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섬 말라파스쿠아에도 맛집은 있다. 3년 전 방문했을 때 먹물 오징어 크림 파스타를 먹고 홀딱 반했던 기억이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안젤리나'. 몹시 그리웠던 그 파스타를 먹기 위해 다이빙을 모두 마친 저녁나절 안젤리나를 찾았다.
조그마한 섬이지만, 우리가 머무는 숙소는 보라색 점의 바운티 비치. 그리고 안젤리나는 로곤 비치쪽이다. 걸어서 10여분이면 가지만, 햇살이 뜨거운 대낮에는 차마 걸어가기가 두려운 거리이기도 하다. 그렇게 비치를 걸어 도착했는데, 조금 있자니 배에 탔던 다른 팀들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다이빙을 마치고 의논도 하지 않았는데 모든 멤버들이 다 모여든 식당이라면 단연 맛집임에 분명하다.
안젤리나는 이탈리안 부부가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체 숙소도 운영한다고 하고, 바로 옆에는 티파니 리조트도 있다. 조용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으며 쉬어야겠다 싶으면 바운티 비치보다는 이 로곤 비치쪽이 훨씬 낫다.
3년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깔끔한 내부. 말라파스쿠아에서의 시간은 천천이 흐르는 겐지.. 

역시 음식의 가격은 비싸다. 보통 350페소~400페소(약 만원 전후)의 가격대. 그래도 최근 한국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어이없는 가격대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
바질페스토로 추정되는 것이 발라진 식전빵. 무난무난.
그리스식 샐러드(340페소, 약 9천원). 오랜만에 신선한 토마토를 보니 감동. 사진에는 잘 찍히지 않았지만 리코타 치즈와 짭조름한 통 올리브까지, 만족스럽다.
오매불망하던 먹물 오징어 크림 파스타(네로 파스타, 315페소, 약 8천원). 부드러운 갑오징어가 소스만큼 아낌없이 듬뿍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 퍼지지 않은 면도 좋고, 여전히 맛있다. 가격도 3년전에 비해 5페소 밖에 오르지 않았네...
예상을 벗어난 해물 리조또(360페소, 약 9천원). 필리핀에서 주로 먹는 날아다니는 쌀을 상상하면서 제대로 된 리조또가 나올까 싶었으나 대 반전!! 탱글탱글한 새우와 오징어는 그렇다 치고, 대체 이 쌀은 어디서 구해온 것인가. 푹 퍼진 죽이 아니라 적당하게 씹히는 쌀의 느낌이 살아있는 진짜 리조또다. 모두에게 인상 깊게 남은 리조또. 아마 언젠가 이곳을 다시 온다면 이 리조또를 다시 시켜 먹으리...
파르마지아나 피자(365페소, 약 9500원). 얇은 도우며 소스, 재료.. 모두 정말 맛있다. 특히나 이렇게 고립된 섬에서 이런 재료들을 어떻게 구해와서 만드는 건지. 다른 곳보다 약간 비싼 가격이 하나도 비싸지 않게 느껴지는 맛.
피자에 토핑이 많은 것을 좋아한다면 슈퍼 안젤리나(425페소, 약 11000원)를 주문하면 된다. 살라미 햄과 더불어 계란 후라이까지 얹어진 든든한 피자.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얇은 도우에는 적은 토핑이 더 맛있는 것 같다. 여튼 피자는 남아도 포장해서 배에서 먹으면 되니까.. 라는 마음으로 주문. 





이탈리안 음식만 먹기에 허전할까봐 바베큐도 하나 주문했다. Spiedini di carne(mixed meat, 370페소, 약 10000원)라는 이름의 바베큐인데 그림을 보고 그냥 주문한 것이다.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구워 나온 것인데 어찌나 고기들을 부드럽게 잘 구워냈는지 소스맛과 탄 맛으로 맛을 낸 다른 바베큐와는 차원이 다르다. 샐러드를 곁들여 나오는 것도 만족스럽다.
주문한 메뉴 모두가 만족스러웠고, 또 다른 메뉴들을 모두 도전해보고 싶게 만든 맛집. 이 근처에 숙박하면서 삼시세끼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지막 날 최후의 만찬으로 다시 와서 먹으려고 했건만, 솔 다이버스에서 친절하게 점심상을 차려주셔서 아쉬움은 가슴에 뭍어 두고 왔다. 언젠간.. 또 갈 날이 있으려나? 여튼 말라파스쿠아에 간다면 꼭 들러야할 맛집으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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