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마지막으로 스킨십을 나눈 기억? '괜찮아, 사랑이야' TV이야기

올해 방영작 중 손에 꼽히는 드라마로 남을 '괜찮아, 사랑이야'가 드디어 끝났다. 시작부터 결말까지 아주 깔끔하게. 이따금 나는 내가 처한 상황을 드라마를 통해 치유를 받는데, 올해 몇몇 드라마가 참 기가막히게도 그 타이밍을 잘 맞춰서 방영을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는 제목 그대로 사랑이 사람을 토닥거려주는 내용이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가진 수많은 갈등들-대체적으로 가족에서 비롯되는-을 치유해나가는 과정. 이 드라마에는 재벌 2세도, 출생의 비밀도 등장하지 않지만 내내 흥미로왔는데, 아마도 정신병과 살인사건에 얽힌 미스테리라는 굵직한 이야깃거리가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여느 로맨스 드라마처럼 그런 소재들은 '사랑'을 완성시켜가는 도구로 쓰였지만 그 얼개들이 설득력을 갖고, 주인공들에 몰입이 되게 만든 좋은 드라마였다. 주인공 두 사람의 연애는 통통 튀는 매력적인 맛이 있었고, 몇몇 회차에서는 "헉!"하게 만드는 반전이나 긴장감 또한 존재했다. 물론 정신과 의사들이 보기에는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 할 수는 있겠지만... 드라마 자체로만 봤을 때는 여러모로 잘 만들어진 드라마. 과하게 행복한 결말까지도 수용하고 싶어질만큼. 

그러나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드라마의 내용이 아니라 드라마에서 얻은 삶의 힌트들이다. 드라마 속의 등장인물 중에 작은 문제라도 문제가 없는 사람이 없듯이 현실의 우리들도 크고작은 문제들은 안고 살아간다. 가족간의 관계, 연인과의 관계, 사람과 사람이 만드는 관계 속에서 무난하고 무던하고 평온하기란 참 힘든 일인 것 같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둘 중 한 사람은, 혹은 둘 다 상처를 받게 된다. 고의성이 없더라도 결국 그러한 것이 관계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상처들이 깊어지면 곪거나, 아물더라도 지워지지 않는 흉터자국이 남는다. 나도 모르는 새 누군가가에 상처를 주고, 상대방이 모르는 새 나도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를 누군가가 보듬어 주기도 하지만, 내 스스로도 나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듬어야 한다. 이 드라마 속 주인공이 스스로에게 건네는 '굿나잇 인사'는 그런 의미를 갖는다. 

또 다른 하나, 사람이 현실감각을 되찾는 방법. 정신병을 앓아 환시를 보는 주인공 장재열(조인성)이 현실감각을 되찾는 과정에서 지해수(공효진)는 그런 힌트를 준다.

"강우가 보일 때 너랑 나랑 사랑하던 때를 그 순간을 기억해. 내가 너를 만지고 네가 나를 만지고 내가 네 품에서 웃고 울을 때, 그 순간 그것만이 진짜야"

최근들어 누군가와 마지막으로 스킨십을 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자. 오늘 아침까지도 배우자와 혹은 자녀들과 혹은 부모님과 포옹하거나 입맞춤을 나누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많겠지만.. 곰곰히 떠올려봐도 누군가의 손을 잡거나 포옹을 나누었던 기억이 가물거리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특히나 혼자 살거나, 가족과 소원하거나, 연인이 없거나 하는 경우. 혹 스킨십을 나눈다 해도 스마트 폰이나 피씨를 접촉하는 시간의 반의 반의 반만큼도 누군가와 접촉을 나누지 못하고 사는 것이 현대인들의 비극같다.

그래서 우리는 더 외롭고 더 고독하고 더 아픈게 아닐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비극적인 사건들의 시작은, 스킨십의 부재가 낳는 외로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 드라마 속에는 수많은 키스 장면들이 나오지만, 나를 뭉클하게 한 장면들은 따로 있었다. 힘들어하는 주인공을 가슴에 안고 조용히 어깨를 토닥여 주고 머리를 만져주는 장면들. 뜨거운 사랑이 아니라 따뜻한 위로가 더 와닿는 요즘이다.

아직 스스로가 아픈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방법도 모르는 사람도 이렇게나 많은데.. 나와 내 주변의 아픈 사람들, 아픈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면서.. 그리고 위로하면서, 그래도 인생을, 하루하루를 살아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괜찮아, 사랑이야!' 강추!


덧글

  • Megane 2014/09/13 18:31 #

    요즘 마음 졸이며 보고 있습니다. 오호호~
  • 미친공주 2014/09/15 09:20 #

    이제 뭔 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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