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행복 여행을 떠날 준비는 되셨나요? 조조할인

신년을 맞이하면서 기분 좋아지는 영화를 한 편 보고 싶어서 찾아봤다. 새해 정초부터 우울한 모드에 빠지게 만드는 영화는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택된 것이 '꾸뻬씨의 행복 여행(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제목과 포스터와 대강의 줄거리만 보더라도 뻔히 예상되는 내용이지만,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영화다. 물론 극장용이라기엔 좀 아쉽고, VOD로 집에서 가볍게 보면 좋은 정도.    

** 스포 약간 있습니다.

제목이 꾸뻬씨의 행복 여행이지만, 정작 꾸뻬씨는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이름은 헥터(사이먼 페그). 프랑스 원작 소설의 제목은 'le Voyage d'Hector ou la recherche du bonheur'로 주인공 이름이 '헥터'가 맞지만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조금 더 프랑스 느낌의 이름이 필요해 '꾸뻬'로 설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원작이 많이 사랑받게 되어 영화 제목도 원작을 따라간 덕에 '꾸뻬씨의 행복여행'으로 낙찰됐다고.

런던의 정신과 의사인 '헥터'. 여자 친구인 클라라와 무난하고 완벽한 인생을 보내고 있다. 다른 분야의 의사들도 아픈 환자를 매일 만나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헥터의 환자들은 하나같이 불행하다고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그런 그에게 뻔한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는 일상, 어느날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그 답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다양한 여행지를 찾아 헤매는 과정은 어찌보면 뻔하지만 - 특히 세계 각국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하나같이 영어를 잘해 유창히 대화가 된다는 설정도 좀 아쉽지만 -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지와 만나는 사람이 아니다. 헥터는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행복에 대해 묻고 그에게서 얻는 답들을 노트에 차곡차곡 채워나간다. 그 노트의 글귀들을 한 줄 한 줄 읽다보면 어렴풋이 행복이 무엇인지 알것도 같다.

혼자서 장기로 여행을 다니던 시절에는 일기를 썼다. 디카도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그날그날의 일기가 내 순간들의 유일한 증거였을 것이다. 아마도 그 때 여러가지 의미로 참 많이 자랐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많은 여행을 하고 있지만 친근한 사람들과 짤막하게 다녀오는 것이 전부가 되었다. 물론 짧은 여행들도 하나하나 의미있고 즐겁긴 하지만,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있다.      

왜 떠나야 하냐고 묻는다면, 행복을 찾아서라는 진부한 대답을 하겠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닌,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일상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돌아오기 위한 여행을 가고 싶다고. 사람은 스스로 누리는 것에 대한 행복과 감사를 자꾸만 망각하고 만다.

비슷한 류의 영화로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가 있는데, 원작은 어떨지 몰라도 영화적 재미로는 월터에 한 표를 주고 싶다. 메시지는 비슷하지만 풍광이나 감동의 측면에서는 월터가 더 인상적이다. 그러고 보니 월터도 재작년 연말에 보았었는데... 연말이나 연초에는 아무래도 이런 영화가 제격인가보다.


덧글

  • TokaNG 2015/01/02 19:17 #

    저는 영화는 못 보고 원작 소설만 샀습니다.
    소설 사고나서 보니 시리즈가 몇 있더군요.
  • 2015/01/07 16:0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1/07 16:0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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