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즈케를 맛볼 수 있는 작은 이자까야 '광' 바람이야기

예전에 심야식당이라는 일본 만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먹어보고 싶었던 몇 가지 메뉴 중에 '오차즈케'라는 메뉴가 있었습니다. 녹차를 우린 물에 밥을 말아먹는 상당히 단순한 음식이지만 무척이나 맛있어 보이더라고요. 그 이후 기회가 될 때 녹차에 밥을 말아 먹어본 적이 있긴 합니다. 녹차와 밥의 궁합이 의심스럽다고요? 일반 녹차가 아닌 우려내는 녹차로 먹어봤는데, 약간 숭늉 같기도 하면서 구수한 것이 괜찮더라고요. 시작부터 구구절절 오차즈케 이야기를 한 데는 이유가 있겠지요?

친구가 회사 근처에 분위기 좋은 이자까야를 발견했다며 절 초대했습니다. 조그마한 가게라 일 끝나고 혼자 가볍게 허기를 달래고 가기에도 좋은 곳이라면서요. 산울림 소극장 옆 골목에서 공항철도 방향으로 쭉 내려가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침 석양이 질 무렵에 가게에 도착했는데, 골목길 분위기며 가게의 모양새며 홍대가 아닌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가게는 길쭉한 테이블이 두어 개 있는 느낌의 조그마한 규모입니다. 한쪽은 작은 테이블을 이어 붙여 놓은 거고요, 다른 안쪽은 오뎅바처럼 앉을 수 있게 꾸며놓았습니다.  

뭔가 요란하고 현란한 카운터. 전형적인 일본 이자까야 내부를 보는 듯 합니다. 포스가 절절 느껴졌던 사장님의 모습이 얼핏 보이네요.

메뉴입니다. 가격대는 무난해보이지만 워낙 양이 적기로 유명합니다. 정말 일본(!!) 같네요.

일본 술들이 종류별로 있습니다. 일본에서 우리 친구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츄하이도 있네요. 그런데 맥주 가격은 정말 후덜합니다.

에피타이저로 나왔던 음식입니다. 물 미역과 파, 명란젓도 아니고 쌈장도 아닌 묘한 느낌의 소스가 함께 나왔어요. 비벼서 먹는데 전혀 짠맛도 아니고 간간합니다. 흔히 이런 표현을 쓰죠. 몸에 좋을 것 같은 맛. 

회덮밥(10,000원)입니다. 얼어있는 회도 아니고, 야채도 신선해보입니다. 담음새도 깔끔하고, 밥을 따로 주는 것도 좋고요.

회덮밥을 먹은 친구에게 맛있냐고 물으니 "회덮밥은 초장맛이지!"라며 시크하게 대답했지만, 한 입 먹어보니 비린 맛이 없습니다. 가끔씩 질 나쁜 회로 회덮밥을 만들어 비린 집이 있잖아요.

그러나 친구가 권한 회덮밥 대신 제가 선택한 건 연어 오차즈케(9,000원)였습니다. 난생처음 사서 먹어보는 오차즈케네요. 독특하게 나옵니다. 밥이 그릇의 옆면에 세워져 있어요. 전에 어떤 돈가스 집에서도 이렇게 나오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담는 이유가 뭔가 있을 것만 같습니다.  

밥을 말아봅니다. 생 연어가 차 때문에 살짝 익은 정도의 상태가 됩니다. 차는 녹차의 향이 강하기 보다는 후리가케와 김가루 때문에 다른 국물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짜지 않고 간간한데 은근히 자꾸 입에 가져가게 되는 맛이랄까? 다녀온지는 좀 되었는데 몸이 안좋을 때 죽 생각나듯이 가끔 생각나더라고요.

밥만 먹고 나오기엔 뭔가 아쉬워 타코 와사비(9,000원)에 맥주 한 병을 곁들입니다. 타코 와사비는 좀 짜네요.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타코 와사비 중에 문어로 나오는 곳은 못봤습니다. 죄다 낙지..

330ml 조그마한 맥주 한 병에 8천원! 맥주병의 크기에 맞춰서 잔도 평소에 보는 잔크기 보다 훨씬 작은 미니어처 느낌입니다. 사케라면 모르겠지만 맥주로는 과음할 수는 없는 분위기랄까....?

사실 이곳의 주력은 메로구이라고 하네요. 또 오뎅 바에 앉아 오뎅 하나씩 꺼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하고. 양이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재료나 맛에는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 것 같습니다. 밤새도록 하지는 않지만 일본 심야식당 드라마에서처럼 늦은 저녁 출출함을 살짝 달래는 용도로 찾기에는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 이런 곳이 왜 우리 동네에는 없는건지...! 일요일은 휴무라고 합니다. 참고하세요~!

02.337.0092 /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29-9

ps: 홍대 광 검색하니 가수 홍대광이 등장! -ㅁ-;;


덧글

  • smilejd 2013/07/02 18:13 #

    오차츠케 한 번도 안먹어봤는데요. 우리나라 물밥과 많이 다른 느낌인가요? 어떤 느낌인지...^^
  • 미친공주 2013/07/02 19:11 #

    네.. 왠지 우리는 찬밥을 그냥 먹기 싫어서 물에 밥말아 먹는 느낌이잖아요. 움.. 조금은 다른..

    집에서도 만들어 먹기 쉬울거 같아요. 녹차 내려서 밥 말고 거기에 얹고 싶은거 얹어 먹는...
  • 2013/07/02 21: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03 09:1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아롱이 2013/07/03 11:17 #

    집에서 녹차 진하게 우려서 만들어먹어도 맛있어요. 그냥 김만 잘게 썰어서 올려도 먹을만해요. 물론 구운 연어나 명란젓이 있으면 좋겠지만요 ^^;; 특히 술먹은 다음날 좋습니다!
  • 미친공주 2013/07/03 16:00 #

    하하 맞아요. 해장때 생각나더라고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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