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성곽길, 서울 도심에 이런 곳이! 바람이야기

지난번 북악산 둘레길에 갔다가 '한양도성 스탬프 투어'에 급 관심을 가지게 된 저. 그 다음 코스로 인왕산 둘레길을 선택했습니다. 인왕산, 늘상 드나드는 광화문에서 이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곳인지 상상도 못했어요. 느낌으로는 굉장히 멀 것만 같았거든요. 인왕산 성곽길은 강북 삼성병원에서 시작하면 됩니다. 서대문 역 바로 근처고, 광화문에서도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강북 삼성병원 바로 옆으로 작은 샛길이 하나 있습니다. 평소에 그렇게 오가면서도 미처 길이 있는 줄 몰랐었답니다.

주차장 안내판이 보이는 이곳에 바로 한양도성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코너가 조그맣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둘레길을 돌지도 않고 이렇게 스탬프를 찍을 수 있게 해 놔도 되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스탬프는 4개 모두 모아야 의미가 있고, 그 중 북악산 둘레길은 반드시 등산(?)을 하게 되어 있으니..  

자, 이렇게 두번째 스탬프 득템!! 이제 인왕산 성곽길을 걸어볼까요? 

강북 삼성병원 샛길로 조금 올라가면 금새 저런 성벽의 모습과 서울 성곽길 안내 간판이 눈에 띕니다. 

예상보다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에요. 정비도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길로 슬슬 산책하면..

수성동 계곡 산책로라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그 방향으로 빌라와 주택이 있는 골목길로 계속 올라갑니다.

군데군데 인왕산 이정표가 있어서 쉬이 길을 잃을 것 같지 않습니다.  

드디어 인왕산 입구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이곳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편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공원길로 완만한 경사가 쭉 이어지는데, 길이 정말 예쁘게 정비되어 있습니다.  

올라가다보면 중간쯤 경관 조망장소도 마련되어 있는데, 날씨도 좀 흐리기도 했거니와.. 앞에 나무들이 다 자라 조망을 가리고 있더라고요. 요건 관리좀 하셔야 할 듯.

노오란색 봄꽃이 가득 피어있는 풀밭도 보이고..

이건 찔레꽃이 맞는가요? 꽃들이 사방에서 향기를 뿜어댑니다. 굳이 인왕산 정상까지 등산을 하지 않으셔도 인왕산 입구의 공원 산책은 강추! 합니다.

드디어 공원이 끝났습니다. 완만하게 올라와서 몰랐는데, 이미 꽤 많이 올라온 거였더라고요. 인왕산 정상을 안 오르겠다 하시면 독립공원이나 인왕산 도시자연공원쪽으로 둘레길을 걸으시면 되고요, 정상으로 오르실 분은 이 이정표 건너편의 계단길로 다시 오르시면 되겠습니다.

역시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는 계단이라 아주 많이 힘들지는 않습니다.

서서히 성곽길과 돌계단이 모습을 드러내고..

인왕산 정상인 줄 알고 열심히 올라갔더니 범바위라고 합니다. 어쨌든 범바위 근처로 가면 바위를 짚고, 아슬아슬한 계단도 오르고 해야 하니 장갑을 가져가시면 더 편하게 등산이 가능합니다.

범바위에 올라, 올라온 길을 되돌아 보니.. 그래도 꽤 많이 올라왔습니다. 정말 아찔한 느낌이에요. 새로 생긴 성곽이라 유난히 빛깔이 하얀데다가 초록색 녹음과 어우러지니 더 눈에 띕니다.

범바위를 내려와 다시 저 멀리 보이는 인왕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역시 마지막은 계단과 바위를 부여잡고 낑낑대며 오릅니다.

인왕산(仁王山) 338m. 인왕이란 불법을 수호하는 금강신(金剛神)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세종때부터 조선왕조를 수호하려는 뜻에서 산의 이름을 개칭하였다고 해요.

인왕산 정상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간식 삼매경입니다. 저희도 동생이 싸온 김밥으로 허기를 달랬지요. 꿀맛이었다는..

왔던 길을 되돌아 가지 않고 진행방향으로 가려면, 정상의 바위 앞쪽으로 가야합니다. 줄이 쳐 있긴 하지만 아찔하더라고요. 저는 왜 산에 가는 날마다 날씨가 흐린지.. 바다 갈 때마다 그리도 날씨가 좋은데.

