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은밀한 性이야기로 불태우자! '마녀사냥'

요즘 제가 푹 빠져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도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 케이블 중에서도 별 관심이 없었던 채널 JTBC! 역시 몇번 채널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재미있느냐가 채널을 선택하게 만드는 기준이 되는 요즘입니다. 

참 신기한 일이지요? 주변에서 슬금슬금 소문이 들려왔습니다. 어떤 선배가 '마녀사냥'봤냐고 그러고, 또 다른 후배가 '마녀사냥'을 봤냐고 물어 봅니다. 처음엔 마녀사냥이 우리가 흔히 알던 그 마녀사냥인줄 알고 무슨 소리인가 했습니다. 알고보니 매주 금요일 밤 11시 JTBC에서 하는 토크쇼의 제목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토크쇼가 평범한 토크쇼가 아니라 성(性)담론을 공론화 한 연애 이야기라는 점이 지상파에서 쉬이 접근하지 못했던 부분인 듯 합니다.

'깔대기 이론'이라는 말이 있어요. 남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치 이야기로 시작해도 끝은 여자 이야기, 회사 이야기로 시작해도 끝은 여자 이야기, 어떤 다양한 소재로 시작하더라도 이야기의 끝은 여자로 끝난다는 이론입니다.

남자들 뿐만 아닙니다. 최근에 저와 친구들이 나누는 이야기들이 점점 수위가 높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아, 우리가 서른을 넘어서니 아줌마가 다 된 모양이다" 그랬지요. 그런데 마녀사냥을 보고 나이 탓도 탓이지만 세태 탓이구나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됩니다. 저희들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솔직하고 개방적인 20대들을 보고 있자면 세대 차이가 느껴지죠.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건 세대를 막론하고 남자, 여자의 연애감정에 대한 호기심은 한결같다는 점이랄까요?

일단 MC 구성원이 좋습니다. 요즘 최고 대세 MC 신동엽, 특히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야한 이야기의 대가죠. 다른 곳에서는 편집될까봐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곳에서 풀어놓는다나요. 욕정 발라더 성시경은 이 방송을 통해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남자 안티 팬들이 많았는데 조금 완화된 느낌이죠. 연애관에 있어서는 약간은 보수적인 편이더라고요.

역시 요즘 대세인 샘해밍턴은 외국의 성문화나 풍속도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한국 여자들이 통통한 남자에게 관대한 것이 좋다네요. 허지웅 기자는 이 방송에서 처음 봤는데, 갔다오신 분(?)답게 초연한 모습이 재미있어요. 여자들도 좀처럼 알기 힘든 여자의 몸 상태에 대해 디테일하게 아셔서 진짜 깜짝 놀랐다는..

이 네 사람이 신청자의 사연을 읽으며 폭풍 수다들 나누다가 이렇게 이원 생중계를 합니다. 대학가나 사람이 많은 길거리, 카페 등에 티비를 설치하고 직접 질문을 하는 거지요. 생각보다 적극적인 요즘 대학생들의 표현력에 제가 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이제는 세태가 바뀌었으니 젊은 사람들이 음지에서 사랑을 나누게 하는 건 좀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모습이 오히려 멋있어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2부는 '그린라이트를 켜라'라는 테마로 꾸며집니다. 대개 연애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상대방이 나에게도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 것이죠. 그런 사연들을 들으면서 관심이 있으니 잘해봐라 라고 생각이 들면 녹색 신호등을 켜 주는 겁니다. 단지 남자 넷 뿐 아니라 여성 세분에 게이 한분까지..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들어볼 수 있어서 어느 정도 신뢰가 가지요. 홍석천씨, 모델 한혜진씨와 코스모폴리탄 섹스 칼럼니스트 곽정은씨가 고정 패널이고, 매주 걸그룹이나 방송인 여성 한분이 바뀌면서 등장합니다.

단순히 패널끼리 이야기 나누는 것 뿐 아니라 방청객과의 교감도 활발합니다. 1부의 이원생중계에 등장했던 인터뷰어가 다음 회에 방청객으로 등장하기도 하죠. 어떤 회차에서는 방청객끼리 즉석 소개팅을 해주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돌발상황들도 꽤 재미있습니다.

