수밀론 섬에는 조류가 굉장히 센 포인트가 따로 있습니다. 바닷속에서 흐르는 조류에 몸을 맏기고 흘러가는 건 굉장히 재미있어요. 공중을 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조류를 거스르는 건 거의 지옥같은 고통입니다. 마치 바닷속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느낌이랄까요? 바닥에 붙어서 온힘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는데도 좀처럼 나아가지지 않고, 숨은 거칠게 헉헉! 그렇게 조류를 역행하고 나면 몸무게 몇 키로가 한 번에 빠져버립니다. 물론 다이빙을 끝낸 후 고열량 음식들로 순식간에 회복하지만..

그런데 뭐하러 힘들게 조류를 역행해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냐고요? 바로 조류를 역행해가야만 볼 수 있는 포인트에 사는 이 녀석들 때문입니다.

짜잔~ 잭피쉬 떼거리입니다.

수백 마리의 물고기들이 한데 모여 움직이는 장관을 보는 건 황홀한 일이에요. 게다가 이 날은 시야도 너무 좋아서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도 좀처럼 흩어지지도 않더라고요.  

바라쿠다입니다. 공격성이 있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지만 작은 녀석들은 이렇게 떼로 다니기도 해요.

여러 곳에서 한데 뭉쳐있는 바라쿠다 떼를 만나는 행운이..

게다가!! 상어까지 있습니다. 지느러미 끝이 까만 블랙팁 샤크..

지느러미 끝이 하얀 화이트팁 샤크! 물론 이 상어들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 순한 상어들이에요.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듯한 고통으로 20여분 조류를 거슬러 올라간 결과, 이 모든 아이들을 한 번에 다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정말 뿌듯했어요. 그 다음 다이빙에서 외국인들과 이 포인트를 다시 찾아갔는데, 외국인들이 조류를 역행하는 걸 너무나 싫어해서 결국 조류를 따라 그냥 흘러내려와 버렸거든요. 물론 그 다이빙에서는 물고기 하나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산호초, 작은 물고기들, 처음 보는 신기한 물고기들, 잭피쉬와 바라쿠다 떼에 상어까지.. 그 모든 것이 이 수밀론 섬 바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정말 아름답고 재미있고.. 다시 찾고 싶은 예쁜 섬이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다시 릴로안 마을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