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의 '롤러코스터' 정말 최악의 영화일까? 조조할인

롤러코스터, 아마도 영화 이름보다는 감독 이름이 더 많이 오르내렸을 영화일 겁니다. 바로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으로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영화니까요. 그런데 네이버에서 '롤러코스터'라는 영화를 검색해보면 댓글로 악평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재미가 없다는 둥, 어이가 없다는 둥, 화내며 나왔다는 둥.. 아마 그런 평이 나온 이유는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달랐기 때문이 아닐까요? 분식점에 가면서 코스 요리로 안나온다고 투덜대는 것 같은 느낌이죠. 그게 다 너무 유명한 분식점 사장님 때문인데요, 분식점이라는 걸 감안하고 본다면 충분히 맛있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즉, B급 코미디 영화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보셔야 한다는 것이죠.  

** 스포일러 약간 있습니다.

전 이 영화를 보고 왜 생뚱맞게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을 떠올렸을까요? 그 소설을 보면 주인공이 너무도 운수가 좋은 하루를 보냈는데, 그 모든 것을 뒤집어 놓은 운 나쁜 반전으로 하루를 끝맺게 되죠. 반대로 이 영화는 주인공이 너무도 운수가 나쁜 하루를 보냈는데, 마지막엔 그저 픽- 웃음이 나오거든요. 물론 현진건의 소설처럼 진지하게 생각하면 안되는 가벼운 영화입니다.

주인공 마준규(정경호)는 '육두문자맨'이라는 욕 잘하는 캐릭터로 일약 한류스타덤에 오릅니다. 비행공포증, 편집증, 결벽증까지 갖춘 마준규의 귀국 비행. 그런데 1등석 비행기에는 온갖 다양한 군상들이 탑승을 합니다. 심지어 스튜어디스나 조종사까지도요. 그런데 비행기는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을 칩니다. 정말 머피의 법칙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날 정도로 마준규에게는 최악의 날이죠. 

이 영화의 최대의 단점은 대사가 너무 많고 빠르다는 겁니다. 다들 다다다다 연속해서 말을 뱉어내기 때문에 간혹 잘 안들리거나 따라가기 힘들기도 해요. 자막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드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 대사들이 재미없는 대사들은 아닌데, 뭔가 완급 조절을 좀 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은 거죠. 원래 모든지 강강강 보다는 강약약 중강약약.. 이렇게 리듬이 있어야 더 편하고 인상적인 거잖아요.

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희안합니다. 평범한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 느낌이에요. 오히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한류 스타 마준규가 정상인처럼 보일만큼... 덕분에 마준규의 피곤함이 관객에게도 함께 전이되는 느낌이라 의도한 바일 수도 있겠지요.

그럼에도 이 영화는 구석구석 탁!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뭔가 어항이나 틀을 벗어나기 위해 팔딱팔딱 뛰는 물고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죠. 그래서 예상할 수 있는, 기대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다 요리조리 피해가는 느낌입니다. 이런 것들이 B급 영화라거나, 블랙 코미디라거나.. 뭐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 요소들이겠지요. 그런 것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얻지 못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감탄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면서 호불호가 갈리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대중에게 추천하기는 약간 어렵기도 하고, 극장에서 봤다면 돈이 아깝게 느껴졌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딱 VOD로 구매해서 집에서 편하게 봤을 때 적당한 부분에서 웃음도 나고 좀 가볍게 볼 수 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감독 하정우의 개성은 분명히 드러나고요.

ps: 까메오로 김성균씨가 등장했는데.. 1994의 영향 때문인지 자꾸 제 역할로 안보이고 대학생으로 보인다는 게 함정...


덧글

  • 동사서독 2013/12/03 20:24 #

    저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만 일본 영화 해피 플라이트의 코믹 버전 같다는 느낌은 들더라구요.
  • 미친공주 2013/12/04 09:22 #

    아.. 그런 영화가 있나요?
  • 동사서독 2013/12/04 10:58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47775

    감독 야구치 시노부
    출연 타나베 세이이치, 아야세 하루카 外
  • 미친공주 2013/12/04 12:41 #

    줄거리만 보면 비슷한 구석이 좀 많네요 ㅎㅎ
  • 사월 2013/12/03 22:27 #

    저도 엄청 재미있게 봤던지라 사람들 악평을 보고 섭섭함까지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러닝타임 내내 크게 웃지 않으려고 엄청 애쓸 정도로 재밌었는데..
  • 미친공주 2013/12/04 09:23 #

    ㅋㅋ 사람마다 취향이 다양하니까요
  • 사프란 2013/12/04 01:07 #

    생각보다 재밌다고 하더라구요 !
  • 미친공주 2013/12/04 09:23 #

    반응이 극과 극이라 ㅎㅎ
  • 이즈 2013/12/04 09:29 #

    저는 기대가 커서였는지 모르겠지만,
    B급 코미디 영화인것도 알았지만
    유머코드가 너무 안맞아서;;;;
    실망을...했지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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