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을 절로 부르는 수영 영화? '노브레싱' 조조할인

'은밀하게 위대하게'라는 영화를 보지 않았었습니다. '김수현' 하나만 보러 갈만한 영화라기에.. 김수현을 좋아하지만 광팬이 아닌 다음에야 그 한 사람을 위해 영화표를 지불하기가 아까웠거든요. 그렇지만 그것이 두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노브레싱'이라는 수영 영화에는 서인국과 이종석, 매력있는 20대 두 배우가 등장하거든요. 그냥 두 배우들의 근사한 모습을 보며 눈을 씻어야지..라는 마음으로 기대없이 갔는데, 기대 보다는 꽤 재미있게 보고 나왔습니다. 물론 손발이 오그라드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요. 아, 영화 감상에 사심이 추가 된걸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 스포일러 약간 있습니다.  

이종석, 서인국 두 배우를 보러갔는데 결과적으로는 서인국 원톱 영화에 가까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 '우상' 역할을 맡은 이종석은 기존에 가진 이미지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조금 고고하고 까칠해보이는 외면과는 달리 내면적으로는 의리와 정이 있는.. 얼음 왕자가 서서히 녹아가는 느낌이랄까요? 기타 다른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이미지들과 비슷합니다. 그것이 이종석이 가진 매력일 수는 있겠으나 이종석이 더 큰 배우로 성장을 하고자 한다면 차기작은 조금 다른 이미지에 도전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반대로 서인국은 이 영화에서 매력을 폭발시킵니다. 수영선수인 아버지의 죽음 이후 은둔해버린 천재 원일 역할을 연기했는데, 원일 캐릭터 자체도 꽤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그걸 서인국이 굉장히 잘 살리죠. 특히 요즘 방송에 '먹방'이 없으면 인기가 없다고 하잖아요? 이 영화에서 서인국의 먹방은 가히 예술입니다. 객석에서 "아으~~~"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지요.

아마도 그건 실제 상황이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다른 모델들에게 뒤지지 않는 수영 선수의 몸을 만들기 위해 몇 개월간 미친듯이 다이어트를 했다는 서인국. 그가 유일하게 자유롭게 기름진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순간은 촬영할 때 뿐이 아니었을까요? 먹방부터 시작해서 지저분 너저분한 그의 생활 연기가 '나혼자 산다' 예능 프로에서 봤던 실제 그의 삶 같기도 하고.. 그런데 어쩐지 돌봐주고 싶은 느낌이 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연기를 시작한 이후로 서인국이 걸어온 필모그래피를 보면 아직 몇 편 되지는 않지만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노브레싱은 노 브리딩(No breathing)의 통상적인 발음으로 수영에서는 잠시 호흡을 멈추고 헤엄치는 것을 말합니다. 얼굴을 수면에 댄 채로 헤엄칠 때 가장 빠른 속력이 생기며 경기 처음, 또는 최후에 전속력을 내고자 할 때에 사용된다고 하지요.

수영 영화고, 단지 저 영법 하나로 어떤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의외로 짜릿한 구석이 있습니다. 마치 박태환 선수 400m 경기를 응원하는 마음처럼 초조해지게 만드는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꽤 재미있을 수 있는 드라마를 한순간에 오글거리는 판타지로 만들어버리는 부분이 바로 여주인공 권유리의 등장부분입니다.

꼭 없어도 되었을 분량을 채워넣는 느낌이랄까. 그냥 생활력 강한 씩씩한 소녀이면 안되었던 것일까. 이제는 한물간 느낌의 오디션 분량을 구겨넣고, 유리가 부르는 노래를 몇 편 들어야 하는 건 고역이었어요. 요즘 20대의 감성이라기보다는 약간 70년대 풍의 올드한 느낌이랄까. 물론 그나마 이 영화를 보러 억지로 끌려온 남성 팬들에게는 소녀시대 유리의 노래가 팬 서비스가 되었을지 어떨런지는 모르겠지만.. 묘하게도 유리의 등장씬들은 저의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들더라고요.

검증되지 않은 20대 배우를 데리고, 시도해졌던 적이 없는 수영 영화를 첫작품으로 찍은 감독의 용기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전문가 평점들이 워낙 처참해서 흥행 성적은 어떨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깊이가 있거나 큰 감동을 기대하시기 보다는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남성분들은 굳이 관람 안하실 것 같고요, 추천 드리기도 뭐 하고.. 여성분들은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싶고.. 부모가 청소년 자녀와 함께 보기에는 아주 무난한 영화일 것 같고요. 청춘물이라 손발 조금 오그라드는 건 미리 감수하고 보시길 바랍니다.

ps: 영화를 보고 나오니 삼겹살이 무지 땡기더군요. 출출할때 영화를 본다면 테러...가 될 겁니다.


덧글

  • Megane 2013/11/05 16:44 #

    캬~! 주모 여기 삼겹살 3인분 추가요!! (응?)
    삼겹살... 아 먹고싶다.
    삼겹살을 적당히 녹인 후에 우유에 재워뒀다가 레드와인을 부어서 냉장고에 다시 1시간 숙성시킨 후에 먹는 삼겹살은...
    으아아아아아아~

    아, 참고로 삼겹살 담았던 우유는 똑같이 삼겹살을 재워두었던 레드와인과 섞어서 발사믹 식초를 약간 넣고 설탕대신 올리고당을 넣어서 반 정도로 줄어들때까지 졸이면 맛난 소스가 되죠. 그걸 뿌려서 (아~ 침고인다...) 위에 샐러드로 양상추랑 시금치와 파슬리를 조금씩 얹고 고명으로 싸 먹으면...
    아 못 참겠다. 그만하자. ㅠㅠ
    참고로 단호박이 제철이잖아요? 단호박 속을 파서 삼겹살을 넣고 소스랑 곁들여서 오븐에 쪄먹어도 좋고...
  • 미친공주 2013/11/05 16:54 #

    저...저기요.. ㅠㅠ
  • 노아히 2013/11/05 21:15 #

    아무래도 세계 레벨이나 국대 레벨에서 노는 수영선수의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워낙 유명한지라... 저 배우들로 수영영화를 만들 생각이었으면 고등학교나 전국체전 수준으로 선수들 실력을 설정하는 게 좋았을 것 같습니다.

    괴수 같은 역삼각형 떡대는 기본으로 갖고 있어야 국대도 할까말까한 종목에서 김수현이나 서인국의 여리여리한 체형으로 세계 레벨의 선수를 연기시키는 건 연기력 이전에 몸뚱이 그 자체 때문에 한계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설득력이 지나치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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