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맛본 숯불에 태운 닭? 독특하지만 맛있어 바다 갈증

오키나와에 도착한 첫날 만찬은 전혀 예상에도 없었던 장소였다. 꼭 먹겠노라 찾아간 샤브샤브집은 예약이 모두 차서 이틀 후 저녁으로 예약을 해야 했고, 검색해서 찾은 이자까야는 토요일 저녁인데 문을 닫은 어이없는 상황.. 방황하다가 뭔가 눈에 띄어 무턱대고 들어간 가게인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엔(炎)이라 불리는 가게였다.

 http://r.gnavi.co.jp/f330400/

이 건물은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다. 1층(반지하)에는 닭고기 전문점이 있고, 2층에 돼지고기 전문점, 소고기 전문점이 따로따로 있는 형태다. 하나의 브랜드로 여러 종류의 가게를 운영 중인건지.. 일본어가 서툴러 정확히 파악은 되지 않는다.

우리가 간 곳은 1층의 닭요리 전문점. 닭 사진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범상치 않았다. 알고보니 미야자키 지도리라는 토종닭을 취급하는 곳. 규슈에서 비행기 직송으로 닭을 수급한다고 한다.  

050-5796-7513/ 〒900-0015  沖縄県那覇市久茂地2-11-16 花ビル1F

카리유시 어반 리조트 호텔에서 찾아가는 동선. 근처에 미에바시 역 기준으로 찾아도 될 것 같다.  

실내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방 형태로 분리되어 있어 여러명이 모임을 할 때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알 수 없는 유명인들이 다녀간 흔적.
2인은 보통 바에 앉는 것 같다. 우리도 바에 착석.
바에 놓여있는 뱀술의 포스. 후덜덜. 아마 혹하시는 분도 계시겠지..
부위별 닭 사시미를 맛보는 것도 가능하고.
메인 메뉴가 15,000원 정도고 보통 7~8,000원 선이라고 생각하면 가격대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영어 메뉴판이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오키나와의 생맥주는 오리온이라고 한단다. 아사히 삿뽀로만 먹다가 약간 생소하지만, 또 현지에 왔으니 현지 맥주도 맛을 봐야지..
테이블 차지라고 내어놓은 에피타이저. 평범한 계란말이, 차갑게 식힌 소고기, 짜샤이가 저렇게 통으로 나오는 건 처음 보았다. 배고픈 상태에서 살짝 간에 기별이 가는 정도.
야사이 폰즈(yasai ponzu /480엔 4500원). 메뉴판에는 계절 채소가 폰즈 소스에 적셔 나온다고 되어 있다. 이 날은 마가 주인공이었는데, 눈 앞에서 신선한 마를 껍질부터 벗겨낸다. 채소와 마가 워낙 싱싱하고 폰즈 소스와도 잘 어우러져 꽤 맛있게 먹었다.  

치킨 난반(chicken nanban/ 950엔 약 9000원). 튀긴 치킨을 일본식 스윗앤사워 소스에 묻혀 타르타르 소스와 함께 나오는 메뉴다. 이 가게의 장점은 같은 요리법을 닭가슴살인지 다리살인지 구분해서 주문할 수 있다는 것. 이건 닭 다리살로 튀겨냈다. 다리살이 가슴살에 비해 약간 비싸다.

흔히 말하는 탕수육 소스보다는 덜 달고 더 새콤하다. 고기가 엄청 부드러운데 타르타르 소스와 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새콤함을 느끼함으로 살짝 누르는 느낌이랄까. 아이들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바 테이블 옆에서 계속 불 쇼가 벌어지기에 무슨 메뉴나고 물었더니 바베큐 요리라고. 가게 이름(炎)이 확 납득이 가는 장면이다.
토쿠센 무네미야키(tokusen munemiyaki /1480엔 약 14000원). 숯불에 구워진 비비큐다. 닭가슴살로 주문했다. 메뉴판에 적힌 이름은 저것. 아마도 가게의 특별 추천 메뉴쯤 되는 모양이다.

강한 화력의 숯불로 겉만 태우다시피 해서 철판에 나온다. 안쪽은 덜 익은 상태로 덜 익은 닭을 싫어하는 사람은 철판 위에 좀 오래 두면 속까지 다 익는다. 닭 가슴살인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특히 곁들여 먹으라고 주는 소스(아래 사진의 초록색 소스)가 예술.

