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흑돼지 샤브샤브, 비싸도 괜찮아! '마츠모토' 바다 갈증

제주도 흑돼지처럼 오키나와도 흑돼지로 유명하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시마부타 아구(あぐー)라 불리는 흑돼지 샤브샤브가 유명하다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1인분에 대략 3천엔(3만원) 이상은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기왕 비싼 샤브, 진짜 맛있는 곳에서 먹자며 한 블로그에서 역대급 돼지고기 요리였다는 평을 보고 현지인들에게 유명하다는 샤브집 '마츠모토(まつもと)'를 찾았다.

1주일 전부터 예약을 하기도 한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설마설마 했는데, 방문한 날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무려 저녁 9시반 경이란다. 다음 날도 9시. 그 다음 날은 8시라니.. 만일 여행 마지막 날 방문했다면 구경도 못하고 올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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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외관이 돋보이는 가게 마츠모토. 가게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온갖 유명인들이 다녀간 듯한 흔적.
돼지모양의 귀여운 소품들이 어쩐지 미안(?)하게 만든다.
이 곳의 샤브샤브 세트는 무려 1인분에 5천엔(5만원). 대신 세금이 포함된 가격인 것 같다. 다른 곳에 비해 살짝 비싼 편이지만 먹고 나니 그 이유가 납득이 간다. 샤브샤브를 먹기 전에 스테이크 등을 전채로 먹지 않겠냐고 권하는데, 몹시 맛있어 보였지만 예산상 패스. 샤브샤브만 해도 충분히 배부르다.
오키나와 특산물 우미부도(海ぶどう, 바다포도, sea grape)인데 녹색 캐비어라고도 불릴 정도의 최상급 해조류라고 한다. 알알이 입에서 터지는 식감이 신비롭고, 그 안의 끈적한 바다내음이 입에 착 붙는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편이 풍미가 더 좋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츠모토의 우미부도가 다른 식당보다 신선도가 높았던 듯.
역시 오키나와의 특산물 모즈쿠(もずく). 한국에서는 큰실말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맛보다는 국수 면같은 식감만 가지고 있는 해초.  
대개 초간장, 폰즈 소스 등에 적셔서 곁들여 먹는데 다른 식당에서 모즈쿠를 먹어보고서야 알았다. 마츠모토의 모즈쿠 소스가 정말정말 맛있었다는 것을.. 일반 식당에서는 바다 비린내도 살짝 올라오고 상큼한 맛이 적었다.
쪽파와 매콤한 간 무. 샤브샤브 소스에 반씩 넣어 먹는다.
상큼하니 맛있는 폰즈 소스.
샤브샤브용 야채 등장. 야채는 평범하다. 처음에는 서빙하는 아주머니가 샤브샤브를 만들어 준다.
무를 가장 먼저 넣고, 배추 등을 투하.  
뒤이어 오키나와 흑돼지 아구 등장! 마치 꽃이 핀 듯 고운 빛깔에 눈이 황홀하다.
돼지고기 샤브가 익숙하지 않지만, 이 정도의 선도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머니가 고기를 익혀서 접시에 얹어준다.
첫 고기는 일단 폰즈 소스에 퐁당 담궈 먹어본다. 오잉!? 이것이 정녕 돼지고기란 말이냐.
삼겹살 부위가 기름져서 썩 좋아하지 않는데 비계 맛이 세지 않다. 고기 잡내도 없고 정말 부드러운 맛. 이런 삼겹살이라면 하염없이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위.험.해.
오키나와 특산 시콰사 코쇼우에도 찍어서 먹어본다. 시콰사(오키나와 특산 토종귤, 깔라만시)와 오키나와 특산 고추(시마토우가라시), 소금을 페이스트 상태로 만들어 발효시킨 조미료다. 지난번 방문했던 닭집에서 처음 맛보고 반했었는데, 이곳의 시콰사코쇼우가 조금 덜 짜고 더 맛있는 느낌. 고기맛을 돋우는데 정말 매력적인 소스다.
가게 사장님이 친절하고 사교성이 넘치는 분이었다. 테이블마다 신경도 써주고, 핸드폰으로 한국어 번역기를 돌려 대화를 하는 센스까지. 그 분이 우리가 한국인인 걸 알고 추천한 고추 소스. 파스타에 넣는 페페론치니처럼 매운 고추를 갈은 향신료다. 정신이 번쩍 드는 매운 맛의 고추를 고기에 살짝 뿌려 먹는 것도 맛있었다. 동양적인 매운 맛이라 왠지 한국에서 요리해먹을 때도 용도가 있을 것 같아 가게에서 바로 충동 구매.   
한국에서 먹던 대로 야채와 고기를 같이 먹으려고 하니 고기를 먼저 다 먹고 난 육수에 야채를 푹 익혀 흐물하게 먹는 것이 일본식이라고 한다. 마지막 고기를 투하하면서 눈물이.. 흑.
사케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사장님이 추천한 오두마(五頭馬)라는 이름의 오키나와 술. 1잔에 700엔(7천원) 정도였던 것 같다. 향이 좋지만 도수가 높아 안동 소주 느낌같다고. 나중에 알아보니 1병에 9천엔(9만원) 이나 하는 43도짜리 술.
샤브샤브를 먹고 나면 죽(조스이 /ぞうすい)을 만들어 준다. 일본식 계란죽인데 대 반전의 맛!!! 돼지고기의 맛으로 1차 충격을 받았다면 이건 예상치 못한 2차 충격이라 더 놀라웠다.
돼지고기 기름이라 느끼할 것 같지만 아주 깔끔하고, 속이 싹 풀리는 맛이다. 반주를 곁들였던 사람이라면 더욱 감동의 눈물을 흘릴지도. 여태까지 우리가 먹던 죽이라는 개념과는 약간 다른데 너무너무 맛있다. 배가 가득 찼는데도 연신 감탄을 하면서 먹을 수 밖에 없었던 맛.
죽과 곁들이라고 나오는 야채절임

쯔께모노. 따로 곁들여 먹지 않아도 죽 자체로 완벽했기에 쯔게모노는 기억에 없다.

마무리 디저트까지..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고급 한우를 먹고, 그 때문에 와규를 인당 5천엔(5만원) 가격에 먹는 건 납득이 되지만 고작(?) 돼지고기 샤브에 5천엔이라고 하면 비교적 비싼 느낌이 든다. 그래서 먹으면서도 정말 맛있지만 비싸니 당연히 맛있어야지라고 하면서 먹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와규의 맛보다 선명하게 그리워지는 것이 바로 이 돼지고기 샤브샤브. 꼭 한번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이번 오키나와 여행에서 가장 맛있었던 곳으로 인정!! 

098.861.1890 / 〒900-0032 Okinawa Prefecture, Naha, Matsuyama, 1 Chome−8−8 / 오후 5:00~11:00

묵었던 카리유시 어반 리조트에서의 동선. 꽤 걸어야 하는 거리다. 근처의 가장 가까운 역으로는 겐초마에 역이 있으니 참고할 것. 예약은 필수다!


덧글

  • anchor 2015/02/06 09:18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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