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 약간 있습니다.


런던의 정신과 의사인 '헥터'. 여자 친구인 클라라와 무난하고 완벽한 인생을 보내고 있다. 다른 분야의 의사들도 아픈 환자를 매일 만나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헥터의 환자들은 하나같이 불행하다고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그런 그에게 뻔한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는 일상, 어느날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그 답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다양한 여행지를 찾아 헤매는 과정은 어찌보면 뻔하지만 - 특히 세계 각국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하나같이 영어를 잘해 유창히 대화가 된다는 설정도 좀 아쉽지만 -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여행지와 만나는 사람이 아니다. 헥터는 만나는 사람들 모두에게 행복에 대해 묻고 그에게서 얻는 답들을 노트에 차곡차곡 채워나간다. 그 노트의 글귀들을 한 줄 한 줄 읽다보면 어렴풋이 행복이 무엇인지 알것도 같다.

혼자서 장기로 여행을 다니던 시절에는 일기를 썼다. 디카도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그날그날의 일기가 내 순간들의 유일한 증거였을 것이다. 아마도 그 때 여러가지 의미로 참 많이 자랐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많은 여행을 하고 있지만 친근한 사람들과 짤막하게 다녀오는 것이 전부가 되었다. 물론 짧은 여행들도 하나하나 의미있고 즐겁긴 하지만,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있다.
왜 떠나야 하냐고 묻는다면, 행복을 찾아서라는 진부한 대답을 하겠다. 여행지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닌,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일상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긴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돌아오기 위한 여행을 가고 싶다고. 사람은 스스로 누리는 것에 대한 행복과 감사를 자꾸만 망각하고 만다.

덧글
TokaNG 2015/01/02 19:17 #
소설 사고나서 보니 시리즈가 몇 있더군요.
2015/01/07 16:01 #
비공개 덧글입니다.2015/01/07 16:03 #
비공개 답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