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상큼한 연극 '사춘기 메들리' 잡담

사춘기 메들리. 제목도 그렇지만 포스터를 보면서 몹시 유치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습니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러갔던 연극이었지요. 예상대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있긴 했는데, 의외로 상큼하고 귀엽기도 하고.. 생각보다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배우들의 얼굴이 아닌 웹툰 포스터를 보고도 전 알아채지 못했어요. 원작이 웹툰이라는 사실을.. 웹툰 사춘기 메들리를 보려고 하니, 일정 분량 이후로는 유료로 봐야 하더라고요. 어쨌거나 꽤 인기가 있었던 웹툰인가 봅니다.

몰랐는데 지난 여름 드라마 스페셜로도 방송이 되었던 모양이더라고요.

대충 느낌이 오시죠? 풋풋하고, 상큼하고, 따뜻한 느낌이랄까..

웹툰이든 방송이든, 이 내용을 미리 보신 분들은 아마 궁금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실과 집, 농촌 들판 등의 장소를 공간적인 한계를 가진 소극장 연극으로 어떻게 표현을 해낼지. 그런데 고작 6명의 배우와 소극장의 열악함으로도 원작의 내용을 거의 다 표현해낸 듯 했습니다.

저도 오랜만에 손발 오글하게 제가 본 연극의 배우들에게 하트를 달아보았습니다. 크크.

늘 전학을 다녀서 일부러 친구를 만들지 않던 정우는 또 부모님에게서 전학을 간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다음날 정우는 우연히 자신의 짝을 괴롭히던 선배와 시비가 붙지만, 어짜피 전학을 갈 거라는 생각에 당당하게 맞서고 맙니다. 또 자신을 괜히 괴롭힌다고 생각했던 반장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어서 사귀자고 말해버리는데, 덜컥 그러자고 하는 반장 양아영. 도무지 그녀의 속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전학을 가버리면 그뿐이라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전학이 취소되면서 정우의 학교 생활은 꼬이게 되지요.

맨 왼쪽의 배우가 정우 역할을 맡았던 배우인데, 얼굴에서도 개구장이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가장 아래쪽에 있는 여자분이 반장 양아영 역할을 맡았던 배우인데, 자그맣고 하얗고 이뻐서 눈에 자꾸 들어오더라고요. 그들이 그려내는 조금은 서툴지만 달달한 로맨스. 가끔 손발이 오글거리는 느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엄마 미소를 띄고 보게 되더라고요.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고..

연말에 연인이 함께 보기에도 괜찮고, 엄마와 딸이 함께 보기에도 괜찮고, 혹은 엄마들끼리 보더라도 "아유~ 귀여워라"하는 느낌으로 보실 수 있는 연극입니다. 특별히 대단한 이야기도 아닌데 보고 난 후에 뭔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연극이라고나 할까요? 1인 다역을 소화해내는 몇몇 개성있는 배우들의 열정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 대학로에서 가볍게 보실만한 연극으로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