오키나와 특산 시콰사 코쇼우다. 시콰사(오키나와 특산 토종귤, 깔라만시)와 오키나와 특산 고추(시마토우가라시), 소금을 페이스트 상태로 만들어 발효시킨 조미료다. 매우 짜고 맵지만 고기류에 살짝 얹어먹으면 간도 맞고 입맛도 확 돈다는. 물론 아주 조금씩 찍어먹어야 한다. 

오른편에 살짝 보이는 오이는 일본식 누카즈케(nukazuke / 380엔 약 3500원) 샐러드. 참기름장(소금포함) 얹은 오이 절임이다. 고소한 맛으로 먹는다.  
밥이 빠지면 허전해 먹은 치킨 볶음밥(jitokko yakimeshi/ 780엔 7500원). 밥은 고슬하니 괜찮은데 많이 짜다.
곁들여 나오는 닭 육수는 너무 밍밍하다. 둘을 보완해서 먹으라는 이야기인 듯.

배불리 먹었는데 카드로 결재하니 40,000원 정도. 만족스럽다. 

다른 메뉴도 그렇지만 불에 확 태운 저 바베큐가 자꾸 생각이 난다. 물론 자주 먹으면 건강에 좋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먹어보고 싶다. 이런 가게.. 회사 근처에 있으면 정말 좋겠다. ㅠㅠ


덧글

  • 애쉬 2015/01/23 18:31 #

    닭고기 불꽃 회…정도 되겠네요 (야키시모 츠쿠리…뜨거운 물에 데친 회는 유시모 츠쿠리)

    재미난 가게네요 향기가 모니터 너머로 전해지는 것 같네요 ㅎㅎㅎ

    지도리는 토종닭이란 뜻이구요

    일본의 유명 닭 품종들은 중국남부나 동남아 쪽에서 들어온게 많다고 들었어요
    나고야 코친, 샤모, 히나이 지도리 이 중에 앞의 두개가 남방 계라고 들었습니다. 미야자키 지도리도 저런 종류 아닐까 싶네요

    오키나와는 오키나와네요 …비암이 술 병 안에 ㅎㅎㅎ 아마도 아와모리를 묵힌 고슈(古酒) 겠죠? ㅎㅎㅎ
    히레자키 같아 국물맛 감칠맛 대단하겠어요 ㅎㅎㅎ
    그냥 뱀일까요? 에라브 라는 특산 바다뱀일까요?
    담에 가시면 물어봐주세요
  • 미친공주 2015/01/26 09:28 #

    갈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ㅎㅎㅎ 혹여 가게 되면 물어볼게요
  • 하로 2015/01/23 20:48 #

    오키나와의 뱀술이라고 하면 하브을 사용한 하브술이 유명한데...
    무늬나 머리 모양새를 보면 맞는 듯 하네요.
  • 미친공주 2015/01/26 09:35 #

    설명 보고 찾아보니 아무래도 하브 같다는 생각이..
  • 배길수 2015/01/24 00:32 #

    닭물(...) 주는 거 보니 국수집에서 면 삶은 물 주는 거 생각나네요.
  • 미친공주 2015/01/26 09:35 #

    그러네요.. 그런 느낌.
  • 무홋치 2015/01/24 00:32 #

    메인에서 보고 들어왔습니다.
    저희 동네에도 이름은 다른데 딱 거의 비슷한 컨셉의 가게가 있어서 반가워서 덧글 남기고 갑니다.
    미야자키지톳코(宮崎地頭鶏) 라고 하는 종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동네도 똑같이 미야자키지톳코를 써서 똑같이 숯불 직화 구이(라고 하면 좋을까요)에 저 녹색의 유즈코쇼(유자+후추)를 얹어먹는 메뉴가 있는데 생맥과 함께 술술 넘어가더라고요... 으 먹고 싶어졌습니다 (?)
  • 미친공주 2015/01/26 09:36 #

    꺄 좋겠어요 ㅠㅠ 동네에 있다니..
    코쇼.. 맛있더라고요 ㅎㅎ
  • 2015/01/25 11:4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1/26 09:3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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