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 다섯, 스물 하나 '자우림 9집' 100번 리플레이

전 자우림 팬입니다. 오랜만에 앨범 소식을 듣고 몹시 기대가 컸지요. 8집 陰謀論(음모론)이 기대만큼은 아니어서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이번 9집 Goodbye, grief.에서는 꽂히는 노래가 있네요. 그것도 타이틀 곡! 저는 늘 타이틀 곡보다 다른 노래에 꽂혀서 100번씩 듣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타이틀 곡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홀딱 반해버리고 말았답니다.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 해.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우~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 날의 바다는 퍽 다정했었지.
아직도 나의 손에 잡힐 듯 그런 듯 해.
부서지는 햇살 속에 너와 내가 있어
가슴 시리도록 행복한 꿈을 꾸었지.

우~ 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날의 너와 나.

너의 목소리도 너의 눈동자도
애틋하던 너의 체온마저도
기억해내면 할수록 멀어져 가는데
흩어지는 널 붙잡을 수 없어.

바람에 날려 꽃이 지는 계절엔
아직도 너의 손을 잡은 듯 그런 듯 해.
그때는 아직 네가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어.

우~ 너의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다섯, 스물하나.
우~ 그날의 노래가 바람에 실려 오네.
우~ 영원할 줄 알았던 지난날의 너와 나.
http://youtu.be/LrB-fJn-3w4


20대를 돌이켜보면 전 참 부지런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뭔가를 계속 시도했고, 바쁘게 움직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지요. 지금으로썬 상상도 못할 용기나 열정을 쏟아부은 적도 있었어요.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동일인물일까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30대가 되면서 뭔가 더 안정적이고, 여유로와지긴 했어요. 그런데 편안해지고 평범해진 일상에 내가 잠식되는 느낌이랄까? 이 노래의 후렴구 '영원할 줄 알았던 스물 다섯, 스물 하나'가 평범한 사랑 노래가 아니라 잊혀져가는 청춘을 의미하는 것처럼 들려서 자꾸 자꾸 귀에 맴도네요.

이번 자우림 9집의 노래들은 전반적으로 20~30대의 청춘이 겪고 있는 괴로움을 대변하고, 힘내라고 응원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 제가 좋아했던 자우림의 노래는 내면의 고통을 센치하고 우울하고 시니컬한 감성으로 풀어내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화내고 소리치면서 혹은 약간의 반항을 실어 표현하는 듯 해요. 힘들다고 끌어안지 말고 뭔가 표현을 하라고 종용하는 느낌입니다.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뿐.
끝없는 나락에 떨어진 것 같아.
너를 향한 정념으로 가슴이
터질 듯 해, 미칠 듯 해.
차라리 나를 부숴버리고 싶어.

바람아, 불어라.
파도야, 춤을 춰라.
쏟아져라 비야, 날 휩쓸어 가 다오.

-템페스트

난 내가 스물이 되면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고
난 나의 젊은 날은 뜨거운 여름과 같이
눈부시게 아름다울 줄 알았어.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사소한 비밀 얘기 하나,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아.

-이카루스

좀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왠지 아직 자우림은 '젊고' 저 혼자만 늙어가는 게 아닐까 하는 위기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랑의 추억으로 받아들이건, 빛나던 청춘에 대한 그리움으로 받아들이건 '스물 다섯 스물 하나'라는 노래는 추천하고 싶네요.


덧글

  • 레이시님 2013/10/22 16:39 #

    이 노래를 듣는 30대들은 (평을 30대에서밖에 못들었어요 ㅎㅎㅎ) 다 비슷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나 보네요. 저도 그렇구요.

    저도 자우림 팬인데 반갑습니다:)
  • 미친공주 2013/10/22 17:01 #

    ㅋㅋ 그러게나 말입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ㄷㄷㄷ
  • 환상그후 2013/10/22 23:21 #

    음... 가요를 잘 안듣게 되다보니 나온지도 모르고 있었네요. 11월에라도 구매를 해야겠네요 허헛...
  • 이세리나 2013/10/22 23:22 #

    20대 중반이라 왠지..
    스물다섯은 지났지만..
    그래도 영원할거같은 20대 중반 ㅠㅠ
  • 미친공주 2013/10/23 09:35 #

    부러븐 나이입니다 ㅋㅋㅋ
  • 푸푸 2013/10/23 16:51 #

    제가 느끼는 감정이 뭘까 했는데 딱 잘 정리해 주신 거 같아요. 저도 저번 8집 정말 공감이 안되서 자우림 광팬인데도 불구하고 거의 듣지 않았는데 이번 노래는 들으면 들을 수록 더 좋은 것 같습니다. ^^
  • 미친공주 2013/10/24 09:37 #

    ^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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