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파스쿠아, 여섯 명이 둘러 앉아 남의 신방 엿보기 바다 갈증

필리핀 세부 말라파스쿠아 섬은 환도 상어(Thresher Shark) 뿐 아니라 만다린 피쉬의 짝짓기를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만다린 피쉬의 짝찟기를 엿보려면 이곳의 등대 포인트(Light house)에서 선셋 다이빙을 해야 한다. 선셋 다이빙이란, 일반적인 나이트 다이빙과 달리 해가 질 무렵 밝을 때 물에 입수 해서 해가 다 진 후에 나오는 다이빙을 뜻한다.

그러나 선셋 다이빙으로 등대 포인트를 간다고 해서 누구나 만다린 피쉬의 짝짓기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년 전 방문에서는 만다린 피쉬를 만났지만 짝짓기를 보지 못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2차례의 시도 끝에 간신히 남의 신방을 엿보기에 성공했다.

라이트 하우스 포인트 근처에는 난파선도 있다고는 하지만, 대개 만다린 피쉬를 보러 간다.
죽은 산호밭이 쫙 펼쳐진 곳. 산호 아래쪽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만다린 피쉬(Mandarinfish)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파랑, 초록, 빨강이 어우러진 화려한 빛깔의 무늬, 패션 모델 뺨치는 옷을 입었다. 이 녀석은 만다린 피쉬의 암컷. 수컷은 거의 몸집이 두 배에 달한다.

함께 다이빙을 한 일행 4명과 강사 두 명, 총 여섯 명이 동그랗게 둘러 앉아 만다린 피쉬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덩치 큰 수컷을 눈으로 쫓아야 한다. 수컷은 여러마리의 암컷을 이리 찔러보고 저리 찔러보며 간보기에 여념이 없다. 아, 이놈 참 까다롭네. 마음에 맞는 암컷을 만나지 못했는지 거의 30여분을 헤매다 깜깜해질 때 즈음에야 드디어 짝짓기에 성공!

마음에 맞는 암컷과 수컷은 서로의 몸을 붙인채 산호 숲 위로 살짝 떠오른다. 1초, 2초, 3초? 후다닥~ 서로 분리되어버리는 암컷과 수컷. 애걔? 이게 끝이야? 30분을 숨죽인채 엿본 신방이 너무 허무하게 끝을 맺어서 다들 당황한 눈치. 게다가 너무 어두워져서 사진조차 찍지 못했다.

http://youtu.be/Vh9E2NGH3D0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한 외국인이 이 지역에서 찍은 만다린 피쉬의 신방을 공개한다. 이 커플은 조금 오래 붙어 있었구만! 짝찟기가 끝난 후 수정된 알이 둥실 떠오르는 것이 보인다. 오래 붙어 있었건, 짧게 붙어 있었건, 생명이 잉태되는 자연의 신비로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짝짓기가 모두 끝난 후에야 각자 라이트를 켜고 만다린 피쉬의 생김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정말 보면 볼수록 예쁜 물고기다.

만다린 피쉬의 짝찟기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동안, 우리를 즐겁게 해줬던 몇몇 바다생물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플랫 웜(Orsaki's Flatworm)이다. 예쁜 꽃잎이 나풀 거리듯 바닷 속에 떠다니는 생물인데 다행히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눈 앞에서 알짱(?)거려 동영상 화면으로 담을 수 있었다. 약간 화면이 어둡지만 움직임을 감상하는데는 충분하실 듯 하다.
http://youtu.be/QOtU9nfA4QI

이제 바닷속이 완전히 깜깜해졌다. 본격적인 나이트 다이빙을 즐길 시간이다.

그러나 바닷속에 오래 있어서 너무 춥고, 또 사람들이 붐비는 바람에 여유롭게 나이트 다이빙을 즐기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후레쉬를 너도나도 비추는 통에 죄다 빛이 날아가버려 두 번의 다이빙 동안 건진 사진도 몇 장 못된다.
두 번의 다이빙에 모두 등장했던 노랑색 해마(Thorny seahorse)들.
산호 끝에 산호인 척 매달려 있는 갯민숭 달팽이(Slender Ceratosoma).

다양한 껍질을 뒤집어 쓴 소라게는 정말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이 녀석이 대단했다. 크기도 커다란 녀석이 높은 돌 위에 떡하니 앉아 나 좀 찍어달라는 듯 포즈를 잡고 있었다. 
산호 구석구석 게도 나타났다 사라지고..
몸에 말미잘을 붙인 모습으로 위장을 해 볼 때마다 웃긴 아네모네 허밋 크랩(Anemone hermit crab)들.
그러나 바닷속에 오래 있어서 너무 춥고, 또 사람들이 붐비는 바람에 여유롭게 나이트 다이빙을 즐기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후레쉬를 너도나도 비추는 통에 죄다 빛이 날아가버려 두 번의 다이빙 동안 건진 사진도 몇 장 못된다.

새끼 오징어도 바위 틈으로 숨어들고..

만다린 피쉬가 메인이 되다보니 나이트 다이빙을 충분히 즐기지는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만다린 피쉬의 짝짓기까지 봤으니 이제 환도 상어만 보면 말라파스쿠아에 온 소기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는 게 될 터였다.


덧글

  • Megane 2014/11/19 18:48 #

    어머나~ 신혼살림을 엿보시다니... 응큼하셔~(니가 할 말이냐!!)
  • 미친공주 2014/11/19 20:08 #

    미안할 새도 없이 끝낫.... -ㅁ - ; (다들 왜 실망하는 거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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