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식, 참 맛있습니다. 전이며 갈비며 잡채며... 그런데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하루, 이틀 반복해 먹다보면 물리기 마련이에요. 특히나 이번처럼 명절 연휴가 긴 경우, 자칫하면 내내 명절 음식만 먹게 되는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잠시 짬을 내어 친구들을 만날 때 어디로 가야할까 한참 고민을 했었어요. 한식을 제외한 음식 중에 가능한 느끼하지 않은 음식.. 그러다보니 생각난 것이 인도 커리입니다.
홍대 정문에서 상수역으로 가는 중간쯤에 위치한 '웃사브 utsav'는 일전에 지나가면서 간판을 본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처음에는 웃사브라 그래서 샤부샤부 전문점인 줄 알았어요. 웃사브는 인도어로 축제, 파티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외관부터 범상치 않지요? 마치 성벽같이 느껴지는 외관..

창문으로 살짝 엿보면 이국적인 아이템들이 가득한 내부가 보입니다.

들어가는 입구도 마치 커다란 주택이나 성에 들어가는 기분이지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저는 입구를 잘못 찾아 뒷문으로 들어가고 말았다는..

하고 많은 인도 식당 중에서 이곳이 끌린 이유는 바로 정원 때문입니다. 식당 한 가운데 연못이 있는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이국적이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더라고요.

하늘도 막혀있지 않아서 햇볕이 그대로 들어오는데, 좀처럼 대낮 나들이가 쉽지 않은 직장인들이 가을 햇살을 만끽하기에는 더 없이 매력적인 공간이지요.
곳곳에 채광이 들어오는 창문이 회색빛 벽과 대조되어 웃사브 만의 매력을 이끌어냅니다.

테이블이 넓고 여유로운 것도 좋았고요. 무겁지만 독특한 모양의 주석잔을 비롯해 음식을 담아 나오는 그릇들이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이 가게의 주인은 인상적인 놋그릇에 음식을 담아 나오던 '요기'국수의 사장님이더라고요. 독특한 아이템들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분 같아보였습니다.
음식을 주문하면 기본으로 나오는 샐러드. 개별은 아니고 6인에 2개를 주더라고요. 요거트 드레싱인데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무난...
라솔리 무르기 티카(23,000원). 사프란과 마늘에 절여 탄두리 가마에서 구워나오는 부드러운 닭고기살 요리입니다. 고기가 정말 부드럽고, 향신료도 강하지 않습니다. 저 초록색 소스는 약간 호불호가 갈렸지만, 닭고기는 다들 맛있게 먹었습니다. 초록색 소스는 고수 처트니라고 불리는 것 같은데 고수, 민트, 레몬즙, 마늘 등등 다양한 레시피로 만들어지는 양념이라고 해요. 고수를 별로 안좋아하시는 분들은 피하셔야 할 소스지요.
갈릭 난입니다. 웃사브에서는 커리를 주문하면 갈릭난을 포함한 다양한 난이 무제한으로 제공됩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무제한으로 먹기에는 꽤 배가 불러오는 빵이지요. 무제한 난이지만 따끈따끈 즉석에서 구워져 나옵니다. 커리 가격이 조금 높은데, 난 가격을 따로 안받는다고 생각하면 어느정도 상쇄가 됩니다.
인도 커리를 먹을 때 으레 주문하게 되는 발락 퍼니르(23,000원)입니다. 맨 처음 이 커리를 봤을 때는 색깔 때문에 놀랐는데, 한번 맛을 본 후에는 항상 주문하게 되더라고요. 시금치 커리에 코테이지 치즈가 들어가 있습니다. 시금치 커리가 매우 부드러운 것은 좋았지만 생각보다 치즈는 많이 안들어가 있어서 아쉽더라고요.
프로운 말라비트(24,000원) 커리입니다. 웃사브의 단점이라면 매운 커리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나마 이 커리가 매운 편이라고는 하는데, 글쎄요..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 있어서 결국 부드러운 맛입니다. 코코넛 향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희 일행은 코코넛 향을 좋아해서 제일 맛있게 먹은 커리입니다.
치킨 어니언 커리(19,000원)입니다. 역시 매운 커리라고는 하지만 양파의 달작지근한 맛이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전혀 맵지 않습니다. 모든 커리를 맛있게 먹긴 했지만, 자극적인 매운 커리가 없다는 것은 매운맛 마니아들로써는 결국 아쉬운 부분이긴 합니다.

커리의 가격이 약간 비싼 것이 흠이지만 식후 커피까지 무료로 제공되는 것, 그리고 정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오래 앉아있기에도 답답하지 않다는 점들이 장점으로 작용이 됩니다.
특히 평일 점심에는 12,000원의 가격으로 인도음식 뷔페가 열립니다. 커리 4종, 요리 3종, 볶음밥과 난 그리고 후식 및 과일 등이 제공된다는데 일반적인 뷔페와는 다르지만 가격대비 괜찮아보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맛보고 싶더라고요. 평일 점심이라는게 가장 큰 제약이지만..
가격대비 맛으로 따지만 더 훌륭한 곳은 분명 있을 것 같지만, 분위기 등등을 따져볼 때 여자친구끼리의 모임이나 데이트 장소로는 꽤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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