이 사진은 동생이 예전에 왔을 때 찍어둔 사진이라고 합니다. 시야가 완전히 다르지요? 흑흑..

다시 걷다보면 기차바위라는 안내판이 나오는데..

왜 기차바위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멋진 바위가 위용을 드러냅니다. 인왕산 등반을 하며 느낀 건데, 마치 초콜렛을 뒤집어 씌운 듯이 바위가 드러난 색깔이 정말 예뻤습니다. 알고보니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되어 있고, 암반이 노출된 것이 인왕산의 특징이라고 하네요.

시대별로 축조된 성벽이 한눈에 보이던 곳입니다.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성벽 느낌과, 또 꼭대기의 하얀 부분이 모두 각각 다른 시대에 쌓아 올려진 듯 해요.

반듯반듯 하얗게 쌓아올린 신상(?) 성벽도 예쁘긴 하지만, 그래도 돌 틈 사이로 풀이 자라날 수 있게 시간이 흐른 성벽이 더 운치가 있긴 합니다.

후달거리기 시작한 다리를 끌고 하염없이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예전의 창의문보다는 덜했지만, 가파른 계단에 꽤 힘이 듭니다. 아마 이 방향으로 올라왔으면 더 빨리 지쳤을 것 같아요.  

계단을 모두 내려오면 둘레길이 나옵니다. 그렇게 빙 둘러 내려가도 되지만, 저희는 숲으로 향한 계단으로 쭉 내려갔습니다.

가다보면 이정표가 나오는데 청운공원 쪽으로 갈 수도 있고 사직공원 쪽으로 갈 수도 있어요. 서촌 토박이인 강씨 아저씨의 안내로 저희는 사직공원 방향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그러자 놀라운 세상이 펼쳐졌어요! 정말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은 숲길.. 외국에서 트레킹 하는 듯 잘 마련된 데크로 쭉 이어진 길입니다.

그 길 중간에는 이런 구름다리도 있었습니다. 어디 먼 산에만 가야 만날 수 있는 구름다리인 줄 알았는데...

저희가 내려온 곳은 사직공원 쪽이 아니라 수성동 계곡 쪽이었습니다. 예전에 이 옥인시범아파트에 살았다는 강씨 아저씨. 역시 아는 사람만 아는 알짜배기 코스였어요.

지금은 공원으로 바뀌었지만, 이 수성동 계곡에서 바라보는 인왕산의 풍경이 인왕재색도의 풍경이라고 합니다. 

총 소요 시간은 중간중간 휴식 시간까지 다 해서 3시간 여 걸렸던 것 같아요. 인왕산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은 오히려 예상보다 짧았고, 내려올 때 사직공원 쪽을 지나 수성동 계곡쪽으로 나오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죠. 그냥 인왕산 등반만 딱 한다면 2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두번째 산행이어서 그런 건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북악산 보다는 좀 더 쉬운 느낌이었습니다. 날 더워지기 전에 남은 두 코스도 끝내야할텐데.. 벌써 너무너무 덥더라고요. 어찌됐든 올해 안에는 한양도성 스탬프 뱃지를 획득(?)할 수 있겠죠?


덧글

  • teese 2013/05/14 19:27 #

    기차바위는 일제시대때 붙여진 이름이고 원래는 병풍바위라고 합니다.
    이름 바꿔달라고 두번이나 민원 넣었는데 이미 등록 끝났다고 안바꿔주네요.
  • 미친공주 2013/05/15 09:35 #

    아 그렇군요.. 병풍바위가 훨씬 어울리는데;;; 왜 굳이 기차바위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 사이클론 2013/05/15 02:34 #

    .... 많이 변했네요 여전히 익숙한 풍경도 있지만... 6년 전에 전경대 소속으로 인왕산 경비서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다음에 서울 갈 일 있으면 한번쯤 가봐야겠네요 ㅎㅎ
  • 미친공주 2013/05/15 09:33 #

    아.. ㅋㅋ 거기 서 계시는 그분들(?) 이군요.
    새로 정비가 되어서 많이 바뀌었을 거에요 ^^
  • skywalker 2013/05/15 12:07 #

    많이 걸으셨네요..
    한번 가보면 꼭 다시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에요!!
  • 미친공주 2013/05/15 14:18 #

    ^_^ 네 좋더라고요. 정상까진 아니어도 그 아래 공원은 이따금 갈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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