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드레 부르고스 다이빙 3일차 - 나이트 다이빙의 단골 손님들 바다 갈증

파드레 부르고스 해변에서는 밤에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나이트 다이빙이 주로 '피어'라 불리는 곳에서 이루어집니다. 피어에서의 다이빙은 주 3회 월, 수, 금만 가능하다고 하고요, 토요일에 도착해 3박을 한 저희들로써는 월요일 한번밖에 기회가 없었죠. 만일 기회가 있었다면 두번, 세번도 했을텐데요. 흑흑. 해보기 전까지는 왠지 겁이 나지만, 하고 나면 낮 다이빙 보다도 훨씬 재밌는 것이 나이트 다이빙입니다.

지도상에서 9번 '피어'는 실제로 배가 드나드는 항구입니다. 그래서 쓰레기도 많고 지저분하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바다 생물이 많다고 해서 꽤 기대를 많이 했지요. 역시 재미는 있었지만 결정적인 건 제가 들고 다니는 후레쉬를 잘못 선택했다는데 있습니다. 빛이 좀 퍼지는 후레쉬여야 하는데 빛이 모아져서 사진 찍기에는 정말 좋지 않은 후레쉬를 들고 다녔고, 그 덕에 봤던 생물들을 많이 찍지 못했습니다. 단 한 번의 다이빙이어서 더 속상했다는.. 흑흑. 흔들린 사진이라도 어찌어찌 올려봅니다.

나이트 다이빙은 해가 어스름하게 질 무렵, 6시경에 출발합니다. 다녀와서 저녁식사를 해야하는데 식당 문을 9시에 닫잖아요. 주문을 먼저 하고 가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다녀와서 우리가 씻는 동안 요리를 해서 똭! 먹을 수 있게 준비해 준다고...

저희 4명만 나이트 다이빙을 떠나는데, 평소처럼 보트를 타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장비가 따로 꺼내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처음 리조트 왔을 때 봤던 미니 트럭에 짐을 싣고 차량으로 이동합니다. 이동 전에 수트도 미리 입고, 장비도 미리 체크합니다.  

우리도 짐짝과 함께 트럭 뒷칸에 실려 털털털.. 도로에 차도 없고, 사람도 없고 10분도 채 가지 않기 때문에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나이트 다이빙을 할 때는 낮보다 좀 추울 수 있으니 수트 안에 옷을 껴입으시는 것도 체온 보호에 도움이 됩니다. 

다른 곳에서 피어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대략 이런 비주얼이고요, 저 계단을 내려가서 장비를 착용하고 바로 바다로 들어갑니다.

요것도 빌려온 사진. 피어 다이빙은 대략 요런 분위기랍니다.

나이트 다이빙을 할 때마다 단골처럼 만날 수 있는 Banded boxer shrimp. 알록달록한 색깔이 인상적이지요.

들어가자마자 바로 해마(Thorny seahorse)가 보여서 "와! 해마다!" 했는데...

이건 뭐 듣도 보도 못한 해마 다발들이 주렁주렁주렁..

이 녀석도 얼핏 해마와 비슷한 종처럼 보이지만 파이프 피쉬(Slender Pipefish)라 불리는 아이입니다.

역시 나이트 다이빙의 단골 손님 오징어(stumpy-spined cuttlefish). 엄지 손가락 정도 크기의 오징어입니다.

꼬물꼬물 요런 느낌으로 헤엄쳐 다니지요.

역시 구석에서 발견된 낙지?

역시 나이트 다이빙의 단골 손님 소라게(anemone hermit crab)입니다. 말미잘 같은 것을 덕지덕지 몸에 붙이고 다녀서 볼 때마다 웃겨요.

다양한 게를 봤는데, 사진을 찍을 때마다 후레쉬가 엉망진창. 그래서 게 사진은 다 포기합니다. 흑흑..  

껍질이 화려하고 예뻐서 장식용으로 주로 쓰이는 소라고둥(conch)들.

얇은 천 한장이 모래바닥에 놓여있는 듯한 느낌의 이 녀석은 플랫 웜(Gold-dotted flatworm)이라고 불립니다.

스콜피언 피쉬인 줄 알았더니 벨벳 피쉬(Lembeh Velvetfish). 어쩐지 크기가 정말 작다 했어요.

바위틈에서 "난 못찾겠지?"하며 숨어있는 가시복(Porcupine fish).

지난번에도 보여드렸던 프록 피쉬(Giant frogfish)입니다. 단춧구멍만한 눈이 너무 웃기게 생긴 물고기이지요. 보라색으로 색도 예뻤는데 흔들렸어요. 흑흑흑흑..  

옆에 있던 쓰레기(!!)가 자꾸 조명을 받아서 찍기 힘들었던 플랫헤드(snout Flathead). 납작한 머리라는 이름 고대로 생겼죠?

이번 나이트 다이빙의 하이라이트는 스타게이저(Reticulate Stargazer)라는 물고기입니다. 우리나라 이름은 비늘통구멍이래요. 큭큭 웃겨라. 사실 이 물고기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고 지나가기 십상입니다. 왜냐면 모래바닥에서 눈만 살짝 내어놓고 지나다니는 물고기를 낚아채 먹는 놈이거든요.  

마스터가 살짝 꺼내보지만 초고속으로 다시 모래로 파고듭니다. 모래로 파고드는 모양새가 너무 웃긴데, 동영상으로라도 보여드릴 걸 그랬나봐요.

모래밖으로 꺼내놓으면 요런 모양입니다. 좀 무시무시하죠? 나중에 이 녀석을 보면 꼭 모래로 스스슥 들어가는 모습을 촬영해보고 싶네요.

왠 모래를 찍었냐고요? 매직 아이랍니다. 큭큭. 자세히 보시면 둥근 타원형 납작한 물고기를 보실 수 있어요. 위쪽에 눈이 두 개 튀어나와있지요. 바로 가자미(Leopard Flounder)류입니다.

흑흑.. 처음 보는 예쁜 노란색 곰치(Fimbriated moray)였는데!!! 흔들리고 말았어요.

이 녀석도 곰치인가 했더니 물뱀 종류인 스네이크 일(Reptilian Snake eel)이네요. 얼굴만 내밀고 있을 때는 긴가민가 했는데..

뒤에서 살살 귀찮게 하니 쑥 빠져나와서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깜짝 놀랐어요.

그밖에도 신기하고 예쁜 생물들이 많았는데! 많았는데! 많았는데! 방수 후레쉬라도 하나 사든지 해야지 뭔가 몹시 억울합니다. 어쨌거나 세번째 날도 이렇게 저물고 이제 마지막 날로 접어듭니다. 아아.. 아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