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피쉬 떼, 그리고 밤에 더욱 활기찬 바다생물들 바다 갈증

세부 수밀론섬의 라이트하우스(lighthouse) 포인트는 조류가 세게 흐르는 곳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그곳으로 다이빙을 하느냐! 조류가 센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큰 물고기와 잭피쉬 떼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근사한 산호가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산호가 거의 없는 황량한 바다를 조류를 따라 흐릅니다. 그러다가 잭피쉬가 발견되거나 있음직한 장소로 역조류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죠. 거기서 버텨내면 잭피쉬를 보고, 못버티면 그냥 조류를 따라 흘러서 수면 위로 나오게 됩니다. 다이빙 멤버에 따라 진짜 아무것도 못보는 경험을 할 수도 있는 포인트죠.

이번에 수밀론 섬에서는 라이트하우스 포인트를 2번 들어갔고, 두번 다 잭피쉬 떼와 조우했습니다. 작년에 왔을 때는 바라쿠다랑 상어도 봤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행운은 없었죠.

첫날 본 잭피쉬 떼입니다. 시야도 안좋고 약간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두번째 갔을 때는 첫번째의 아쉬움을 씻어주는 듯 좀 더 가까이에서 잭피쉬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http://youtu.be/BSa1gdmYXWU

시야가 안좋지만 대충 분위기만 느껴보세요. 조류가 어찌나 센지 잭 피쉬 떼며, 그 앞의 작은 물고기들이 마구 흔들립니다.  

다들 센 조류에 밀리지 않으려고 이렇게 바닥에 딱 붙어서 잭피쉬를 감상했습니다.

한 손을 놓으면 몸이 이렇게 흔들흔들...

잭피쉬 떼를 찍다가 눈 앞에 보여서 재빨리 찍은 옐로우 테일 코리스(Yellowtail coris)의 유어. 색깔이 정말 예쁜데 작고 빨라 포착하기 힘든 아이입니다. 뿌듯!~ 자라면 전혀 다른 색깔과 모양으로 바뀝니다.

복어 중에서 제일 큰 스타 푸퍼(star puffer)입니다. 80~90센티 되나봐요. 이런 녀석들은 어디 도망가지도 않습니다. 왠지 작년에 왔을 때 만났던 녀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이빙 마지막에는 안전을 위해 5m 깊이에서 3분 정도 감압을 해야 합니다.

어우.. 그런데 크기는 작지만 해파리가.. 해파리가.. 보기엔 예쁘지만 늘 경계해야할 것들이지요.

수밀론 섬에서 3회의 다이빙을 하고도 부족하다면 나이트 다이빙을 하면 됩니다. 노블레스 리조트 앞바다에서 저녁 6시 이후에 출발합니다.

나이트 다이빙의 재미있는 점은 낮에 보지 못했던 생물들을 볼 수 있다는 거지요. 마치 보물 찾기하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역시 조류가 좀 있어서 사진이 죄다 흔들렸습니다. 또 눈물 콸콸..

나이트 다이빙의 단골 손님, 몸에 말미잘을 붙이고 다니는 소라게(Anemone hermit crab).

바위 틈에서 눈만 내밀고 있는 게.

나이트 다이빙에는 낮에는 없었던 성게가 잔뜩 기어나와 있습니다. 막 걸어다녀요. 조심해야 합니다. 성게 옆의 라이언 피쉬도 나이트 다이빙의 단골 손님. 워낙 작고 귀여워 함께 담아봤습니다.

물론 불가사리도 나이트 다이빙 때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

바다뱀도 살짝 나와 주시고...

운좋게 가오리(blue-spotted ribbotail ray)도 발견!

오동통한 모양과 동그란 눈이 정말 귀여운 가시복(Black-Blotched Porcupinefish) 두 마리가 사이좋게 잠들어 있었습니다. 깨워서 미안!

서로 뱅글뱅글 돌면서 마주보기도 하고..

귀여워서 한참 구경하다가 지나쳤는데, 다른 다이버들은 바닥에서 물뱀(snake eel)이 튀어 올라오는 것까지 봤다고 합니다. ㄷㄷㄷ 

앗! 이 아름다운 문양의 물고기는 뭘까? 쫄래쫄래 쫓아가봤는데..

대 반전은 흔하디흔해서 무시했던 라이언 피쉬 중 한 종이라는 거였습니다. 등 지느러미에 있는 점 때문에 twinspot Lionfish라고 불리는 모양입니다. 이번 다이빙에서 처음으로 본 물고기였어요. 뿌듯뿌듯!

하지만 이번 나이트 다이빙의 역작은 이녀석이죠. 고둥(Euprotomus bulla)인데 눈을 쑥 내밀고 두리번 거리는 것이 참 귀엽습니다.

갈 때마다 새로운 바다생물과 만나고, 그것을 카메라에 담는 건 저의 소소한 즐거움이랍니다. 막상 힘들었던 조류다이빙도 지나고 나니 다시 하고 싶은 거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