제목이 '마녀사냥'이지만 마녀같은 여성에 대한 비난을 하기 보다는, 어떻게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性을 당당하게 공론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예능입니다. 그리고 인생 선배인 패널들이 아직 창창한 20대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은 교훈도 느낄 수 있지요.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봐라, 어떤 미래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 경험들이 미래의 너를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라구요.

20대가 보면 제일 재미있을 것 같고요, 20대의 자녀를 두신 분들도 자녀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녀가 함께 보거나 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해 보입니다. 30대인 저로써는 약간의 방관자 같은 마음으로 MC들과 공감하게 되어 좀 더 편하게 보는 건 있습니다. 제가 20대때 치열하게 고민했던 문제들이 튀어나올 때마다 이제는 그런 고민들을 좀 더 쉽게 넘길 수 있게 된 지금, 내가 많이 변하긴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20대니까 저런 걸로도 고민을 하는구나.. 하는 마음이랄까요?

어찌됐건 근래 보기 드문 솔직한 性담론이 오가는 토크쇼입니다. 이렇게 점점 수위가 높아져서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경계하기만 한다면, 당분간은 20~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대표 예능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불금을 너무 오래 바깥에서 보내지 마시고 11시까지는 집으로 컴백하셔서 '마녀사냥'을 보시길 바래요~


덧글

  • 2013/10/04 17:5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0/06 11:5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백범 2013/10/04 21:37 #

    남자들에게 의무와 배려, 헌신만 무조건 강요하지 않는다면야... 솔직히 여자들이 뭘 하거나 말거나, 어떤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고, 솔직히 상관하고 싶지 않습니다. 상관하고 싶지도 않고!!!
  • 사바욘의_단_울휀스 2013/10/05 00:58 #

    상관하지 않는데 어떻게 의무와 배려 헌신을 무조건 강요당할수 있죠?
  • Megane 2013/10/05 09:47 #

    아따~ 이런데까지 와서 싸우십니까들...
    릴렉스 하시길...
  • 동굴아저씨 2013/10/04 22:18 #

    이거 재밌죠.
    가끔씩 보는편인데....퇴근하고 집에오면 11시 반이 넘는 것도 있고
    Tv가 거실에만 있어서 본방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네요.
  • 케이즈 2013/10/04 23:19 #

    허지웅기자가 초연해보이는 것은...
    수위가 너무 높거나 낮은것들 뿐이라 방송에 나가는 것들은 무난해서였다고 들었습니다.ㅋ
  • 미친공주 2013/10/06 11:58 #

    낮은것보다 높은게 많을 것 같네요 ㅋ
  • 마루빵 2013/10/05 00:21 #

    마녀사냥 재밌죠ㅋㅋㅋ 금요일 밤이다 보니 약속 있으면 잘 못보지만 아닌 날에는 꼭꼭 챙겨봅니다.
  • 푸른소나무 2013/10/05 01:32 #

    허지웅 씹쌕기 존나 비호감. 기자는 무슨 그냥 허세쟁이지
  • Megane 2013/10/05 09:52 #

    여자의 몸 구석구석을 아는 건 별거 아닙니다. 벗겨보면 되죠.(뭬야!)
    하지만 그녀들의 몸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에 제대로 대처하는 거요?
    그게 쉽지 않아요. 그래서 어느 방송인의 명언이 있다죠.
    남자는 2달라만 있으면 된대요 밥달라, 그냥놔달라...
    여자는 달라가 많아야 한답니다. ㅋㅋㅋ
    마녀사냥도 어떨때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방송이죠.

    참고로 저는 불금을 심야기도회로 보내는지라...ㅋㅋㅋ 저 방송녹화해두고 교회갔다오면 다음날 아침...ㅠㅠ
    그리고 주말은 짜파게티~가 아니라 잠으로 보내는 날입니다...
    동굴아자씨 말씀맞다나 본방 보기가 힘들긴 하죠.
  • 미친공주 2013/10/06 11:57 #

    여자의 몸 구석구석이 아니라 ㅋㅋㅋ 여자의 몸에서 일어나는 상태 입니다 ㅋㅋㅋ

    심야기도회....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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