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면서 수많은 후회들을 남기곤 합니다. 인생에 너무 빠른 후회란 없습니다. 후회를 느낄 때 그것을 되돌릴 수 있다면, 결국 그건 후회로 남지 않을거니까요. 미처 깨닫지 못한 채로 흘러가다가 문득 그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어질 때, 우리는 뼈저리게 후회를 하곤 합니다.
*** 스포일러 꽤 있습니다. 
만일 영화 '원 데이'를 선택할 때, 앤 해서웨이를 보고 또 저 포스터 문구를 보고 고른다면 백이면 백 실망할 영화입니다. 앤 해서웨이라면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나 사랑스러운 로맨스 영화 정도는 되겠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으니까요. 그러나 앤 해서웨이의 최근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녀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의 주인공 이상, 작품성이 있는 영화 속 배우로써 기억되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중간 어디즈음에 있는 영화이고요.
'하루를 살아도 만나고 싶은 사랑'이라구요? 제가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인지 몰라도 절대 저런 사랑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런 남자는 정말 최악이에요. 하다못해 남자 관람객들도 입을 모아 욕할만큼 남자 주인공이 하는 짓거리(?)는 비호감입니다. 그래서인지 가슴을 울릴 정도로 감동적이라거나.. 뭐 그렇진 않아요.
하지만 영화를 본 후, 뭔가 여운은 남습니다. 물론 개운하다기보다 찝찝한 기분에 더 가깝지만요. 나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내가 만나온 만남들은 어떤 의미가 있나 이런 것들을 되돌아보게 되죠. 그리고 제가 후회하고 있는 몇 몇 순간들도 떠오르고요.
이 영화는 20년 간, 매년 7월 15일의 두 사람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조금 불친절하기도 하고, 관객들에게 많은 상상할 거리를 던져주기도 하죠.
1988년 7월 15일, 대학 졸업식 날 엠마는 줄곧 짝사랑 해왔던 덱스터와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원나잇은 불발이 되었지만, 둘 사이의 묘한 끌림은 그들을 '친구'라는 이름으로 남게 하죠. 그렇게 매년 각자 보내는 시간 동안 그들은 점점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됩니다. 서로의 인생에 조언을 하고, 서로의 애인보다 서로을 더 끔찍히 생각하죠. 그런데도 이 미묘하면서도 편한 관계를 깰 자신이 없었던 걸까요? 혹은 스스로의 감정을 인정하지 못해서였을까요? 늘상 그 벽을 만들고 마는 덱스터입니다.
20년이라는 세월은 그들의 상황을 점차 바꿔놓습니다. 잘나가는 부잣집 아들이었던 덱스터는 점점 인생을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서투르고 어리버리했던 엠마는 자신의 일에서의 성공을 일구어내며 매력적인 여자로 변모하죠. 그렇게 달라져버린 그들의 인생에 교차점을 만느는 건, 역시 그 '죽일놈의 사랑' 뿐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이 해피엔딩이냐고요?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그저 그런 로맨스 영화로 마무리가 되었을지도 모르지요. 영화가 끝나고 뭔가에 농락당한 듯한 찝찝한 기분이 들면서 그저 "왜? 왜!"라는 말밖엔 나오지 않지만, 돌이켜 보면 이런 인생도 어딘가에는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죠.
후회했던 일을 완벽하게 되돌릴 수 있는 건,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가슴에 묻고 살아갑니다. 마치 아무일이 없었던 것처럼.. 대신에 그 후회들은 내가 또 다른 선택을 할 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가이드가 되어주죠. 그런 것이 인생인 겁니다.
그리고 타인이 보면 가슴을 칠만한 답답한 사랑을 하는 사람도 세상에는 널렸죠. 제 3자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랑, 객관적인 지표로는 설명할 수 없는 사랑. 잘못인 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고, 더 나아갈 수 있는데도 물러서고 마는 사랑들이 있습니다. 그런 눈으로 본다면 이 영화 또한 어떤 한 커플의 인생을 엿본 것에 불과할 겁니다. 물론 이 영화로 기쁨과 행복이라는 감정을 기대했다면 당연히 몹시 실망할테지만요.
ps: 앤 해서웨이는 연기파 배우로 변신하기엔 정말 너무너무 예쁩.. 그리고 주인공 이름 덱스터는 미드가 생각나서 몹시 거슬렸..




덧글
2013/05/14 11:57 #
비공개 덧글입니다.2013/05/14 16:32 #
비공개 답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