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에서 먹어본 그리스 음식의 맛은? 메디터레이니언 바다 갈증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저녁식사를 해야할 시간. 늦은 점심에 샤부샤부를 가득 먹었더니 썩 입맛이 당기지 않았다. 가볍게 햄버거나 샌드위치 같은 걸 먹을 곳이 없을까 '리조트 월드 마닐라'의 뉴포트 몰을 헤매던 중 발견한 간판. 카페 메디터레이니언(Mediterranean). 지중해식 음식, 그리스 음식을 파는 가게였다.  
너무 무겁지 않은 분위기라 가볍게 먹을 수 있겠다 싶고, 한국에서 먹었던 맛있는 그리스 음식 생각도 나고.. 해서 발걸음을 들인 곳.
가게는 색감이나 장식등이 독특하고 예쁘다.
그리스식 샌드위치, 피자, 햄버거류를 포함 기로스와 케밥 등 예쁜 색감의 메뉴판이 다시 날 흥분하게 하고..
그릭 샐러드(270페소, 약 7천원). 신선한 야채는 괜찮았지만 치즈의 질과 양이 살짝 아쉬웠던. 그럭저럭 무난한 샐러드다.

밥을 추가한 기로스 그릴 비프 플래터(345페소, 약 9000원). 보기에는 먹음직스럽고 소스들도 한국에서 맛본 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나쁘지 않았는데.. 저게 소고기가 맞긴 한건지. 뭔가 미묘하게 향신료의 느낌이 강해서 못먹을 정도는 아닌데 맛있게 먹을 수가 없는 느낌이다. 일행 중 향신료에 강한 친구만 맛있다고 하는 정도. 한국에서 먹었던 기로스는 철저히 한국화 된 건지.. 그리스에 가보지 않았으니 알 턱이 없다. 거의 향신료를 접하기 힘든 나라 필리핀에서 이런 느낌은 처음이야!!

피타 빵을 곁들인 무사카(310페소, 약 8000원)도 비슷한 느낌이다. 한국에서 먹은 무사카는 뭔가 치즈가 많이 들어간 라자냐에 가까웠는데, 이곳의 무사카는.. 뭔가 고기 파이(?) 느낌에 가깝다. 따끈따끈한 피타 빵이야 무난하게 먹었지만..
회심의 코프타 버거(245페소, 6500원). 햄버거 번이 일반 햄버거 빵과는 약간 다른 느낌인데 마음에 든다. 물론 문제는 패티였지만..

고기의 질은 좋은 것 같은데, 역시 패티에도 미묘한 향신료가.. 그나마 기로스 보다는 적게 들어있어서 제일 맛있게 먹었던 메뉴같다.

마닐라에 오래 거주하거나 그리스 음식 마니아가 아니라면, 굳이 그리스 음식을 필리핀에서 먹을 일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메뉴를 먹어 본 사람들이 호평이 있기도 한 것으로 보아 메뉴 선택의 문제였을지도. 아니다, 이건 결국 향신료의 문제. 그나마 한 친구가 정말 맛있게 먹어줘서 다행이었다.

실제로 그리스에서 먹는 그리스 음식은 어떨까가 정말 궁금했던 만찬.

하지만.. 이 만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내 이메일 체크에서 벌어졌다. 와이파이를 잡아 혹시나 열어본 메일함에 '오늘 저녁 비행기가 캔슬되었다'는 에어 아시아 메일이 날아와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태풍 람마순이 마닐라를 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